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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아침 - 아침 3분, 데카르트와 함께 하루를 열다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7월
평점 :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독자는 '철학'을 생각할 때 늘 '왜', '언제'에 가장 집중한다. 즉 철학이 '왜 필요한가'란 의문이다. 사는 데 철학이 필요한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이나 학교에서 철학이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란 것은 배워 알지만 인간의 삶을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얻지 못했다. 또 철학은 '언제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가졌다. 이리저리 생각해보면 결국 답은 하나로 통일될 것 같은데 일목요연하게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독자의 철학적 지식은 금세 한계를 드러낸다. 철학을 정식으로 공부해본 적이 없는 것이 노출되는 지점이다. 가끔씩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철학적 주제인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도 해봤지만 어떤 하나도 명쾌하게 답을 내지는 못한 채 수십년을 살아왔다. 굳이 철학을 하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었고, 가끔씩 필요하면 책을 읽고 지식을 채움으로써 갈증은 해소됐다.
이 책 『철학으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아침』은 데카르트*의 사상과 그의 저서를 바탕으로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 오가와 히토시는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 『성찰』, 『철학 원리』, 『정념론』 등 4권을 바탕으로 철학을 이야기한다.
* 데카르트(Descartes, Rene, 1596~1650) : 프랑스의 철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생리학자. 라틴 이름은 레나투스 카르테시우스(Renatus Cartesius)이며,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합리주의 철학의 길을 열었다. 또한 해석기하학의 창시자. 투렌 지방의 귀족 출신. 스콜라학의 교육을 받고 군대근무를 한 후, 당시 유럽 최초의 자본주의 국가인 네덜란드에 머물러, 자연과학과 철학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저술을 시작했다.그는 동시대인인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과 마찬가지로 지식 연구의 목적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원인ㆍ결과의 연관을 취하여 인간 본질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독자 주)
데카르트는 서양 사상사의 큰 흐름을 ‘신앙’에서 ‘이성’으로 바꾼 '혁신적인' 철학자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에 회부된 시기이니,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가늠이 된다. 이런 시대에도 냉철한 이성을 잃지 않은 데카르트는 직접 참여하고 거듭 고민함으로써 시대를 구분 짓는 위대한 사상의 틀을 확립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데카르트가 살았던 때 못지않게 광기와 혼란으로 가득하다. 그동안 믿어왔던 모든 가치관과 세계관이 흔들리고 개개인의 절망의 깊이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시대에 일본 대중철학자 오가와 히토시가 데카르트에서 그 해법을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 어느 때보다 ‘사유의 힘’이 필요하다고 믿은 탓으로 보인다. '나'라는 인간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 암울한 현실을 이겨낼 답이 필요할 때, 철학은 한 걸음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뒤에서 힘껏 밀어준다. 데카르트는 당대를 지배하던 성서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뒤엎고 첫 번째 기초부터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가장 확실한 지식’을 찾아 헤맸다.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의심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해보고, 마침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위대한 명제를 도출하게 된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명료한, 의심할 수 없는 잣대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이 의심스러울지라도 우리의 이성이 우리에게 다시 인간의 존엄함을 선물하고 시대의 다리를 건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책에 따르면 데카르트 철학의 시작은 '우리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이다. 그래서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한 지식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의심해 본다. 우리의 감각이 전달하는 것은 절대 믿지 않는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조차도 의심했다. 철저하게 모든 것을 의심하던 그는 확실한 사실을 하나 알게 됐다. 데카르트는 자기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으며, 또한 이것이 자기가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모든 것을 의심한다 해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은? 그것은 바로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데카르트가 의심한다면, 그가 생각한다는 것 역시 확실하다. 그리고 그가 생각한다면, 그가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 또한 확실하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 외에는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생각하는 인간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성의 능력으로 신이 창조한 세계에 대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철학은 이후에 등장하는 스피노자와 칸트, 헤겔과 같은 철학자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이 책은 데카르트 철학의 정수(精髓)를 일상생활에서 점검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여두었기 때문에 보다 진지하고 깊이 있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1부에서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서 핵심 내용을 발췌해 이성을 올바르게 이끌고 직관을 키우게 한다. 2부에서는『성찰』의 핵심 내용을 통해 강한 의지를 다진다. 