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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빛이 된 당신을 마음에 담습니다 - 사랑하는 안석배 기자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편지들
장용석.이인열 외 76명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 『따뜻한 빛이 된 당신을 마음에 담습니다』는 고 안석배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추모하는 편지글, 배웅인사글 모음집이다. 고 안석배 위원은 가정에서 직장에서나 귀감이 되는 인품으로 선후배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기자였고 가장이었다. 그의 죽음은 가족 동료 친구들에게뿐만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담당했던 교육계 인사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놓은 기자였다.
이 모음집의 공동저자이자 대학동기인 장용석 연세대학교 교수는 「프롤로그」를 통해 "소중한 인연만큼 우리 삶에 의미 있는 건 드물 겁니다. 마음과 마음을 나눈 정, 위로를 주고받은 대화, 삶에 활력이 되는 지적 도전, 세상을 바꾸는 비전의 공유! 인연을 통해 우리가 나누는 에너지는 참 무한합니다. 그 인연 덕분에 우리는 힘을 얻고 즐거워합니다. 그래서 그 인연을 잃어버릴 때 많이 힘듭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어렵습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갑작스러운 이별의 충격에 슬픔도 사치였던 지옥 같은 순간을 지나고 보니 그 사람이 우리들 인생에 얼마나 많은 귀중한 추억을 남겼는지 감사한 마음이 더 크게 차오릅니다. 우리 기억 속에 남겨진 그의 삶의 순간들이 참 근사하고, 진지하고, 재밌고, 감동적입니다."고 추모했다.
책에 따르면 고 안석배 논설위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정겨운 친구였습니다. 따뜻한 선배였고, 예리한 문제의식을 지닌 기자였다. 많은 사람이 그런 그가 떠난 자리에 남아 못다 한 배웅인사를 한다. 한데 모여 만든 이 추모집은 그의 발자취를 기억하는 마음집이요, 또 그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아마 안석배 기자도 천국 어딘가에서 이들이 보낸 마음의 편지를 읽고 기쁜 마음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이다. 따뜻하며 정겨운 추억을 남겨주고 떠난 안석배 기자, 그가 남기고 간 자취는 그와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영원히 간직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실 독자는 그가 누구인지,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몰랐다. 물론 만난 적도 없고, 신문에서도 이름은 봤을지 몰라도 얼굴은 알지 못했다.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에는 그의 삶 속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일, 어렸을 적 친구, 학교 친구, 직장 선후배와 동료, 출입했던 곳의 인사들이 그와 배웅인사를 보내왔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사연들을 정성껏 담아 전해온 편지나 글 속에는 하나같이 중복되는 단어가 몇 개 나온다. 선량, 인품, 사랑, 존경, 오랜 친구 등. 이 몇 개의 단어들이 그를 담은 그릇이라면 그의 삶은 기억할 만한 삶이었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독자의 나머지 삶의 지표가 될 만한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한 사람이 생을 마칠 때 남은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기억해주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그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졌나에 따라 여러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추모집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소 반응이 다를 수도 있지만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평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선하다는 표현을 빼고 나는 안석배를 말하지 못하겠다. 내 기억 속의 안석배는 내가 아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착하고 바르고 반듯한 사람이었다. 말 그대로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다. 나는 사회생활을 한 이후로 이렇게 선량하고 맑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하늘은 착한 사람을 먼저 데려간다고 하는데, 안석배가 세상을 일찍 떠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그의 인품이나 성격, 직장에서의 업무 능력이나 가정에서의 성실성, 사회생활에서의 대인 관계 등이 이 책에 그가 맺었던 집단별로 수북히 쌓여 그를 애도한다. 물론 추모집에 그의 단점을 쓰지는 않겠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엮어도 그를 폄하하는 글은 물론 단어조차도 찾을 길 없다. 그의 삶은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으로도 충분히 규정되어질 정도로 완전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감히 추측할 수 있다. 그의 짧은 이력을 밝히는 내용을 발췌해 여기 쓴다. 개인적으로 독자가 바라는 삶이어서 그의 삶처럼 독자의 나머지 삶을 성실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채워나가고 싶은 마음을 다진다.
1967년 7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2020년 6월까지 만 25년 이상 기자 생활을 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교육 분야 취재에 매진했고 결국 교육전문기자가 됐다. 탁월했던 기사와 칼럼으로 잘 알려졌고, 조선일보에 ‘QS아시아 대학평가’를 도입하는 일도 주도했다.
언론계 동료들과 취재원들은 그를 ‘늘 사실(fact)과 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열정적이었고 진정성이 강했던 기자’로 기억한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는 치열했지만 균형감을 잃지 않았고, 취재원을 젠틀하게 대해 ‘언론계의 신사’로 불렸다. 많은 선후배들은 언제든지 기댈 수 있었고,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동료로 기억한다. 그런 그는 2020년 6월 모두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가 떠난 지 1년이 됐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머리로 가슴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은 작은 선물이다. 하늘에서 이 책을 받아 든 안석배 기자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