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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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세계사에 깊은 흔적을 남길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인류가 수백만 명의 사망자와 1억 명이 넘은 확진자를 낸 해이기 때문이다. 중세 흑사병, 1919년 스페인 독감 못지 않은 감염병 사태로 각 나라는 국경을 봉쇄하고 부랴부랴 백신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창궐로 다시 대유행에 접어든 형국이다. 문제는 지금까지보다 더 나쁜 상황을 몰고 올지도 모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락다운(lock·down, 움직임·행동에 대한 제재) 봉쇄로 성공적으로 코로나 방역을 했었던 베트남 등 많은 국가들도 방어막이 뚫렸는지 엄청난 확진자가 발생되고 있다는 불길한 뉴스도 연일 우리 귀에 들어온다.

여행은 물론 무역이나 비지니스 관계로 타국에 가는 일조차 쉽지 않다. 장기간 지속되는 감염병 확산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기는 등 인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고, 경제적 타격은 물론 각국이 생계를 위해 풀어놓은 돈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 각종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인류가 겪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학계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준비 및 발전을 위한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정말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어떤 개인과 기업들은 어쩌면 21세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자가 될 기회를 맞이했을 것이고, 또 어떤 개인과 기업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를 맞아야 했다.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 책 『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의 저자 곽수종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도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는 것이다. 시대의 역동성을 자연스러운 성장과 발전 과정으로 이해하고 반응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시대의 변화와 목표를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적으로도 접근한다. 미국의 독립전쟁 이후 미국이 주도한 ‘국가와 시민의 변화’, 일본 메이지유신으로 대변되는 ‘개혁적 변화’, 뉴질랜드의 ‘위에서 아래로의 변화’를 살펴본다. 각국의 시대적 상황과 그에 따른 변화와 개혁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질서 전환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현재 좌표는 물론 기업과 개개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해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뉜다. PART1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마주하게 될 위기와 기회를 알아보며 PART2에서는 각 시대적 변화와 국가별 변화에 대해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각 변화를 추동했던 원동력에 대해 알아본다. PART1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경제가 어떤 위기와 기회에 직면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보며 2장에서는 기업의 위기와 기회를 다룬다. 3장 코로나19 이후 다시 쓰는 경제노트는 앞으로 다가올 세계경제의 변화 요소들과 그에 대처하기 위한 저자의 비전을 제시한다.

PART2 1장에서는 역사적으로 큰 변화의 줄기를 따라가본다. 청동기시대에서부터 지금의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각 생산 도구의 변화에 따른 경제적 변화를 분석하며 현재와 미래의 생산 도구와 이에 따른 변화의 정도를 알아본다. 2장에서는 미국의 변화와 개혁 과정을 알아본다. 1800년대의 미 서부개척 시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주 개척까지 그야말로 역동적인 변화를 미국은 어떻게 적응해왔는지를 알아본다. 바이든 정부의 다섯 가지 주요정책을 통해 앞으로의 국제정세도 미리 짐작해본다. 3장에서는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통해 일본의 발전과 현재의 침체 과정을 훑으며 그에 대한 시사점도 알아본다. 마지막 4장에서는 뉴질랜드의 농촌개혁을 통해 우리의 변화 모델을 생각해본다.



