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부활 - 윤석열 vs 이재명, 누가 이길까?
송동윤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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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를 영화 캐릭터로 설정하고 캐릭터를 분석함으로써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의 성공 여부를 점치는 글이다. 물론 저자 개인의 분석이고 닮은 캐릭터라고 생각해 내세운 인물이 100% 맞는 설정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선 판도 분석이라기보다는 선거를 하나의 축제로 보고 대선 주자들의 캐릭터 분석을 흥미롭게 한 책이다.

저자 나름대로 시국관과 인물평을 위한 여론의 평가 등을 참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시류를 분석하고 여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분석은 매우 날카롭고 치밀하다는 점은 탁월하다. 이 책 『영웅의 부활』의 저자 송동윤은 영화감독이자 소설가로서 이 책 역시 저자의 상상력에 근거한 것이므로 대선을 즐기는 마음으로 읽게 되면 유머와 재치가 빛나는 훌륭한 한 편의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한 쪽의 편을 드는 관계자가 상대를 폄하하거나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황당무계한 소설쯤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어떤 자세로 이 책을 읽느냐는 독자 자신에게 달려 있다.



국민의 힘이 대표부터 최고위원까지 젊은이들이 휩쓸다시피 했다. 앞으로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앞으로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비판하는 모든 세력은 2030세대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드디어 정말 위대한, 새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영웅의 부활』은 독일에서 연극영화TV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수를 지내고 영화감독과 소설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소설 이순신의 반역과 영화 영웅의 부활, 그리고 윤석열과 이재명을 이순신과 선조. 유방, 조조, 항우, 장량, 한신 등등과 대비해 날카로우면서 재밌고 통쾌하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책머리」에 이렇게 썼다.

“내 가슴속에는 빼앗길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것이다.”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바람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다는 쇼생크 감옥에 갇힌 주인공이 절망 속에서 했던 대사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나는 다시 희망을 품습니다. 5월 한 달 동안 그 희망의 대상인 윤석열 전총장과 이재명 도지사 두 분의 캐릭터를 〈초한지〉의 유방과 항우, 한신, 〈삼국지〉의 조조 등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비교해서 이번 대선의 결과를 분석해 봤습니다. 나에게는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두 분께는 실례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대선에서 영웅의 부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정과 정의, 그리고 기본소득은……, 결국은 경제입니다. 먹고사는 일은 문제의 시작이고 끝입니다.



틈만 나면 윤석열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정치경험도 없고 국정경험도 없는, 경제도 모르고 외교도 모르는 특수통 검사출신이 뭔 대권이냐고 대놓고 조롱하지만, 〈초한지 영웅의 부활〉에서 유방과 한신은 비렁뱅이에 가까운 건달이었다. 그 당시에 그런 신분의 사람이 천하를 통일하리라고 어느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기원전에도 그랬는데,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천박한 말을 퍼트리는 사람들은 진영논리에 충실했다손 치더라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대권주자 중에 윤석열에 관심이 많은 장량이 그의 대권도전을 기대하며 조언을 한다면 어떤 내용일까 하는 흥미로운 상상을 해본다. 요즘 나는 자네에게서 항우의 모습을 보는 것 같네. 체격도 비슷하고, 화끈하고 거침없는 성질도 그대로 빼닮았어. 그럼, 내 주군 유방은 어땠냐고? 성질 좋은 건달이었지. 술잘 먹고, 넉살좋고, 친화력 좋은……, 그러니 사람들이 안 좋아하겠냐고. 유방만 나타나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었어. 여자는 또 얼마나 밝히는지……, 여기 저기 까놓은 자식이 한 둘이 아니더라고. 그것 때문에 여치가 눈물깨나 흘렀지.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으면 나중에, 유방이 죽은 후에 유방의 여자들을 죽였을까? 지금도 여치, 여태후는 악녀로 불린다지?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역사 속 인물과 현재 대선 여론 조사 1, 2위를 하고 있는 윤석열과 이재명,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리인이 누군가이다. 저자는 장랑과 윤석열을, 이재명과 조조를 각각 감정이입해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대선을 위한 조언을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흥미롭게 볼 일이지 정치색을 갖고 의도적으로 상대를 폄하하는 내용이 아님을 독자들은 분명히 알고 읽어야 한다.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의 심정으로 쓴 글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 둠이 좋을 듯하다. 다시 윤석열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간다.

