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세기 1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던 단순한 기계들이 200년이 지난 오늘날 기계는 인간을 위협한다. 기계로부터의 위협을 느낀 것은 단순 일자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말하던 시대에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존재 위협으로까지 발전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근간이 되는 AI(인공지능)이 지금은 인간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우리 주위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고 실제로 일자리 위협과 직업 자체의 소멸이 예상될 정도로 인간의 삶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 책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저자 홍성원은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 산업혁명부터 5차례 벌어졌다고 기술하고 있다.

첫 번째 대결이 19세기 초 영궁에서 일어나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이다. 노동자들은 기계를 부수고, 자본주의적 도구로, 노동자의 노고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 생각했따. 이후 자본가에 맞서 계급투쟁을 벌이는 노동운동의 성격을 띠며 노동자가 아닌 시민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결국 자본가들은 굴복했고, 노동조건이 일부 향상되었다.2라운드는 존 헨리가 기계와의 대결해서 승리한 일이다. 존 헨리는 미국 철도 관련 회사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주 업무는 쇠망치를 이용해 터널을 뚫는 일이었다. 어느 날 사업주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계를 도입하려 했다. 노동자들은 기계보다 섬세한 인간이 더 터널을 잘 뚫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이에 존 헨리가 나서 산 하나를 두고 기계와 터널 뚫기 대결을 했다. 이 대결에서 존 헨리가 이겨 인간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유사한 경쟁에서 존 헨리가 기계보다 일을 더 잘했지만 결국 사망함으로써 전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3라운드 체스 대결, 4라운드 퀴즈 대결은 모두 기계의 승리로 끝났다. 완승이었다. 그리고 5라운드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이다. 그나마 이세돌의 1승으로 인간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완벽한 기계의 승리였다. 바둑 대결은 74전 73승 1패로 알파고의 압독적 승리이고, 유일한 1패를 안긴 주인공이 대한민국의 이세돌 프로기사라는 점에서 위안이 될 정도였다.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장악해가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은 직업을 잃을 상태라는 점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상태다. 이젠 조금만 신경 써서 주변을 둘러보면 과거에는 당연히 사람이 하던 일들을 자동화된 기계가 대신 수행하는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안전 운행하라는 인사와 함께 통행료를 받던 수납원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매달, 매주 들러야 했던 은행 업무는 이제 작은 스마트폰으로 대부분 처리가 가능하다. 그 반사 효과로 창구 은행원의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화 교환원, 버스 안내원, 신문사 식자공, 거리 사진사 등은 MZ세대에게 옛날 이야기책에나 나오는 직업으로 들릴 것이다. 오는 2027년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될 것이라 한다. 이제 택시기사, 버스기사, 화물차기사 들도 모두 전화 교환원과 같은 신세가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전문직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미래학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세무사, 변리사, 의사, 약사, 변호사, 번역가 등의 전문직도 앞으로 AI가 대체할 확률이 높은 직종들이다. 그런데도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래 기술과 인간사회의 전망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거대 담론에 머물 뿐 개개인의 대응 방안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재평가와 역량개발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다.




이 책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직종별로 접근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미래가치와 더불어 기계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결국 그 능력은 한 가지로 귀결되는데, 바로 인간만의 영역인 ‘생각하는 힘’을 키우라는 것이다. 생각하는 기계에 밀리지 않도록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도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아직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기술 진화가 생각처럼 빠르게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위협이 준비하는 자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생각하는 인간'을 강조한다. 결국 인류는 기계의 발전을 이룰 것이고 부정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대체할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인간 만의 특화된 것, 본성을 이룰 수 있는 것을 더욱 발전 ·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이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기계를 바로 알아야 하며,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의 또 다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는 갈수록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의 편의를 도모할 수단이 증가할수록 더하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도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이다.



