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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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명언 1000』에서는 200편의 영화와 1000개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 독자들께 감동과 통찰을 줄 수 있는 영화 목록과 명언들을 엄선하는 데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으리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200개의 영화를 선정할 때 기준과 원칙이 있을 것이고, 저자만의 생각으로 뽑아서는 설득력이 떨어질 우려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저자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프롤로그」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더욱 깊이 있는 내용을 싣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조금 남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 명대사 명언에 속할 대사를 추출해 내는 작업도 지난한 일이다. 영화 200편을 두루 꿰고 있다 하더라도 독자로부터 설득력을 얻어내려면 미리 염두에 둬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과 영화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 터, 저자의 노력에 감사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의 「프롤로그」에 쓴 글에서 이 책의 성격 및 발간 의지가 노정되고 있다.

"책에 수록된 많은 영화 중 특히 삶의 사유들을 제공한 영화가 몇 개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메멘토〉라는 영화입니다. 〈메멘토〉를 통해 기억을 잃은 채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깊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함을 통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일부밖에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의 본질을 알 수 없는 상태가 과연 실존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아간다면, 기억을 잃은 상태와 같아질 수 있습니다. 그럼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몇 백 년, 몇 천 년이 지난 고전 소설이 여전히 읽히듯,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는 만들어진 시기와 상관없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영화가 역사, 철학, 문학을 다룬 인문학 도서 못지않게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감상자의 통찰력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얻은 감동과 통찰들은 수만 권의 독서를 통해 쌓은 세상에 대한 지식에 비기는 수준이라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날마다 새로운 영화가 제작되어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만큼 무엇이 재밌고 감동을 주는지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통찰력을 넓혀주었던 영화들을 엄선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이유이다. 저자는 책을 읽는 중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가 나온다면 반드시 감상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200편의 영화를 전부 다 본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200편의 영화를 8개 테마로 분류했고, 차례에 배치함으로써 '찾아보기'를 충실하게 장치했다. 독자의 취향대로 테마를 정하고 영화를 선택해 밑줄을 그어놓고 '다시보기'를 한다면 이 책의 활용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소설에 명문장이 숨어 있듯, 영화에도 명대사가 있다. 때로는 감정에 푹 빠지게 되고 때로는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명대사, 명언을 이르는 말이다. 영화의 내용과 그 속에 등장하는 주옥 같은 대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감성과 통찰력이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독자들은 책에서 소개한 영화 이외에도 영화들을 접해왔고, 앞으로도 많은 영화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영화 속에는 재밌는 줄거리와 화려한 영상미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삶을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기도 하다. 세상을 5도만 비껴보면 많은 것들이 보인다. 그 속에서 스스로만의 것들을 얻을 수 있기를 저자는 바란다. 책을 읽고 영화의 내용을 파악하고 명언을 통해 생각을 하는 것을 넘어서 더욱 더 깊은 사색과 통찰에 잠기는 것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놓은 것이다.

 


 

영화를 본 후 누구나 한 번쯤은 멋진 대사를 되뇌어보고 또 적어 놓기도 한다. 기억해 나중에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 책은 그 기억을 되살릴 훌륭한 텍스트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독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테마별로 영화 200을 나누었다. 잘 활용하면 자신이 글을 쓸 때나 지인과 대화 중에, 혹은 강연 중에도 사용할 수 있다. 소설에 비해 명문장은 적지만 명대사는 못지않다. 이런 명대사는 대부분 우리 일상에 그대로 녹여내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짧고 간결하며 뜻을 전달하는 데 강력한 힘이 있다.

상대방이 내 말을 기억하기 좋게 하기 위해 적절히 사용한다면 효율성을 높이기에 충분한 것이 명대사들이다. 영화는 소설에 비해 전달력과 호소력이 강렬해(영상이어서) 파급 속도나 효과가 일시적이지만 매우 크다. 영상물의 매력일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기록해놓거나 책으로 남겨 놓지 않으면 유행처럼 밀려왔다 밀려나간 후 다시 잘 찾지 않는다는 시한성이란 점은 아쉽다. 그렇다고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다. 명화의 명대사는 다른 어떤 매체나 책에서 많이 인용하는 일이 많아 수명이 문학 작품 못지않게 길 수도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왔던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를 예로 든다. 만약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룬다면, 갑자기 죽음이 닥쳐왔을 때 후회하게 되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 '키팅 선생님'이라는 훌륭한 멘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엄격한 학교에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그와 함께 고전 시를 읽으며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이 영화에서 나온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어구가 나온다. 이 귀절은 사실 라틴어이다. 라틴어라서 별로 쓰이지 않던 말이 영화를 통해 재탄생하는 생명력을 얻은 것이다. 2,000년 전 세계 최대 제국 로마를 건설하고 세상을 지배할 때 로마 귀족들 사이에 많이 쓰인 귀절이라 한다. 이런 식으로 1,000개의 문장을 영화를 통해 모았다니 저자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지식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무언가 문장이 그리울 때, 어느 장소에서 활용할 만한 문장이 필요할 때, 옛 기억 속의 영화를 떠올려보고 싶을 때 이 책은 그런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 속의 장면을 떠올리는 것은 새로운 방법의 힐링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PART 1〉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

〈PART 2〉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PART 3〉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

〈PART 4〉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명대사

〈PART 5〉 지친 마음을 힐링해 주는 명대사

〈PART6〉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명대사

〈PART7〉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명대사

〈PART8〉 내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

 


 

카르페 디엠이라고 얘기한 것처럼 유한한 삶을 '내 것으로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신념을 확고히 지키며 순간을 소중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스스로의 기준보다는 사회가 이야기하는 기준을 따르고는 한다.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성공의 기준이 결코 정답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 삶을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다보면 남는 것이 무엇일까? 나의 기준을 좀 더 살피고 나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책이어서 더욱 반갑다.

 

저자 : 김태현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현명한 지식과 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사유하고 탐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왔고,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삶과 인생 관점의 변화를 통한 삶의 지식과 지혜를 추려내어, 사람들의 삶에 좀 더 긍정적이고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 대기업 근무, 사업가, 작가, 대중강연, 대학출강, 탐험가, 명상가 등 다양한 인생경험을 하였으며, 대학 및 대학원에서 역사와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저서로는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 속 명언 600』,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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