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한의사 - 마음까지 살펴드립니다
권해진 지음 / 보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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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부터 동네의원에서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상담·교육 등을 제공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동네의원의 본래 기능 수행 및 만성질환 증가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공모해 선정한 후 본격 실시에 들어갔다. 당시 뉴스에 따르면 시범사업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그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다양하게 시행돼 온 만성질환관리 사업의 장점을 살려 단계적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우선적으로 통합 가능한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과 만성질환 관리 수가 시범사업을 통합·연계하는 모형을 제시했었다.

사업 주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시행 3년 차를 맞은 동네 의원 중심의 이 사업이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과 교육을 기본으로 하는 일차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 전달 체계 개선, 그리고 환자 감소로 인한 동네의원의 경영난 해소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이 사업은 주로 약 처방을 하는 기존의 의료 서비스와 달리 간호사나 영양사 등 케어 코디네이터나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식습관과 운동에 대해 교육하고 상담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자체 평가대로 긍정적 효과를 낸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만큼의 성과를 냈는지는 참여 의사들의 경영과 관계된 부분이라 열악한 동네 의원은 간호사나 영양사의 적절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현황을 분석해 결과를 최근 공개했는데 적정 인력 배치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의하면 참여기관의 병의원의 평균 인력은 의사 1.4명, 간호조무사 2.4명, 간호사 0.6명 수준이었다. 또 888개 참여 기관 중 간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228곳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한 반면, 간호조무사를 보유한 기관은 전체의 94%(831개)에 달했다. 환자 유치와 병의원 경영을 보조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 이 시범사업이 아직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사업에 왜 한의원은 대상에서 빠졌는지, 아니면 신청 한의원이 없는지 아쉬움이 있다. 만성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치료에 한의원이 부적절한지는 독자로서는 알 수 없어 더 문의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안타깝다.



이런 차이점은 있지만 작은 동네에서 한의원을 개업한 후 꾸준히 동네의 장기 환자들은 물론 새로 온 환자들에게도 특유의 친절을 베풀며 진지하게 소통하는 화제의 한의사가 책을 냈다. 최근 자신의 동네 한의원에서 일어나는 상담, 진료, 치료, 소통 등을 책에 담아 발간했다. 작은 동네 한의원 원장 권해진이 만난 환자들 이야기 『우리 동네 한의사-마음까지 살펴드립니다』는 저자 권해진 한의사는 10년 넘게 한 자리에서 동네 한의원을 꾸리며 꾸준히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환자들을 돌보며 끊임없이 배워 나간다.

때로는 동네 환자들과 수다를 떨며, 때로는 병과 몸에 대해 진지하게 소통하며 환자들의 몸을 살뜰히 돌보고 마음까지 살핀다. 의사의 입장이 아니라, 환자의 처지에서 병을 살피고 치료하는 이야기를 통해 내 몸과 함께 마음도 함께 돌보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우리 동네 주치의'를 넘어 보호자이기도, 때로는 친구이기도 한 기록들이다. 월간지 〈개똥이네 집〉과 〈작은책〉에 4년 반 동안 인기리에 연재한 글 가운데 40편을 가려 뽑아 책으로 묶었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수술을 하거나 약을 먹으라고 한다. 약을 먹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또 다른 약을 먹으라고 한다. 환자들은 내 몸이 왜 이런지,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지 자세한 설명과 치료 방법을 듣기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대기 시간 30분, 진료 시간 3분, 의사들이 만나는 수많은 환자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책의 저자 권해진 원장은 한의원에 찾아온 환자가 왜 아프게 되었는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약을 먹는 것 말고 평소에 어떻게 내 생활을 바꾸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며 환자를 대하는 한의사라고 한다. 저자는 한의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서 자신을 찾아온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한의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환자에게 한의원 치료를 믿고 따라올 수 있게 설득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소문난 명의보다 동네 가까운 곳에 환자 말을 잘 들어 주는 의사가 명의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환자를 대한다.



권해진 원장은 십 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동네 주민들을 한의원에서 만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치료를 받을 때 한의원 대기실에서 만화책을 보며 기다리던 어린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어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도 보게 되고, 정정하던 동네 어르신이 나이가 들어 걸음걸이가 어색해져 한의원에 찾아오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 책은 한의사 권해진 원장이 동네에서 만난 환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하며 환자들을 치료하고 동시에 환자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워 나간 기록이다. 저자는 환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어떤 말도 꺼낼 수 있게 한다. 몸이 아파 찾아오는 환자들이 침 치료를 받지 않으려 하면 마음을 먼저 보듬어 준다. 마치 수다를 떨듯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고 환자의 마음을 들여다봐 주면 환자들도 침 치료를 더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고민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읽은 책을 추천해 주거나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환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치료를 하니, 온 가족이 믿고 맡기는 ‘가족 주치의’, 동네 사람들이 한의원에 와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우리 동네 한의원’이 됐다.



이 책의 1장은 저자 권해진이 동네 한의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한의사로 살아가는 법, 어떤 마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소통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글을 모았다. 2장에서는 누구나 흔히 앓는 ‘감기’나 ‘설사’, ‘비염’ 같은 몸 안에서 벌어지는 내과적 질환으로 만난 환자들 이야기를, 3장에서는 목이나 허리 ‘디스크’, 발목 ‘염좌’나 ‘발가락 통증’처럼 몸 밖에서 생기는 외과적 질환으로 만난 환자들 이야기를 다루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생활동반자법’이나 ‘무상의료’ 같은 의료 이슈를 비롯해 마음을 보듬으며 몸의 병을 치료해 나가는 환자들 이야기를 모았다.

건강을 다루는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쉽고 편하게 건강 상식과 한의학 정보를 알려 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권해진 원장이 만난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생활 속에서 스스로 내 몸을 살피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환자들이 흔하게 겪는 ‘설사’나 ‘재채기’에 간단하게 누르고 마사지를 하며 병증을 다스릴 수 있는 혈자리를 그림으로 자세하게 일러 준다. 또 쌍화탕이나 매실, 우황청심원 등 둘레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민간요법이나 약재에 대해서도 ‘진료보다 수다’라는 별도의 메모처럼 따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을 자세히 알려 줌으로써 의료 상식과 잘못된 의료 상식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식견을 높일 수 있게 돕는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건강을 찾고 지키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장기간 환자를 치료하고 그 가족과 유대를 맺고, 그 모든 역사 안에 가족이, 그리고 주치의 한의사가 함께 회복해 가는 것이 아름답다." 월간지 〈개똥이네 집〉 독자의 말처럼 우리동네 주치의로도, 우리동네 한의원으로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저자 : 권해진

대구한의대를 졸업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교하’에서 작은 동네 한의원을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 연년생 아들딸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오면 소생한다’는 뜻을 가진 한의원 이름은 한문고전을 가르쳐 준 서당 선생님께서 지어 주셨다. 한의원 이름처럼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자기 건강을 이야기하고 나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을 좋아해서 한의원에 ‘교하도서관의 서재’를 마련해 두었다.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하는 책모임도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책을 읽다 보니 환자들과 만난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되었다. 깨끗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아 텃밭을 가꾼다. ‘파주환경연합’ 공동의장으로 지역사회 활동도 꾸준히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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