이야기가 딴 데로 흘렀구먼. 자네, 미천한 가문출신의 유방이 어떻게 역발산기개세 항우와 싸워 이긴 줄 아는가? 그것도 계속 연전연패 하다가 말야. 무술로 맞짱 뜨면 아마 유방이 칼을 뽑기도 전에 항우가 휘두른 칼에 그의 목이 달아났을걸. 그런데도 마지막 딱 한 번의 전투에서 승리해 천하를 손에 거머쥐었잖은가.

이제부터 내 얘기를 잘 들어봐. 전투에 나가면 말야, 항우는 저 혼자 잘났고 저 혼자 용감해서 저 혼자서 싸웠어. 그의 책사 범증은 꿔다놓은 보리자루였다니까. 반대로 내 주군은 같이 싸웠지. 모든 전략과 전술은 내 머리 속에서 나왔고, 살림은 소하가 했고, 싸움은 대장군 한신이 다 했지. 그럼, 내 주군은 뭐했냐고? 그냥 명령만 내리고 뒤에서 콧노래 부르면서 구경만 했어. 그래, 내 말을 듣고 자네는 뭔가 느끼는 게 없는가? 세상은 말이어, 이 세상은……, 내 성질대로 안되는 게 세상이야.



「조조가 이재명에게 쓰는 심중일기」를 통해 이재명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열거한 내용도 흥미를 자아낸다.

이재명은 요즘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먼저 민주당을 접수해야 하는데, 그 길이 험난하고, 그래서 가끔 악몽을 꾸기도 할 것 같고……, 그런데 이재명만 그럴까? 그를 끌어내리고자 머리를 짜내고 있는 같은 편의 그 누구도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을까? 그런 이재명에게 조조가 심중일기를 썼다.

자네, 요즘 이런저런 궁리를 많이 하는가? 그렇다고 무슨 뾰쪽한 수가 있겠는가. 자네 성질대로 대처하겠지. 근데, 생각해봐. 청와대라도 맘이 편안하겠는가. 신하가 왕의 가려운 데만을 골라 긁어 준다면 그는 아첨꾼으로 간신이고, 왕이 잘못 가고 있을 때 왜 잘못 가는가를 정확하게 짚어 진언한다면 그는 충신인 것이지. 지금 청와대에는 그런 충신이 없어.

내가 왜 천하통일을 이루지 못했는지 아는가? 내 실력이 부족해서였을까? 아닐세. 나는 병법에 통달한 사람이야. 유비 그 겁쟁이는 처음부터 내 적수가 아니었어. 제갈량 그놈 재주만 아니었으면 진작 역사에서 사라졌을 인물이라고. 안 그런가? 적벽대전에서 하늘이 날 버린 거지. 멀쩡한 날에 왜 갑자기 바람이 부냐고?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지는 거여. 그래서 내 두통이 더 심해졌는가 봐.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나라를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 내가 몇 수 가르쳐 줌세. 자네 요새 보니까 누가 요 쪼끔 싫은 소리만 해도 열 받는지 금방 표정에 나타나 더만. 그런가보다 하고 웃고 넘어가면 되지. 다 자네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거여. 성질대로 하지 마. 그게 다 속 좁은 짓이야. 백성들은 그런 짓 안 좋아하네.



저자 : 송동윤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연극영화TV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일장신대학교 연극영화학 교수를 지냈다. 〈서울이 보이냐〉 〈바다 위의 피아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HID 북파 공작원〉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영웅의 부활』은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그의 네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소설 『흔들리면서, 그래도 사랑한다』는 우리의 내면에 조용히 존재하고 있는 삶의 원형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으로, 이 첨단의 시대에 놓치고 있는 진정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사랑, 믿음, 깨달음의 의미를 체화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말하고 있다. 두 번째 작품 『블랙 아이돌스』는 출구를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가두어 버리는 사회 시스템과 주류의 시선에 반항하면서도 주류의 시선에 갇혀 스스로를 잉여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학교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 번째 작품 『5월 18일생』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몸소 겪었던 독재 타도 투쟁 및 봉사활동의 기억을 바탕으로 40년 세월을 관통하는 미움과 고통과 증오를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 마무리하는 절절한 저자의 독백이다.

영화 관련 저서로 『송동윤의 영화 이야기』 『영화로 치유하기』가 있으며, 영화 〈리틀 션샤인〉이 2021년 3월에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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