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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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암흑가의 권력다툼이 있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다. 이 소설 『스카페이스』는 필명 아미티지 트레일(본명 모리스 쿤스 Maurice Coons)의 작품으로 영화 「스카페이스 Scarface」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영화에선 암흑가 또 다른 갱단 권력다툼을 그린 「대부」에 출연한 알 파치노가 주연을 맡았다.

소설의 주인공 토니 과리노는 가난한 이민자의 자녀로 미국 슬럼가의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난다. 모든 갱스터가 영웅이고, 경찰들은 모두 적인 세상에서 성장해가며, 그의 권력에 대한 열망은 철저하게 무력과 잔인함으로 표출된다. 토니는 어렸을 때부터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저자는 그의 어렸을 적 모습을 타고난 보스 기질의 암흑가 갱단 보스로서의 기질을 그린다.

"토니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다들 차이를 느꼈지만, 누구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심리학자라면 ‘심리적 우월함’으로 이를 설명했을 것이다. 리더의 운명을 타고난 자와 평범한 군중의 한 사람으로 태어난 자는 본능적으로 서로의 격차를 알아챈다."(p. 12)



토니가 한눈에 반한 비비안 러브조이(여주인공)와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토니는 비비안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추파를 던진다. 하지만 잘나가는 그녀의 애인은 암흑가의 거물인 알 스핀골라. 그의 경고가 있었지만, 사랑하는 그녀를 독차지하기 위해 손쉽게 갱단의 두목을 총격해버린다. 어렵지 않았던, 너무나도 쉬웠던 첫 번째 살인으로 비비안을 독차지하게 된 토니. 화술이 능하고, 사람들을 잘 설득했던 그는 암흑계에서 이름을 날리며 또 다른 살인을 하게 된다. 위험의 순간들이 즐비한 그때, 몸을 숨기기 위해 자원입대한다.

그의 기질은 군대에서도 빛을 발휘되고, 덕분에 많은 훈장과 영광의 상처를 안고 제대한다. 그러나 군대에서 입은 상처로 사람들은 그를 못 알아본다. 심지어 그의 연인이었던 비비안조차도. 조직의 두목이 은퇴하고, 어린 나이에 조직을 이끌게 되면서 지하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는 토니. 명예와 투쟁의 조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스카페이스 토니는 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서서히 증명해간다.



스카페이스 토니 카몬테. 어둠의 황제. 거칠 것 없는 그는 조직의 두목이 되고, 군대에서 자신이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 여동생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근데 저 옆에 있는 놈은 설마, 여동생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토니는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설상가상으로 평범한 형사과장에 불과했던 친형이 경찰서장이 되어 점점 자신의 목을 조여 온다. 멈출 줄 모르고 폭주하는 스카페이스 토니 카몬테. 그는 서서히 파멸의 길을 향해 치는다.

의리와 명예를 중시하는 범죄 세계를 다룬 영화 「대부」와 같은 암흑가 갱단들의 활약(?)인 액션 장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잘 짜여진 영화 한 편처럼 거칠 것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장(章)과 장의 구별을 신(Scene) 넘버로 해놓은 것을 보면 저자가 영화를 염두에 두고 썼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영화처럼 전개가 빨라서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 것도 같은 이유일 것 같다. 또 대사 하나하나가 얼마나 생생한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 장면은 그가 경찰서장인 그의 형의 총에 맞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형의 말처럼 총이 불발된 것이 아니라 토니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음을 독자들만 아는 것으로 카타르시스에 이른다. 20대에 암흑가의 생리를 잘 알았던 저자는 불행하게도 20대를 넘기지 못하고 창작에 매진하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해 독자들의 안타까움이 더한다. 스토리텔링이 우수한 작가가 전성기를 누리지도 못하고 병으로 요절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영화나 소설에서 암흑가의 작품을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이 책의 저자 아미티지 트레일에게 빚을 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 : 아미티지 트레일

네브래스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모리스 쿤스(Maurice Coons)'. 아버지 오스카 쿤스는 뉴올리언스 오페라 컴퍼니의 순회공연을 책임지는 무대 감독이자, 가구와 농장의 사일로(가축의 사료 등을 저장해두는 저장고) 제조업을 했다. 일찍이 소설에 뜻을 두었던 아미티지 트레일은 소설을 쓰기 위해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열여덟 살 무렵부터 여러 잡지에 작품을 게재하기 시작했으며, 20대 초반에는 다양한 탐정 잡지에 많은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창작에 매진하는 동시에 할리우드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고자 뉴욕으로 이주했지만, 스물여덟이 되던 해 로스앤젤레스의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은 책으로 <스카페이스 Scarface>, <열세 번째 손님 The Thirteenth Guest>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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