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시작은 자서전 쓰기에서 - 인생을 담은 자서전 쓰기를 통해 배우는 글쓰기의 기초와 정석
이정미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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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글쓰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자신도 책을 한 권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애독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희망일 터다. 독자 역시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읽었든, 읽지 않았든 독자 손에 들어온 책은 절대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 집에 보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도 관심을 갖고 도전해본 적이 있다. 몇 번의 시도를 했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70여 페이지 정도는 쓴 적도 있다. 물론 어디 발표하거나 응모해 입선이나 추천을 받은 적은 없다.

글쓰기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지금은 책 읽기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책 쓰는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하려는 사람이라고 독자의 머릿속에는 각인돼 있다. 물론 글의 장르엔 구별이 없다. 독자가 한참 글을 쓰려고 노력을 기울일 때 조금 알려진 작가와 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다. 그때 그분의 말씀이 뭘 쓸지 생각해본 적이 없으면(당연히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은 먼저 밝혔기에) '자서전'을 한 번 써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서전을 쓸 생각이 있다면 시중에도 자서전 쓰는 과정을 설명해 놓은 책이 여러 권 나와 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직업으로서의 글쓰기를 거의 포기한 단계라서 머릿속에만 집어넣고 말았다.




최근 '1인 1책'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쓰인다고 한다. 책 내기도 쉬워졌고 책 한 권 정도는 웬만큼 글쓰기를 한 사람이라면 쉽게 낼 수 있다고 한다. 판매 목적의 책(많은 독자들이 읽어줄 것을 기대하는)이 아니라면 돈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내용이 문제지 예전처럼 출판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 예전에는 책 내는 과정에서 수많은 수작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거의 디지털로 돼 있어 인건비도, 종잇값도, 제작비도 훨씬 적게 든다고 한다. 그러니 마음만 먹고 글쓰기에 집중한다면 책을 쉽게 낼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다만 내용이 문제라는 것이다. 작가 수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사람이 책을 낸다고 갑자기 글을 잘 쓸 수는 없을 터, 그냥 마음만 먹을 뿐 실제 행동에 옮기기에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쉽게 표현하면 자신이 없다.

이 책 『글쓰기의 시작은 자서전 쓰기에서』는 망설이는 독자의 글쓰기를 더욱 강하게 끌어들인다. 초보 즉,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쓴 책이 아니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글쓰기 초보를 대상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내용도 무척 쉽게 이해하도록 쓰여서 단숨에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조금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책 속의 내용이 읽는 족족 머릿속에 박히도록 어려운 용어도 없이 쓰였다.



이 책의 저자는 글쓰기 강사와 글쓰기 책을 직접 펴낸 작가로서 〈까뮈 문학상〉 첫 번째 수상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학작품의 창작은 과거 체험과 그 기억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지나온 자신의 인생사에는 많은 글감과 좋은 주제가 담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서 구성할지, 그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자서전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거쳐야 할 과거 기억의 방법,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는 방법, 그 안에서 독자에게 공감을 주며 좋은 가르침을 줄 만한 이야기를 찾아내서 구성하는 방법을 저자가 알려준다.

또한, 글쓰기의 시작에서 왜 자서전 쓰기가 효과가 있는지, 자서전이란 글의 특징을 다른 종류의 글과 비교하면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자서전을 쓰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자신을 보다 더 잘 성찰하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 기억을 통해서 고통이나 절망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자서전을 쓰면서 그것을 극복할 것을 저자는 권한다. 자서전 쓰기는 과거에만 마냥 머물지 않고 현재를 알고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를 심어준다고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자서전은 자신의 인생 체험 중에서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글로, 전문 문인이 아니어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쓸 수 있다. 누구나 인생담에는 보물 같은 주제는 담겨 있다. 자잘한 일상의 흔적에도 글감은 많이 있기 때문에 자서전은 평범한 인생이나 실패한 인생도 모두 환영한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자서전 쓰기 방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글쓰기의 기초를 알려준다. 수많은 자신의 과거 체험담 중에서 독자에게 공감을 줄 만한 주제나 소재거리를 중심으로 이야깃거리를 어떻게 찾아볼지, 그것을 어떤 식으로 내용을 선별할 것인지 구체적 예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과거 기억이 안겨주는 자기 성찰, 자기 정체성 확립, 자아실현, 과거를 현재 시점에서 재창조하는 방법, 교훈성 있는 주제 찾기, 문장 바로 쓰기, 자서전의 특성상 삼갈 내용, 내용을 완성하기 위한 실천 방법 등을 설명한다.