의심을 통해 자신에 대한 확실성을 찾을 수 있게 안내한다. 3부에서는 『철학 원리』를 통해 가장 평범한 것에서부터 원리를 찾고 예리하게 사고하도록 이끈다. 4부에서는 『정념론』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여섯 가지 정념을 이해하고 세계를 포용하는 법을 말한다. 이 책은 원전이 주는 부담감을 덜도록 저자가 가능한 한 쉽게 생활에 밀착하여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보편적인 점검이 가능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부 지혜를 탐하라 -《방법서설》에서
2부 강한 의지를 다져라 -《성찰》에서
3부 예리하게 사고하다 -《철학 원리》에서
4부 세계를 껴안으라 -《정념론》에서
저자에 따르면 시대를 초월해 내려오는 철학에는 우리의 하루를 바꿀 강력한 힘이 있다. 철학은 일상과 동떨어진 관념이 아니다. 철학하는 우리와 철학하지 않는 우리의 하루는 얼마나 달라질까?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했다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기까지 우리의 1분 1초는 참 분주하다. 성실히 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어딘가 공허하고 자존감이 없어지는 느낌이라면 잠시 숨을 고르고 점검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나의 하루를 위해, 나의 풍요로운 인생을 위해 아침 3분 정도는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아침 3분이면 부담 없이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성찰』, 『철학 원리』, 『정념론』 등 4권에서 우리 현대인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내용을 발췌하고,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였다. 당신의 일과 인생에 도움이 되는 진짜 교양이다. 무역상사 사원, 공무원, 대학교수 등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대중철학자' 오가와 히토시만이 쓸 수 있는 데카르트 초역이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이 주는 깨어남과 신선함을 이 진지하면서도 산뜻한 책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데카르트가 아침잠에서 당신의 생각을 깨우고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4부 『정념론』의 경우 데카르트는 도덕적 이상을 그의 기계론적 자연관, 생리학적 인간관 위에 기초한 육체와 정념(情念, passion)의 자유로운 지배에서 찾았다. 우리의 마음은 자연적으로 정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갖고 있으나, 강렬한 정념은 쉽게 마음의 지배에서 벗어난다. 마음과 정념을 지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보다 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사람과 보다 정념에 약한 사람, 즉 '강한 마음'과 '약한 마음'이 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아무리 약한 마음도 정념을 훈련시켜 지도하게 되면 모든 정념에 대하여 절대적인 지배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 정념이 지배되고 통제된 이상 형태를 그는 '고매함'(generosite)이라 한다. '고매함'은 정념을 충분히 통제하고, 스스로 가장 선하다고 판단한 모든 것을 실행하는 의지를 결코 잃지 않는 데서 이루어진다. 그는 인간에게 있어서 참된 행복이란 정념을 완전하게 지배함으로써 도달되는 최고 선의 경지라고 말했다.
우리는 오각형이 어떤 모양인지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해를 머리에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천각형은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는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갑자기 머릿속이 긴장된다. 아니, 긴장이 요구된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어울릴 것이다. 이 긴장은 미지의 대상에 대한 불안과 기대로부터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것,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을 대하게 되었을 때의 두근거리는 느낌이다. 유령 저택에 들어갈 때의 두근거림보다는 선물 상자를 열어볼 때의 두근거림, 설렘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이 그 상상을 낳은 것이니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상상은 현재의 자신이 바로 다음 순간에 오는 미래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p. 106)
저자 : 오가와 히토시(小川仁志)
1970년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교토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나고야시립대학 대학원에서 인간문화 박사 후기 과정을 수료했다. 야마구치대학 국제종합과학부 교수, 도쿠야마 공업고등전문학교 준교수, 미국 프린스턴대학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무역상사 사원, 공무원 등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철학자로, ‘철학 카페’를 운영하면서 대중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전공은 공공철학, 정치철학이다. 주요 저서로 《인생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철학의 교실》 《심야 라디오》 《철학 용어 사전》 《청춘을 위한 철학 에세이》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철학자의 뇌를 훔쳐라》 《곁에 두고 읽는 서양철학사》 《자유나라 평등나라》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 과장을 거쳐,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작은 건축》 《연결하는 건축》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그래도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