저자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물론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지만 인류는 그것을 이겨낼 것이고, 특히 한국은 더욱 성장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의 상태로 봐서는 쉽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제안이지만 그의 연구와 분석을 통해 납득할 만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목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등 경제전쟁은 이미 심화되고 있고, 북한의 움직임도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의 탈아프가니스탄 방침으로 오늘 세계의 주요 뉴스는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에 정부를 이양한다고 발표해 사실상 탈레반 주도의 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중동 지역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변화들이 어떤 현상들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빠르게 읽어내야 하는 우리로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쌓여가고 있어 사면초가의 신세가 된 꼴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2022년부터 세계가 본격적인 경기 회복 사이클을 지날 거라고 전망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아직 변화가 진행 중일 거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워낙 예측불가능한 변수들이 많기에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인류는 늘 세계 자연 대재앙이나 인적 재앙에도 현명하게 극복해 왔다는 점에서 인류가 지닌 기존 능력에 기대는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저자도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우려를 표한다. 개인 양극화, 기업 양극화, 국가 양극화까지 인류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번에는 자연 대재앙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 인류 존속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는 폭동이나 전쟁, 무정부 상태의 혼란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책의 맨 앞에는 찰스 다윈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 생존하는 종족은 가장 강한 자도 똑똑한 자도 아닌 변화에 가장 빨리 대응하는 자다"는 적자생존론을 인용해 써놓았다. 인류의 생존 능력이 이 엄청난 재앙 앞에 유일한 대안, 즉 '변화'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2부에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미국과 일본, 뉴질랜드의 변화를 통한 국가 존속 방법을 살펴본다.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일을 살피자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과 일본의 변화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앞날을 전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흐름은 매우 유기적이어서 앞으로 우리의 앞날을 대비해서는 타국에서도 배울 것과 미리 예방할 것 등을 보자는 저자의 관점이 돋보인다.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보다는 한 발 앞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저자는 PART2 「Preview Summary」에서 "'변화'는 슘페터의 말로는 '창조적 파괴'로 해석되고, 헤겔의 변증법에서는 '정반합'의 동태적 순환을 의미한다"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메신저(messenger) RNA'를 통해 개발된 것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해독해야 한다고"고 주장한다. 가까운 미래의 국가 존립 여부 자체가 바로 '메시지'를 제대로 판독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동맹외교로 가는 것이 맞을까,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 더 친밀해져야 할까, 그 중간을 택해 전략적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 맞을까? 선뜻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그럴 땐 역시 중도론이고 ‘균형자’론이다. 하지만 ‘균형자’도 힘이 있어야 한다. 화폐가 힘 있는 기축통화라든지 군사력이 월등히 높을 때 외교력에 힘이 있을 것이다. 역사는 국제관계에서 ‘중간자’라는 포지셔닝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특히 이미 국제관계에 있어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더 나아가 ‘자국마저 남지 않는 전쟁’으로 들어가는 마당에 과연 우리의 ‘국가 이해관계’는 무엇이고, 그 전략적 목표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헌법(憲法, Constitution)’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p.240)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한국경제에 더없이 훌륭한 반면교사다. 미래 국가 발전전략 구상에 있어서도 중요한 ‘실패’의 빅데이터인 셈이다. 글로벌 질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국가만 가차 없이 변화하는 이 시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아래에서 시작된 개혁’과 함께 미래 지향적 국가발전의 직관과 비전을 가진 리더에 의한 ‘위에서 시작된 개혁’ 혹은 혼합형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p.274)



뉴질랜드의 개혁은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위에서 시작된 개혁’이 아니라, 의회 민주정치를 바탕으로 민의를 수렴하는 ‘아래에서 시작된 개혁’이었다. 먼저 노동당 정부에서 농촌개혁에 이어 자본시장 개방, 국영기업 민영화 등을 추진하자 곧바로 구조적 실업이 발생하면서 민심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민심이 흉흉하면 같은 개혁 그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진다. 개혁 속도와 범위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노동당 내분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뉴질랜드 개혁의 성공요인은 정치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개혁의 당초 본질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 있다.(p.290)

저자 : 곽수종

현재 리엔경제연구소를 설립하여, 국제금융과 국제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학의 교수직을 거쳐, 미 캔자스 주정부에서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캔자스대학교에서 파생상품 금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8년 이후 캔자스 주 공공기업위원회(Kansas Corporation Commission)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경제 팀장을 지냈으며, 2005년 당시 이미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천 달러까지 상승하고 ‘금본위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Peterson IIE에 객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2007년 8월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 과정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직접 연구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매일 경제 공부』 『곽수종 박사의 대한민국 경제 대전망』 『한국경제 판새로 짜라』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세계 경제의 99%는 트럼프에 달려 있다』 가 있다. 경제를 보는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등 다양한 경제전문지나 해외 학술지에 ‘Designing natural gas utility hedge programs with call options’ ‘Provisional Liquidation of Futures Hedge Programs’ 등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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