또한, 글쓰기의 기초가 안 되어 있는 사람에게 자서전부터 쓰길 권하고자 해서, 동시에 자서전을 쓰면서 글쓰기를 익힐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서전이란 글의 위대함을 알게 되고, 동시에 쓰고자 하는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자서전 쓰기의 'A부터 Z까지' 소상하게 적시돼 있다.



이 책은 자서전 쓰기 첫걸음부터 마지막 책이 되어 나오는 때까지 초보들이 꼭 알아야 하는 점, 놓치기 쉬운 점을 자세히 알려준다. 타 장르와의 다른 점, 장점, 피해야 할 점 등 말 그대로 '자서전 ABC 책'이라고 보면 된다.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글재주가 없다고 생각하고,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자서전 쓰기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말들이 가득하다. 책대로 하면 금세 한 권의 자서전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1장부터 자서전의 성격과 특징, 자신의 과거를 현재 관점에서 어떻게 써낼 것인지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다. 자서전을 쓰기 위한 사람들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점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읽힌다.

독자는 자서전을 쓰는 이유 가운데 '자아 실현'과 '자신의 발견'을 위한 목적이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이 점은 독자가 자서전을 써볼 의지를 더욱 굳게 해준다. 즉, 지나온 삶의 과정에서 어떤 통찰을 얻었는지를 깨닫는 것이 자서전을 쓰는 중요한 이유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것이 앞으로의 삶에도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2장은 준비단계다. 저자는 인생주기표를 만들어볼 것을 주문한다. 자서전인 만큼 자신의 삶에서 글을 끄집어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바탕과 안에 있는 글의 소재들을 알아봐야 한다. 성공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패, 불행했던 이야기,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 등을 모두 꺼내보라고 한다. 3장에서는 앞서 꺼내 살펴본 수많은 사건, 경험, 체험담 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선택해 담을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그리고 자서전을 쓰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단순히 내가 뭘 했고 이런 결과 위주가 아니라, 과거의 에피소드를 꺼내면서 그것을 통해 내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자서전 쓰기의 핵심으로 넘어간다.

유년 시절, 학창시절 에피소드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선생님, 사랑을 준 가족들, 직장, 여행에서의 에피소드 등도 소재가 될 수 있다. 즉 삶의 모든 순간에서 '나를 돌아보자'고 강조한다. 개별적인 이야기에서 '일반성'과 '보편성'을 만들어보라는 언급이 이 장의 핵심이 될 듯하다. 일반성과 보편성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만의 일이고, 자신의 일기에 그칠 수 있을 것을 염려한다. 4장은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자서전 쓸 때 삼가야 할 점을 시작으로 어떤 마인드로,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지 등 자서전 쓰기의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서전은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을 지향하는 글이라고 한다. 나의 고생, 실패 경험을 고백하되 결론에서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마무리해야 책의 가치를 올리는 비법이다는 점은 꼭 기억해둬야 할 사항이다.



다른 사람이 쓴 자서전도 읽어보고, 마감을 정하고 때론 글쓰는 장소를 옮겨보라는 등 실질적인 조언도 준다.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진정성 높은 조언들을 읽다보면 어느 새 '내 자서전' 한 권이 내 옆에 있는 듯하다. 이젠 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마음을 뿌뜻하게 감싼다. 용기가 솟는다. 이처럼 자세한 가이드와 뒷마무리까지 돌봐줄 응원군까지 내 손안에 넣은 느낌이다. 이 책은 누구나 자서전을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불을 지피기에 매우 잘 쓰여진 가이드북으로서 훌륭한 안내자이다. 함께 등반하는 셀파이며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글쓰기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

저자 : 이정미

1957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교 대학원 졸업. 문학석사. 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하였다. 2007년 월간문학 신인상에서 평론 당선으로 등단하였으며 강남논픽션 수상. 착각문학회의 창작문학상 수상, 제1회 알베르 까뮈 문학상 수상했었다. 주요저서로는 『학원이 학생을 망친다』, 『기억의 편린』(2인 공저), 『여자라서 행복합니다』 등이 있으며 현재중앙대학교, 유원대학교, 부산디지털대학교, 한국복지대학교 강사 역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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