이 책에는 생각하는 기계의 등장과 인간의 고민이 담겨있다. 인류 역사의 근대는 기계가 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인간의 노동을 기계의 힘으로 대체하는 첫 출발이 된 것인데 이후 네 번의 혁명적 변화의 단초가 되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마차와 선박을 만들었고,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동차, 전화, 전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 3차 산업혁명은 수치 제어 로봇과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영역을 담당하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진보된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사고 영역'까지 잠식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과 정보혁명이 변화의 추진체다. 제1의 기계 시대가 반복적인 신체 동작이 필요한 일을 대신했다면, 제2의 기계 시대는 인간의 정신적, 인지적 능력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갖춘 기계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 등장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알파고, 지능형 로봇, 인공지능(AI), 드론 등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생각하는 기계들’이다. 앞으로 단순 반복적인 일은 지능화된 기계가 대신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다. 인간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영역에서 창의성 등 인간 본연의 능력이 요구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책에 따르면 기계의 기술적 진화에 따라 일자리 판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갈 것이다. 일자리 개수가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의 성격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변할 것이다. 생각하는 기계들과 공존하는 시대에는 기계들과 협력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경쟁도 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고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기술의 진화에 맞추어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대표적인 네 가지 직종인 영업 서비스직, 제조 현장직, 연구 개발직, 사무 관리직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리고 직종별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개발 가이드를 제시한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찾고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기계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그 폭에 비례해 깊이도 상당히 깊어지고 있다. 반면에 인간은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면 할수록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한다. 이것은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 외엔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을 원한다. 심지어 가족 관계에 있어서도 스마트 기기는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상황을 연출한다. 이제 부모와 자식이라는 연결고리는 생물학적 근거를 빼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실도 있지만 덧붙여 설명할 수 없는 넓이의 지혜를 포함해서 전달한다. 책을 읽으며 기계가 우리 생활 속에 얼마나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가도 새롭게 깨달을 수 있다. 무심코 사용했던 모든 것들, 내가 눈을 뜨고 일과를 시작하면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잠자는 동안에도 기계는 쉬지 않고 우리와 함께한다.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는 한층 발전된 인공지능을 탑재해 하루에 3만번의 대국을 스스로 두고 실력을 쌓았다고 한다. 단 며칠이면 인류가 지금까지 두었던 바둑의 모든 판을 섭렵하고 익혀 더 나은 수를 순식간에 찾아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말이다. 일견 편리를 생각하면 긍정적인 점도 있으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떠올리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인간의 현재 위치가 어떠한지 극명하게 확인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대로 가면 기계 없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는 인간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기계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충분히 제어가 가능하도록 스스로 꾸준히 연구(생각)하고 인간만의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인간의 오감은 순간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는 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합리적 의심에 근거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의 직관이 해결책의 출발점이 된다. 주어진 데이터로 결과를 예단하지도 않고, 전체를 보고 가지를 살펴볼 수 있는 지혜는 기계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생각하는 기계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시대는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현재 모습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생각하는 기계와 일하는 시대에 필요한 생존의 조건은 기술의 진화에 맞춰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을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여서인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스마트 시대에 아날로그로 살아남기」라는 제목의 글과 「익숙함을 벗고 낯선 생각을 입어라」는 제목의 글 중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가 말했다는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간을 다른 곳에 쓰거나, 사는 장소를 바꾸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한 부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결국 낯설음과 마주하기이다. 낯선 일,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변화를 인식하고 익숙함의 의존성을 방어하는 길이라는 충고이다.


저자 : 홍성원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인사조직), 명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인사조직). 기아자동차(주)에서 인재개발 업무와 경기대학교, 중원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고, 현재 인사관리 컨설팅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다년간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임직원의 역량평가 및 개발, 직무역량 스킬을 높이기 위한 컨설팅과 강의 활동을 하면서 조직구성원들의 일 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문답식 교육법을 통해 학습자의 생각하는 힘을 높이고, 개인과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주된 분야는 리더십 역량평가 및 운영 체계 개발, 인사평가, 교육 훈련 체계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등의 컨설팅과. 리더십 훈련, 대인관계 개발, 문제해결력, 조직개발 등의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단 하나의 질문》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