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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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나이 마흔(40)은 무척 의미가 깊은 것 같다. 공자도, 링컨 미국 대통령도 '나이 마흔'을 꼭 집어 말한 바 있다. 공자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불혹(不惑)이라고 했고, 링컨은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백세 시대'라 해서 당시의 마흔과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인간으로 40년을 살아온 것은 같은 상황이다. 즉 인간으로 40년을 잘 살아온 사람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가치관과 인생관이 뚜렷이 정립돼 잘못된 유혹이 있을지라도 이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공자 자신의 얘기이지만.

또 링컨은 40년간 정직하고 열심히 세상을 살아온 사람은 얼굴에 그 모습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이 말을 썼다. 즉 나이 마흔이 될 때까지 올바른 삶을 살아야 얼굴 표정이나 모습이 평온하고 밝다는 표현으로 이 말을 썼다.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물론 당시에는 남자를 기준으로 한 말이다. 사회생활이 남자 위주로 짜여져 있고 여성은 사회 생활을 안 하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 책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기점으로 나 자신이 더 단단해지고 자기다워짐으로써 만족과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삶을 위해 멈춰야 할 것, 마흔네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마흔은 20, 30대가 주는 어감과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의 나이라지만 아직은 성숙한 어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다. 세상을 다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님에도 사회적 시선과 기대감도 20, 30대 때와는 다르다. 그러나 마흔은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분기점이 되는 시기인 건 분명해 보인다.

멋지게 나이 들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에 저자 조은강은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이 변화되어야 할지 이 책을 통해 친절한 안내를 해준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좋은 사람이나 완벽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자기다움'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멈춰야 할 것들이 있다. 이 책을 통해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 수 있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삶의 목표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번 읽고 버릴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 삼아 습관처럼 본다면 분명 마흔 이후의 삶은 변화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급함, 시기, 짜증, 혐오, 연민 등, 누구나 안락과 평화를 꿈꾸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 바라지 않았던 것들, 뜻하지 않게 부딪쳐오는 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말한다. 2장에서는 ‘습관처럼 지닌 낡은 것들’인 고정관념, 두려움, 욕심, 분노와 같은,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본성이라고,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왔던 법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이제는 나를 돌아보고 바꾸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3장은 ‘타인을 의식해서 강조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안전한 줄 알았고, 남들이 부러워하면 내가 높아지는 줄 알았지만 마흔이 되면, 그렇게 내 삶의 기준과 어긋나는 것에 매달린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타인이 아닌 나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시기(猜忌)는 나이를 떠나 약한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성정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시기하는 마음을 모두가 딱 끊을 수 있을 거라고는 나부터도 믿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는 내가 더 잘되고 더 많은 걸 갖기 바란다. 나는 그렇지 못한데 다른 이는 행복해하고 계속 성공을 이루어나간다면 자신의 처지가 상대적으로 불행해 보인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상대가 피할 수 없이 자주 봐야 하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면 더하다. 본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식의 입시, 취업 문제로도 서로 비교하며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처치 곤란한 것이기에 우리는 더 많이 시기에 대해 묵상하고 자신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p.32)



이어 4장에서는 강박, 돈에 대한 집착, 근시안, 사심과 같은 ‘진짜가 아닌 것들’에 대해 다룬다. 지나고 보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현혹되어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말고, 오롯이 나의 삶에 집중하라고 말해준다. 5장에서는 죄책감, 불안, 열등감, 지나친 자기애와 같은 ‘무의미로 이끄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의 절반쯤으로 볼 수 있는 마흔이라는 나이에는 무엇이 의미 있고, 무엇이 의미 없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무의미한 것들은 나의 삶에서 조용히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6장에서는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들’에 대해 다룬다. 나를 오해하거나 비난하는 시선과 판단, 어쩔 수 없이 엇나가는 인연들, 억지로 움켜쥐려 애써도 손안에서 빠져나가는 것들은 편안히 놓아주라고 말한다. 내 것은 언제라도 내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당하고 성숙한 마흔으로서 모든 것을 새로 정비하고 새로 시작해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자 보람이 될 것이다.

열등감은 보통 좁은 우물 안에 있을 때 생긴다. 우주의 시각에서 보면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데 이 좁은 곳에서 ‘네가 낫네, 내가 낫네’ 하는 것이다. 환경을 바꾸어 보면 자신을 억눌렀던 열등감이 터무니없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을 낮게 평가하던 시선이 수십억 명 중 극소수의 시각이었다는 것도. 아, 나는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 자신도 다른 사람을 볼 때 한 가지 잣대로만 판단하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외모만 아니라 성격을, 능력만 아니라 품성을, 나아가 그 사람만의 개성을 종합적으로 통찰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폭넓은 시각으로 들여다보면 자기 자신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부디 열등감과 함께 나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p.179~180)



PART 1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들(안주[安住], 공격성, 성급함, 시기, 짜증, 감정, 혐오, 연민, 중독)

PART 2 습관처럼 지닌 낡은 것들(지레짐작, 낭비, 고정관념, 두려움, 교만, 욕심, 분노)

PART 3 타인을 의식해서 강조된 것들(과시, 무사유, 후회, 비이성, 삶에 대한 집착, 기대, 흑백논리)

PART 4 진짜가 아닌 것들(경쟁심, 돈에 대한 집착, 비교, 과거 쌓아두기, 근시안, 사심, 강박)

PART 5 무의미로 이끄는 것들(죄책감, 열등감, 고통, 불안, 희생, 지나친 자기애, 게으름)

PART 6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들(지나친 솔직함, 인정욕구, 자기 비하, 걱정, 무기력, 젊음에 대한 집착, 자기연민)



저자는 마흔네 가지의 멈추거나 버려야 할 것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달았으며 필요할 경우 방법까지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하나씩 성찰해가며 습관화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바꾸는 데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며 "특히 사회의 경험이 어느 정도 쌓였고, 여러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구축하게 된 마흔의 나이에서는 더욱 채우고,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새롭게, 현명하게 주체적으로 과거보다 더 나은 삶을 스스로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다.

결국 저자는 스스로 단단해지는 것이 목표이고 남의 이목이나 세상의 흐름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을 지켜갈 수 있는 40대로서 남은 생을 잘 꾸려가기 위함을 강조한다. 미세먼지, 바이러스, 경제 위기, 그 밖의 온갖 악재와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 개개인의 삶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저자 : 조은강

서울에서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세상과의 관계를 시작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비디오프로덕션, 출판사, 홍보대행사, 광고대행사 등 다양한 직장에서 18년간 일을 했고, 2008년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을 걸었다. 그 경험을 담은 『그 길 끝을 기억해』를 펴낸 뒤, 『나의 아름다운 성당기행』 『나쁜 엄마 심리학』 등을 출간했다. 현재 남편과 함께 고양이 2마리를 돌보며 청림동에 거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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