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심리학
바이원팅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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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psychology, 心理學)은 생물체의 의식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란 게 사전적 정의다. 심리학을 어원상으로 보면 사이키(psyche)의 학문이라는 말로, 즉 ‘마음의 학문’이라는 뜻이 되지만 그렇다고 심리학을 마음의 학문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심리학이 연구대상으로 삼는 ‘마음’이라는 것은 다의적인 동시에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이 마음의 어떤 측면, 어떤 차원을 대상으로 삼는가에 대해서는 시대적으로도 입장과 학파에 따라 차이가 있고, 각 학파나 시대에서 제기하는 정의라는 것 또한 꼭 같지는 않다.

예컨대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마음의 탐구는 전적으로 마음을 구성하는 실체는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이른바 영혼심리학이었고, 근세 이후 경험적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부터는 우선 마음의 경험적 측면인 ‘의식’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의식심리학이 대세를 차지했는데, 그것과는 대립되는 심적 작용의 연구가 심리학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작용심리학도 출현하였다. 이윽고 행동주의가 대두하자 직접적으로 경험되는 의식을 배격하고, 행동관찰에서 접근하는 심리학을 제창함으로써 ‘행동의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제기하였다.[두산백과]

 


 

20세기에는 서양 철학에서도 하이데거 등에 의해 감정이 연구되기는 했지만, 감정 연구의 주도권은 철학에서 심리학으로 넘어간다. 심리학은 과학이 발전하는 19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철학에서 갈라져 나온 분야 중 하나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심리학이란 인간의 행동과 정신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말하는데, 현대 심리학은 분트(W. Wundt)가 독일에서 실험실을 만든 19세기 후반 이후 발전했다. 당시는 니체가 활동하던 시기였는데, 사실 니체 철학도 심리학의 성과를 흡수한 결과이다.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로 심리학(Psychologia)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1732년 독일 철학자 볼프(C. Wolff)인데, 당시 칸트(1724~1804년)만 해도 심리학은 결코 자연과학과 같은 과학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당대 과학자로서도 명성을 날렸던 칸트는 정신 현상은 물리적인 대상과는 달리 직접 관찰할 수 없으며, 수학과 같은 정밀함을 유지하면서 정의하거나 측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심리학은 과학의 한 분야로 인정되고 있으며, 과거 철학이 연구했던 감정을 포함한 많은 정신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 『괴짜심리학』은 얼핏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현상의 배후에 숨겨진 심리적 비밀과 일상 생활 속 심리학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을 재미있는 심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연구 업적이나 학문으로서의 심리학보다는 생활 속 심리학을 주로 다룬다. 특히 저자 바이원팅은 심리학자들이 어떻게 인류의 두뇌와 사고, 행동을 연구하는지를 소개함으로써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심리학 지식을 알려주어 사람, 더 나아가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p. 6)

‘심리학’이란 단어를 들으면 알 듯 모를 듯, 친숙한 듯 낯선 듯, 알쏭달쏭한 느낌이 든다. 보통 사람에게 심리학이란 실제 그런 학문으로 인식되어 있다. 우리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알 수 없는 마음의 이치'를 연구하는데 쉬운 학문일 리 없다. 심리학은 그렇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심리학은 우리의 실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란 게 전공자나 학자들의 이야기다. 『괴짜심리학』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심리학 지식, 연구사례, 이론 등을 쉽게 풀어 소개한 일상 생활에서 매우 유용한 심리학 책이다. 또한 실제로 접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폭 넓게 활용하여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동시에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심리학 지식을 부담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1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잠재의식의 힘, 믿는 대로 이루어지다」, 2장 「보고도 못 본 척, 거짓을 진실로 믿게 만드는 착각들」, 3장 「알 듯 모를 듯 심오한 꿈의 세계」, 4장 「소비의 심리 : 물건을 사는 진짜 이유」, 5장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6장 「남자와 여자, 그 알 수 없는 세계」, 7장 「거짓말과 소문, 우리를 흔드는 말들」, 8장 「마음을 움직이는 몸, 몸을 움직이는 마음」, 9장 「열 길 물속보다 알기 힘든 한 길 사람 마음」, 10장 「내 안에 청개구리가 산다」, 11장 「사람을 움직이는 두 가지 힘, 사회규범과 시장규칙」, 12장 「인생을 망치는 이상한 마음들」, 13장 「사랑하는 우리, 함께 있는데 왜 힘들까」 14장 「신화의 몰락, 가족 잔혹사」, 15장 「편향동화의 덫에서 벗어나려면」으로 나뉜다.

15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소제목으로 분류해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의 배후에는 재미있는 심리적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다.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찾아 먼저 읽는다면 이 책을 집필 의도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예컨대, 남자는 왜 가슴이 큰 여자를 좋아할까? 왜 긴머칼의 여성에게 끌릴까? 공돈은 어째서 헤프게 쓰게 될까? 즐거운 척하면 정말 즐거워지는 까닭은? 욕을 하면 통쾌한 기분이 들고, 낮보다 밤에 감성적이 되기 쉬우며, 술집에서 이성의 유혹에 더욱 잘 흔들리는 마음에는 대체 어떤 심리가 숨어 있는 것일까? 등 눈을 반짝이게 하는 사례가 줄지어 있다.

