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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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마음 편안한 게 가장 좋다'는 말은 과학적 증명을 통해 나온 말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가 가장 건강한 상태라고 알고 있다. 옛날부터 써온 이 말은 왜 진리에 가까운 '참'일까? 여론조사 결과도 행복감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쉽게 오는 느낌이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는 말은 이미 누구의 주장인지는 알 필요도 없는 '참말'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은 결국 건강하다는 뜻인데 건강과 행복은 이처럼 단짝처럼 붙어다닌다.

육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신적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뜻을 의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모르지만 마음의 일렁임이 없이 평온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 터다. 마음에 탐욕이 있다든지, 분노, 슬픔, 짜증 불안 등 부정적 감정으로 차 있으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부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의 상태는 건강하다고 봐야 할까. 심리학, 의학 등에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신경이 날카로운' 사람과의 접촉을 가급적 회피한다. 상식적 대화가 자칫 그의 날카로운 신경을 건드리면 화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독자도 몸에 밴 습성에 따라 슬쩍 피하는 일이 많다. 신경이 날카로운 그들은 스스로 '예민하다'고 표현한다. '예민'이란 말은 '섬세하다'는 말과도 맥락이 일부 닿아 있다.



이 예민함에 대해 의학적인 판단을 해 스스로 불러오는 괴로움을 없애려는 책을 일본의 한 정신과 의사가 펴냈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의 제목을 단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 니시와키 순지가 썼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의 장점인 섬세함은 살리고, 일과 생활을 방해하는 괴로움은 없애는 확실한 습관을 소개해 일본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 57가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습관을 들이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담았다. 저자는 스스로 극도의 예민함에 시달리는 증후군을 겪은 정신과 의사로서 독자와 같은 눈높이로 공감과 해결을 동시에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의 자극에 마음의 상처를 쉬이 입는다. 옆사람의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의 감촉, 때론 글자의 줄맞춤까지 모든 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 때문에 침울하거나 매사에 완벽주의 경향으로 일의 시작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처방의 핵심을 ‘스몰스텝’으로 잡는다. 기획서를 쓰기 막막하다면 오늘은 새문서를 켜기만 해도 성공, 대화가 긴장되거나 모임에서 자신이 한 말을 자꾸 후회한다면 말하는 양을 10분의 1로 줄이기만 해도 성공, 이와 같은 식으로 자잘한 성공체험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습관들은 눈에 보이는 범위만 치우기, 간단 릴랙스 체조 등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쉬운 시도들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에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인간관계, 업무, 일상생활에서 작은 성공을 쌓아갈수록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며 자신감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맘에 든 습관을 몸에 익히면 반드시 편안해지실 겁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전문의가 실제로 효과 본 습관들 중 내가 끌리는 것부터 골라 시작하는 한 걸음만으로 독자는 훨씬 쾌적하고 살기 편한 인생을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유독' 예민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① 생각이 복잡하고 사려 깊다. ②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③ 감정이임과 공감성이 뛰어나다. ④ 오감이 예민하다로 지적한다. 저자의 연구와 경험의 결과다. 이를 위해 확실하게 효과를 본 3가지 방법을 소개해 준다. 첫째,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둘째, 나에 대한 '지적'을 멈춘다. 셋째, 스몰 스텝으로 노력한다.

굳이 예민하지 않거나 조금만 예민한 사람들도 책에 나오는 습관들을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일을 처리하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인식을 바꾸는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들어있다. 역시 디테일에 강한 일본 의사답다.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나?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는데, 저자가 상담을 하면서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접했고 본인도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잘 정리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 5가지 우선순위 메모, 완벽주의 버리기, 노출불안 대처법, 스몰스텝, 행복의 5단계 평가 등 꽤 유용할 것 같은 조언들이 많다. 작고 어렵지 않으며 실천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습관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실행하는데 큰 부담도 없다. 쭈욱 읽다보니 작은 습관들을 고쳐 삶의 원동력으로 삼고, 올바른 습관들이 모이면 그 사람의 삶은 크게 바뀔 거란 생각이 든다.

다만 여기에 적시된 방법들은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는 없다. 자신에게 기대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고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도 있다. 이를 잘 구분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고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이 책에서 표현하는 회색지대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모아니면 도식이 아닌, 검정아니면 흰색이 아닌, 회색지대에 주목하는 것이다. 윷으로 치면 개걸윷에도 주목을 하는 것이다. 정신과인 치료가 필요한 조울증(양극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증상) 등의 치료에도 효과적일 것 같다.



이 책에는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알아두면 좋은 조언이 하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밀 크레펠린의 '작동흥분이론'에 근거한 현상인데, 아무리 내키지 않는 일이라도 일단 손에 잡으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의욕이 샘솟는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으로 파고드는 성향이 있는 예민한 사람들만의 내향적 관점을 소중히 지니되, 이를 자신을 탓하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을 ‘챙기기’ 위해 써야 맞다고 조언한다.

‘챙기라’는 말은 의식적으로 자신이 느끼는 스트레스 요소는 계속 제거하고, 쾌적한 요소는 늘리라는 의미다. 아까워서 입는 까슬거리는 니트, 살짝 작은 구두는 오감에 매일 부담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과감히 바꿔야 한다. 즉 예민한 사람은 자신만의 ‘필요한 낭비’가 있음을 인정하면 편하다. 물건뿐 아니라 일할 때도 배경색이나 글자 폰트를 맘에 들게 정하는 시간까지 업무계획에 포함시키면 되는 것이다. 사소한 일로 신경 쓰이는 자신을 탓하는 게 아니라 내게는 필요하단 생각의 전환만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이와 같이 책은 내게 맞는 환경을 만들고 내게 맞는 사람을 만나며 나아가 유형별 상대방이나 자극을 파악해 대처하는 연습을 통해 예민한 사람의 스트레스를 줄여간다. 괴로움은 사라지고 장점인 섬세함은 극대화되므로 독자는 이제껏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니시와키 순지(西脇俊二)

정신과 전문의. 하타이 클리닉 원장. 히로사키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국립국제의료센터 정신과에서 근무했다. 국립정신신경센터 정신보건연구원으로 일했으며 국립지치부학원 의무과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아다치구의 오이시기념병원과 우쓰노미야시의 가이토병원에서 근무했다. 2009년에 하타이 클리닉 원장으로 취임했으며, 가나자와대학교 약학부와 독일에 있는 비아드리나 유럽 대학교(European University Viadrina)에 출강하고 있다. 스스로도 극도의 예민함과 자폐 스펙트럼을 보이는 아스퍼거증후군을 겪은 바 있으며 그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살린 저서를 여럿 썼다. 텔레비전 방송 출연 외에도 일본드라마 〈파트너〉, 〈굿 닥터〉, 〈내가 걷는 길〉, 〈드래곤 사쿠라〉 영화 〈아타루〉 등의 의료감수자로 활약했다.

역자 : 이은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행복한 인생을 찾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다시 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뭘 기대한 걸까》, 《상대방을 설득하는 아이디어 과학》,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피곤한 게 아니라 우울증입니다》, 《출근길 심리학》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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