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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 김종인의 명암 ㅣ THE 인물과사상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 『단독자 김종인의 명암』의 저자 강준만은 대한민국 사회비평가로서 이미 손꼽히는 인물에 속한다. 그의 사회비평은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이며 외국의 저술이나 인물 등에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통찰력 있는 의제를 이끌어낸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국의 대표 지식인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다. 때로는 독설적인 화법도 구사하고 때로는 예리한 분석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기도 한다. 독자도 사실 이 책의 주인공 격인 김종인보다 강준만이 쓴 책이라는 데 더 관심이 가 읽게 됐다. 가리키는 달을 본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본 격이지만 독자의 정직한 고백이다.
이전에는 그의 저서를 일부러 피했다. 정치적인 요소가 많아 일부러 피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저서 목록만 보면 정치 분야에만 그친 게 아니라 사회는 물론, 경제, 문화, 외국 등 현 시대의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은 두루 섭렵하듯 다양해 그의 정치적 성향을 빼버리고 읽으면 될 것이란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은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성역 없는 실명 비판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과사상’이 <THE 인물과사상>이라는 제호로 2021년 6월부터 시즌2를 시작했다. 강준만 교수의 ‘1인 단행본’으로 3개월에 한 권씩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단독자 김종인'이라는 제목에서 보듯 저자는 김종인을 '돈키호테'에 비유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무모하리만큼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는 의미와 동일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종인은 '킹 메이커'라고 해도 어울릴 만한 이력이 있다. 이 당 저 당 가리지 않고 그를 '선거 총책임자'로 불러주면 진보든 보수든 가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고, 더불어민주당 총선 승리에도 주도했다. 자유한국당(지금의 '국민의 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서울과 부산 시장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리고 선거 후 약속대로 미련 없이 당을 떠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국민의 힘의 새로운 대표 이준석과 내년 대선 보수 대표주자로 떠오른 윤석열과는 연락은 하고 지내는지 서로 필요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서로를 비난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증거로 내세우고 있는 논객들도 있다.
사실 김종인은 어느 당이든 들어가면 타당(상대당)에 대한 비난은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당의 위험인물이나 장애요인의 인물을 비판하는 정도다. 그래서 쓸데없는 적은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정당 소생술'의 비결인 것 같다.
이 책은 목차만 읽어봐도 저자가 얼마나 통찰력 있게 인물을 탐구하고 비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저자는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이 문재인 정권에 있다고 보는 것으로 짐작된다. '문정권 인사들을 탐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히는 데서 드러난다. 그래서,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정해서 그 인물들의 언행에 대한 것을 두루 살피고 비평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책은 김종인 등 모두 10명의 정치인을 다루고 있다. 한 명의 인물에 대해 8~16개의 소제목을 갖고 비평을 하고 있는데, 인물당 참고한 자료들이 최소 20~30개가 넘는다.
굉장이 많은 자료를 읽고, 디테일하게 자료를 연구해서 비평을 뒷받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시사적이고 속도감 있게 인물에 대해서 비평하고 있다. 그의 인물평은 워낙 탄탄한 자료와 기본 지식,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등이 고루 드러나기 때문에 읽는 순간부터 이미 그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저자의 의도에 맞게 각색될 우려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의 인물평은 그만큼 철저하고 비난을 줄이고, 자료나 인물의 말, 행동 등에 근거하기 때문에 역공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현안에만 매몰되지 않고, 현안 속 개인의 활약과 기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그런 과정이 모여 사회구조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사회구조라는 말을 남발해서 사회구조 속 개인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지식인이자 평론가로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책 속에 담아낸다. 사회적 공론장이 아직 부실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현안과 그에 연관된 인물들에 대해 이렇게 차근차근 짚어주는 지식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의 인물평이나 사회비평은 높은 평가를 받는지도 모른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나 행동을 담보한 분석 평가는 언제나 환영받을 일이다. 자신의 안목을 책으로 써내는 일은 저자의 역량이고 개인적인 노력인데 저자는 지식인, 평론가, 저자로서 자격을 두루 갖춘 한국의 몇 안 되는 저술가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책 서평을 쓰는 독자가 그만한 지식도, 시사 상식도, 또 인물에 대한 탐구도 없어 그의 비평이 옳은 지적인지, 편향된 지적인지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함을 탓할 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10명의 2021년 대한민국 여론을 몰고다니는 주요 인물에 대한 저자의 평가다. 워낙 뛰어난 저작 실력이어서 제목만 봐도 그가 대상 인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제1장 왜 김종인은 늘 ‘배신’을 당하는가?-‘돌직구 품성’과 ‘단독자 기질’의 명암
제2장 추미애와 윤석열은 서로 이용했나?-국민은 ‘발광체’를 원하는 게 아니다
제3장 왜 문재인은 바뀌지 않을까?-‘고집’을 ‘소신’으로 착각하는 비극
제4장 고민정, 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나?-‘문재인 정권 지킴이’ 역할은 할 만큼 했다
제5장 왜 민주당은 ‘김어준 찬양’ 경쟁을 벌이나?-문빠 현상과 김어준 현상
제6장 문재인보다 더 좋은 인상을 가진 윤호중-사람의 언행은 자주 얼굴을 배신한다
제7장 이해찬과 설훈의 현실 감각-꼰대는 무엇으로 사는가?
제8장 김상조, 무능과 위선은 동전의 양면인가?-‘욕망’을 비난하는 진보는 위선이다
제9장 '박원순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가?-권력이 타락시킨 '의전 문화'와 '페미니즘'
저자 :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에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되었다.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에 선정되었고, 『미국사 산책』(전17권)이 2012년 한국출판인회의 ‘백책백강(百冊百講)’ 도서에 선정되었다.
2013년에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 2014년에 ‘싸가지 없는 진보’, 2015년에 ‘청년 정치론’, 2016년에 ‘정치를 종교로 만든 진보주의자’와 ‘권력 중독’, 2017년에 ‘손석희 저널리즘’과 ‘약탈 정치’, 2018년에 ‘평온의 기술’과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2019년에 ‘바벨탑 공화국’과 ‘강남 좌파’ 등 대한민국의 민낯을 비판하면서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부동산 약탈 국가』, 『한류의 역사』,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강남 좌파 2』, 『한국 언론사』, 『바벨탑 공화국』,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평온의 기술』, 『넛지 사용법』, 『약탈 정치』(공저), 『손석희 현상』, 『박근혜의 권력 중독』,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싸가지 없는 진보』, 『감정 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강남 좌파』,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