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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평점 :
이 책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은 '번역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부가가치가 있다. 요즘 신조어는 물론 속어, 심지어는 비어까지도 거침 없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어 책인데도 우리나라에서 새로 생긴 말을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우리와 문화적 정서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지역적 특성 때문일까. 일본어로 쓰인 일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유행어를 섞어가며 쓴 책을 우리말, 그것도 신조어나 유행어는 물론, 속어 비어까지도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다. 물론 관심은 이 책이 쓰인 목적에 있다. 살아가면서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동서고금 늘 있다. 우리나라라고 없을 리 없고, 일본이라고 다르지 않다.
대체로 그들은 사회 생활에서 주로 만난다. 특수 목적의 집단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예를 들면 종교집단에서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특수집단이다. 따라서 목적 이외의 인물이나 언어, 행동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집단에서 좀 튀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유독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 이른바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반 회사나 군대 등 모두가 대상이 되는 집단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꼭 있다'.
책에서는 만나면 앓는 소리만 주구장창 늘어놓는 사람, 남 잘되는 꼴은 곱게 못 보는 사람, 눈치 없는 말 한마디로 ‘갑분싸’ 만드는 사람, 자신에게 주목하지 않으면 삐치는 사람, 전혀 안 그런 척하더니 뒤에서 은근히 뒷담화 하고 다니는 사람,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고 불평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 ‘라떼’ 없이는 대화가 안 되는 사람, 자기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며칠이고 눈치 주는 사람 등을 예로 들었다. 지금도 독자들 옆에서 에너지 쪽쪽 빼가는 ‘그 사람’ 이야기다. ‘그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언제든 등장한다. 심지어 내가 원하지 않을수록 더 엮인다. 악의가 있어 보이는 건 아니라, 어디 대놓고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러니 더 답답할 노릇이다.
손절 불가능한 상황,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 ‘그 사람’과 상생하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 이 책을 쓴 이유다. 내 하루 망치지 않게, 나아가 내 인생 꼬이지 않게 ‘그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켜낼 수 있는 최상의 솔루션을 저자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제시한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졌다. '그 사람'의 유형별 종류, 행위의 이유, 대처하는 방법, 나부터 되돌아보자 등 세밀하게 살펴보고 대처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한 목적은 마지막으로 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로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자기 성찰을 강조한다.
1장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2장 오늘도 당신을 지치게 하는 '그 사람' 10가지 유형
3장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그들이 알고 싶다
4장 어차피 사람은 안 변한다! 바꾸지 않고 내 속 편안해지는 법
5장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특히 2장에서 다루는 '그 사람' 10가지 유형은 우리나라에도 물론 있는 사람이지만 일본에서도 '꼭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역할도 해준다.
① ‘초예민’형 : 쿠크다스 같은 ‘그 사람’ 멘탈 지키다가 내 멘탈 먼저 부서진다
② ‘자격지심’형 : 세상 모든 일을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본다
③ ‘부채질’형 : 눈치를 밥 말아 먹고, 분위기도 같이 말아 먹는다
④ ‘쭈그리’형 : 쓸데없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⑤ ‘내로남불’형 : 다른 사람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말만 맞다고 떠든다
⑥ ‘절차 집착’형 : 모든 일에 유도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
⑦ ‘어리광쟁이’형 : 사람들의 관심이 나를 감싸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⑧ ‘겸손 진상’형 : 듣고 싶은 말은 정해져 있고 못 들으면 서운해 죽는다
⑨ ‘구구절절’형 : “그래서 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⑩ ‘라떼 빌런’형 : 과거 이야기 안 꺼내고는 대화가 안 된다
3장에서 저자는 우선 ’밑도 끝도 없이 화부터 내는 사람, 왜 그러는 걸까?’를 통해 ‘인지 왜곡’ 즉 ‘적대적 귀인 편향’이라는 심리학, 정신의학의 용어로 그들이 왜 그런 행동과 심리를 보이는지 이유를 설명해나가고 있다. 이어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내가 다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열등감을 시한폭탄처럼 안고 산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이 박혀 있는 머릿속’ 등 모두 12가지의 행동 패턴 사례를 들어 왜 그러는지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한다. 이러한 그들 안의 유별난 방어기제, 보이지 않는 피해의식, 자기 모니터링의 부재 등 그들이 보이는 행동의 기저에 깔린 심리적인 근거들을 살펴보면서 결국 그 해결책은 무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4장은 그리고 남들에게는 민폐지만, 본인에게는 무기라는 얘기를 통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내가 편하기 위해서이고 사람은 누구나 내 모습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길 원한다면서 최대한 내 기분과 마음이 상하지 않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인생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책의 신뢰감과 설득력을 높여준다.
마지막 5장은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에서는 앞의 장들에서 제시한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의 심리 메커니즘을 참고 삼아 본인을 되돌아보면 그런 사람으로 취급받을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선배가 좋아하는 후배, 후배가 한심하게 여기는 선배‘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내가 엮이기 싫은 사람은 어떤 타입?‘ ’자기 모니터링 성향을 확인하는 방법‘ ’쉽게 짜증 내는 사람의 마음속엔 ‘이 문장’이 있다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일상 속에는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10가지 유형의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나은 환경에서의 삶을 원한다면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 ‘그 사람’과 상생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찾아보기를 권한다.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대로 한 번쯤 시도해보기를 독자는 강력하게 권한다.
저자 : 에노모토 히로아키
사람과 사회를 이롭게 하는 심리학 강연으로 유명한 일본의 심리학자.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유명 기업인 도시바 시장조사과에서 근무하다가 원만한 비즈니스 인간관계를 위한 심리학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도쿄도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캘리포니아대학교 객원 연구원, 오사카대학원 조교수, 메이조대학 교수 등을 거쳐 현재 ‘MP인간과학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인간 유형 분석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연구한다. 특히 비즈니스, 교육에 접목한 그의 심리학 강연은 “심리학이야말로 삭막한 인간관계를 탈피하여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회를 이롭게 하는 최고의 학문이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일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저서로는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나쁜 감정 정리법』, 『출근길 심리학』 등이 있다.
역자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에 재학 중 일본여자대학교로 교환유학을 다녀왔고,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으로 진학하여 한일번역과를 졸업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흘러넘치도록 사랑하라』, 『채소를 말리면 맛이 깊어진다』, 『WIN의 거듭제곱』,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미루기 습관은 한 권의 노트로 없앤다』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