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 - 생각을 꿰뚫어 승자가 되는 방법
임유진 지음 / 미래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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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勝者獨食)'이란 말이 자본주의 아래서 경쟁의 원칙이 된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다. 경쟁하면 승자와 패자는 갈리게 마련이다. 경쟁의 결과에 따른 배분의 원칙은 따로 정해 그대로 경쟁 대상물을 적절하게 가르면 될 일이다. 그게 패자의 불만을 누그려뜨리고 패배를 쉽게 인정하기에도 좋은 제도라는 것을 모두 다 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극단적으로 흐르면 경쟁에서 이긴 자는 더 많은 것을 취하기를 원한다. 이미 패자에게 자비를 베풀 마음은 없다. 분배되는 '돈' 때문이다.

돈은 속성상 더 많은 돈을 부른다. 더 많은 돈을 취해서 더 큰 판에 투자해 더 큰 이익을 취하기를 바란다. 인간의 본능인 '소유욕' 때문이다. 이런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전쟁이다. 전쟁에서 이기면 승자는 상대의 모든 것을 취할 수 있다. 심지어는 목숨까지 승자의 뜻대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동원된다. 지는 날이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승리 앞에는 자비는 물론 도덕이나 윤리, 인간성마저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는 누구나 평등하고 신분에 관계 없이 법적 권리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제도다. 이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다. 선거의 원칙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정치 시스템 중 가장 발전되고 우수한 정치제도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선거는 경쟁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택한 선거에서는 불가피하게 승자독식이다. 예를 들어 최다 득표자가 제 1권력, 다음 득표자가 제 2권력을 차지할 수 없게 돼 있다. 여기에서 과열 선거의 양상을 띠게 되며 전쟁처럼 각종 전략이 구사된다. 예부터 전쟁은 나라의 존속을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이다. 전쟁에 지면 권력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 살아남은 사람도 노예로 전락하는 게 예사다.

반면 이긴 자는 상대의 모든 것을 취할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이유다. 전략도 필요하지만 더 쉽게 도박판에서나 등장하는 각종 속임수도 전술로 이용되기도 한다. 또 상대의 혼란을 야기하는 미인계(美人計)도 사용될 때도 있다. 이 책 『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은 말 그대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각종 전략전술을 모아놓은 책이다. 특히 '36계'는 저자가 밝혀지지 않은 병법의 정석에도 없는 전략전술도 포함돼 있다. 민간에 구전돼 오던 것을 책으로 묶었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



이 책의 전략전술이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없거나 실제 사용되어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라면 지금까지 전해올 리 없다. 이 책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계책을 6개씩 묶어 36가지로 총망라한 것으로, 목숨을 건 싸움터에서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고자 했던 병법가들의 경험과 지혜가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한 36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적절한 예화를 넣어 누구나 경영, 정치, 처세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능수능란하게 계책을 적용하고 쓸 수 있게끔 하는 데 주력하였다고 편저자 임유진은 밝히고 있다.

모든 병법은 상대방을 속이고 싸워서 이기려는 수작들로 꾸며져 있다. 이기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면서도 계책 중에 최고의 계책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한다.지금 이 시대에도 《36계 병법》은 훌륭한 기업 경영서요, 인간 관리의 지침서이며, 최고의 처세술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편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는 36계에 훨씬 현실적인 전술전략이 많다는 것이 정설이기도 하다. 독자들도 잘 아는 《손자병법(孫子兵法)》에는 없는 전술전략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이기는 자의 이기는 전략, 승리의 판을 만드는 36가지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는가?”에 편저자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우리가 아는 정통 병법서인 《손자병법》은 고대 중국의 병법서(兵法書)이다. 원본은 춘추 시대 오나라왕 합려를 섬기던 손무(孫武)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조조가 원본을 요약하고 해석을 붙인 위무주손자(魏武註孫子) 13편이다. 예를 들면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자신과 상대방의 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 부분의 원문은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으나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승과 패를 각각 주고받을 것이며 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조차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태롭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손자병법》은 오늘날, 사회생활이나 회사 경영 지침서로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

13편은 시계편(始計篇) 작전편(作戰篇) 모공편(謀攻篇) 군형편(軍形篇) 병세편(兵勢篇) 허실편(虛實篇) 군쟁편(軍爭篇) 행군편(行軍篇) 지형편(地形篇) 구지편(九地篇) 화공편(火攻篇) 용간편(用間篇)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통의 병법에 해당되는 병법서다.