 


 

소제목의 단어들만 몇 개 간추려도 독서욕이 발동한다. 산란한 마음, 자발적 하우스 푸어, 예언의 힘, 거울 속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인생 박테리아, 색채형 인간, 시간적 착각, 예지몽, 꿈과 영혼, 꿈의 기억, 물건을 사는 이유, 10을 얻기 위해 100을 요구하는 지혜, 컬럼비아호의 추락, 갱년기, 거짓말의 진실, 표정과 몸짓, 거짓말을 하는 이유, 심심함, 말투의 비밀, 키스의 과학, 화와 건강, 완벽주의자, 외도의 심리, 자아도취, 고독함, 금단의 열매, 자원봉사의 값, 패티시즘, 관음증, 복장도착증, 바바리 맨, 부부관계 콤플렉스, 뮌하우젠 증후군, 편향동화, 자신과의 대화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열거한 단어도 독자가 임의로 간추린 데 불과하다. 들어본 얘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문의 상태로 남은 것들이 많다. 이 책은 일일이 구체적 사례와 함께 결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 책 한 권을 읽으면 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람이 자신의 습관이나 성격, 생활방식 등을 바꾸기 어려운 까닭은 변하고자 하는 노력을 전부 원의 중심이 아닌 원의 둘레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쉬운 말로 주변 환경을 바꾸려고만 했지, 자기 심리를 바꾸려고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로써 이 책은 어떤 자아 이미지를 갖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아 이미지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우리의 삶이 성공으로 향할 수도 실패로 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아 이미지는 인생의 핸들이자 나침반인 셈이다.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또 자신의 의식을 완전하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적절하고 현실적인 자아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기에 이른다. 스스로를 수용하여 건전한 자존감을 세우고, 자기 자신을 믿어야 현실세계에서도 효과적으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이유에 다가선 것이다.

 


 

흔히 ‘즐거운 시간은 빨리 흐르고 괴로운 시간은 느릿느릿 흐른다’고 한다.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즐겁고 행복했다면 금방 흘러가고, 지루하거나 힘들었다면 고통스러우리만치 느리게 흘러간다. 그래서 한창 사랑에 빠진 연인은 일주일을 함께 있어도 하루처럼 느끼고, 하루만 만나지 못해도 몇 주는 못 만난 것처럼 느낀다. 그야말로 일각이 여삼추다. 이런 현상은 왜 생길까? 사실 이는 일종의 착각이다. 감정이 우리의 대뇌를 속여서 객관적 사실과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왜 즐거운 시간은 항상 빨리 지나갈까?」 중에서

 

가끔은 전화도, 문자도 오지 않았는데 핸드폰 진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징징’ 하는 소리가 들리고 심지어 몸에 미세한 진동까지 느껴졌는데 막상 핸드폰을 꺼내보면 잠잠하기만 하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이런 종류의 착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심각할 정도로 자주 이런 착각을 느낀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무시해서는 안 될 징조가 되기도 한다.

- 「울리지 않은 핸드폰, 그런데도 진동이 느껴진다?」 중에서

 


 

저자 : 바이원팅

 

중국 후난성 펑황에서 태어나 중남민족대학교 한어언문학과에서 중국고대사 및 고대문학을 전공하였다. 중국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열의가 있다. 작문 스타일은 간결하고 명확하며 유창하다. 기획과 집필을 담당한 주요저서로는“WHAT ARE YOU UP TO? INSPIRATIONAL EDITION”이 있다.

 

역자 : 최인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역서에는 『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분투』, 『심리를 처방합니다』, 『논리적 사고훈련:탐정추리』,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당신에게 고양이를 선물할게요』,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여자 심리, 남자 생각』, 『웃지 않는 마녀』, 『너와 부딪친 순간 행복이 시작되었다』, 『느리게 더 느리게』, 『스티브잡스, 생각확장의 힘』, 『인생을 바르게 보는 법 놓아주는 법 내려놓는 법』, 『생각 내려놓기』, 『생각하는 남자 계산하는 여자』, 『가장 좋은 것을 고르는 여자, 가장 맞는 것을 고르는 여자』, 『내 남자 입문서』, 『아우라』, 『사장님이 원하는 건 소 같은 직원이 아니야』, 『99% 성공한 1%의 사람들』, 『사랑 항상 한발 늦게 깨닫게 되는 진실들』,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럼 행하라』, 『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 『품상인』,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 『인생역전 11가지 답』, 『단숨에 읽는 세계박물관』, 『기상천외한 탈옥 미스터리』, 『THIS IS IT(디스 이즈 잇)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술은 익어가고 도는 깊어지고』,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2(출간 예정)』, 『논리적 수업:수수께끼(출간 예정)』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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