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기, 내 안 - 평온함이 나를 채울 때까지 마음을 봅니다
진세희 지음 / SISO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에 대한 답이 나올 때까지 그 질문을 줄곧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를 계속 질문하도록 삶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도 삶이 힘들다고 생각될 때 가끔씩 삶에 대해 생각하다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한다 해도 명쾌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일분 일초를 다투는 삶의 현장에서 일손을 놓고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어느 삶의 현장에서 허용하지는 않을 터다. 그래서 좀 더 쉬운 방법을 찾는다. 그것은 독서다. 책을 통해 삶이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가를 배우는 것이다. 수많은 책을 읽어도 설득력 있는 명쾌한 답을 내놓은 책을 본 적이 없다. 적지 않은 책을 읽었지만 꽤 의미 있는 답을 내놓은 일부 철학이나 종교인, 명상가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서 얻은 삶의 모습을 말하고 그것은 그대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할 뿐이다.



철학자나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삶'과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이 삶에 대해, 또 스스로의 정체성을 생각해보는 것은 대개 명상을 통해서다. 아주 고요한 마음의 상태에서 나름대로의 답을 얻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철학자나 종교인, 혹은 명상가들이 그들이다. 이 책 『지금 이 순간, 여기, 내 안』의 저자 진세희는 명상을 통해 삶과 죽음, 나와 우주 등 나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하고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깊은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독자도 명상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깊이에 있어 아직 '나'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쉽게 답을 얻으리라 생각하며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간단하지 않은 일이란 점은 깨닫게 됐다.



저자에 따르면 ‘내가 지금 맡고 있는 ‘나’라는 캐릭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온 것일까? 이게 진짜 내 모습의 다인 걸까? 이렇게 내가 맡은 이 역할을 꼭두각시처럼 연기하다가 죽는 게 삶의 전부인 것일까? 이 몸도 내가 아니고, 내 이름도 내가 아니고, 내 직업이나 역할도 내가 아닌 것은 분명 알겠는데, 그렇다면 진짜 나는 누구일까?’

이러한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하며, 나름대로 그 답을 찾아간 여정의 기록이다. 관찰일기를 남겨 글을 모아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어느 날, 아이 셋을 차에 태우고 가다가 차가 그 자리에서 폐차될 정도의 큰 사고를 겪은 후 죽음이 먼 곳의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가까이 동행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경험했다고 한다.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지금 이 순간이 마치 영원한 것처럼 착각에 빠져 살고 있었는데, 그것이 산산조각 깨어지는 경험 이후에 그동안 마음에만 묻어두었던 질문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던지고 사유한 결과를 기록으로 남겼다.

이젠 자신의 관찰일기로 독자에게 자신의 사유를 통한 삶과 죽음, 나와 우주 등에 관한 지금까지의 사유의 편린들을 모아 전하기 위해 책으로 엮었다. 누구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 세상과 현실에 대한 적잖은 의문점과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그런 본질적인 질문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이 책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용기를 주고 내 안의 해답을 얻을 기회를 만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새벽에 일어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관찰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고,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알아차림과 깨어 있음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연습을 할수록 삶의 대부분을 잠든 채로 무의식의 프로그램대로 살고 있음이 분명해졌다고 한다. 고정되고 단단한 실체라고 여겨지는 현실 세계가 실은 우리의 생각으로 이루어진 에너지 파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내가 보고 느끼는 이 세상은 나와 분리되어 따로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라, 오직 내가 존재할 때 내 의식 안에서 상영되는 나만의 영화이다. 내가 보지 않고 인식하지 않으면 이 세상도, 우주도 존재할 수 없다. 내가 지금 숨쉬고 존재하기에 지금 이대로의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나의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절대적인 관찰자이고, 이 세상은 온전히 나에 의해서,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저자의 말이 한 번에 읽히지 않는 것은 독자의 자아 찾기나 자아 탐구가 부족해 빚어진 현상일 수 있고, 저자가 다소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해서일 수도 있다.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좀더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말로 보완해준다.

"깨닫지 못하고 사람들은 보통 자신을 내가 어찌해볼 수 없는 이미 고정된 거대한 세상의 무력한 희생자라고 생각하기 쉽다. 삶의 모든 일들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미 조건 지어진 대로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뿐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조금만 깨어서 찬찬히 바라보면 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나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서 일어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시간을 참든 채로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미처 의문을 가질 사이도 없이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삶의 트레드밀 위에서 내려오는 길은, 밖으로만 향해 있는 나의 눈을 내 안으로 돌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책은 6개의 장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각 장의 제목만 읽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되다면 삶과 '나'에 대해 많은 사유를 해본 독자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들은 얼핏 뜻은 이해되지만 정확하게 표현해보라면 "각 개인인 '나'는 하나의 '우주'이며 세상의 모든 일은 나로 인해 일어나기에 행복 역시 내 안에 있다. 내가 매일 일상을 살아가는 일은 그것 자체가 '기적'이다."라고 읽힌다. 독자도 명상에는 아직 문외한에 속할 터다. 거기다가 '나'에 대한 생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해 더 많은 질문에 대해 생각조차 못하고 있으니 문외한이고, 초보자이다. 그러나 명상을 통해 '나'와 '삶'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면 훨씬 높은 단계의 명상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1장. 매 순간 일어나야 할 일들이 일어납니다

2장. 오직 우리의 마음이 좋고 나쁨을 만듭니다

3장. 우리는 각자가 완벽한 우주입니다

4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세요

5장. 행복은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6장. 우리 삶은 기적의 연속입니다



“나비가 되는 순간은 애벌레와 번데기의 구차하고 지루한 시기를 견뎌낸 후에 얻게 되는 그 어떤 특정한 한순간이 아니라, 온몸으로 세상과 현실을 껴안고 체험해내는 모든 순간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비를 꿈꾸느라 지금의 자신과 현실을 외면한다면, 우린 결코 삶이 주는 보물을 볼 수 없습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여기저기를 헤매지만 결국 집 안 새장에서 파랑새를 찾았다는 동화처럼 내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나비가 된 나’는 언제나 내 안에 항상 함께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진세희

아들만 셋인 대한민국 아줌마입니다. 직업은 약사이지만 물질을 다루는 이과적인 마인드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 관한 탐구에 더 관심이 많은 여자입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왜 지금 이 모습으로 여기에 있는 것일까? 이렇게 살다 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늘 이런 의문들을 품고 살다가, 어느 날 실제로 죽음과 맞닿는 경험을 한 이후 내가 언제든지 이다음 순간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닌 몸으로 직접 깨닫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이젠 이 숙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누구이고, 내가 인식하는 이 현실의 실체는 무엇인지’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관찰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며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 이야기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이 책을 펴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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