편저자에 따르면 병법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자병법》을 떠올리지만 《36계 병법》도 전국시대 때부터 활용되어 온 유명한 병법서다. 병법서이기 때문에 《손자병법》 속의 핵심이 《36계 병법》 속에 녹아 있어 누구에게나 승리를 안겨다주는 인생 교과서다. 《36계 병법》은 결코 새로운 묘법이 아니다. 병법 중의 병법이라는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해서 불리하면 도망가고 움츠려 있다가 재도전하는 〈주위상책(走爲上策)〉이 최고의 계책이다. 전쟁에서 패배는 곧 죽음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장나 버린다. 힘을 키워 재도전할 기회마저 놓쳐버리고 만다.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계책이 《36계 병법》이고 이 계책의 맨 마지막 계가 '달아나고 도망간다'는 〈주위상(走爲上)〉책이다.

편저자는 《36계 병법》을 오늘날 현대적 경쟁에서는 훨씬 더 어울리는 계책서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그래서 비겁하지만 도망가 훗날을 기약하는 게 상책임을 《36계 병법》이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36계 병법》은 2,500년 전에 군사적 정치적 요소들을 집합한 지식을 보편적 원칙에 따라서 정리한 전략적 학문서"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36계 병법》은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웠던 때에 민초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대중들을 위한 병법서였다. 혹자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도 했지만 은연중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었고, 어느 상황에서든 한 개씩 뽑아 대입시킬 수 있는 형식이라 인기가 높았다"고 편저자는 주장한다.



《36계 병법》은 승전계(勝戰計) 적전계(敵戰計) 공전계(攻戰計) 혼전계(混戰計) 병전계(竝戰計) 패전계(敗戰計) 등 6계에 각 6계씩 모두 36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 6계 중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 상황의 실례를 하나씩 뽑아 여기에 열거한다.(숫자는 책 본문 페이지)

제1계~제6계 : 승전계로 아군이 유리해 승리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졌을 때 쓰는 작전.

* 빌 게이츠의 독과점금지법·32

제7계~제12계 : 적전계로 나와 적이 비슷할 때 기묘한 계략으로 적을 어지럽게 하는 작전.

*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다·125

제13계~제18계 : 공전계로 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꾀를 모아 공격하는 작전.

* 기업 경영자, 영혼 없는 몸뚱이에 영혼을 불어넣다·212

제19계~제24계 : 혼전계로 적이 혼란한 틈을 타 승기를 잡는 작전.

* 독일군, [혼수모어]로 미 지휘계통을 혼란에 빠뜨리다·298

제25계~제30계 : 병전계로 상황에 따라 적일 수 있는 다른 편을 이용하는 작전.

* 이유있는 IT 생태계, 실리콘 벨리·396

제31계~제36계 : 패전계로 상황이 불리해 패배할 수 있을 때 쓰는 작전. 맨 마지막이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 백화점 바겐세일도 [고육계]의 하나·545



이 책 『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은 각 계에 대한 자구 해석뿐만 아니라 역사서에 나오는 실례를 들고 필요할 경우 현대적 적용 예도 책에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편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삶이란 보기에 따라 정과 사랑에 의해서 사는 것 같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서로 이기고 올라서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살얼음판과 같다.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서 머리를 짜내다 보니 계략과 책략이 난무하여, 서로 속고 속이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난투극이 극심하게 나타난 때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였다. 《36계 병법》은 이런 판세의 춘추전국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 책략과 상대를 이기기 위한 계략 등을 집대성해 놓은 검증된 전략전술임을 밝히고 있다.

《36계 병법》이 현대 첨단과학과 정보화 시대에 옛 병법이 맞을까하고 의구심도 가졌지만 교묘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 그러니까 《36계 병법》은 범용 프로그램과 같아서 조건이 까다로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쉽고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그래서 크게는 국가 운영, 작게는 개인의 처세 방법을 짚어 보고 새롭게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저자는 기해한다. 《36계 병법》은 한마디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펼치는 전략전술이다. 따라서 내가 살아남기 귀애서 적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비록 떳떳치 못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찾아내 과감하게 실행했다. 살아남아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저자의 『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 발간 이유이기도 하다.

편저자 : 임유진

역사와 철학을 전공했으며, 동양의 역사와 고전에 담긴 지혜를 꾸준히 책으로 엮어냈다. 저서로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가려 뽑은 《한국 고사성어》, 고전에 담긴 옛사람들의 해학을 담은 《한국인의 유머 ①, ②, ③》와 《중국 역사 이야기 유머》, 《36계 병법》 등이 있다. 인도 라즈니쉬의 명상서 《과녁》, C. M. 프랑체로의 역사 소설 《클레오파트라》 등을 번역했으며, 현재는 인도와 중국의 선(禪)사상에 대하여 집필 중이다.

한국청소년도서출판협회 회장을 지내는 동안 청소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 및 감사,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를 역임했으며 국가원로회의 지도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회원, 중앙노동경제연구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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