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책 - 나도 모르게 나를 힘들게 하는 10가지 생각 버리기 연습
오언 오케인 지음, 정지현 옮김 / 갤리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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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外柔內剛)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풀이로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마음속은 꿋꿋하고 굳세다는 것을 이르는 말(한자성어)이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지만 속마음은 실제로 단단하고 강하다는 뜻으로 내강외유(內剛外柔)라고도 한다. 이 말은 남들에게 부드럽고, 자신에게 단호하게 대한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즉 자기를 단련하여 굳센 내면을 가진 사람은 남에게 부드럽게 대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독자도 마찬가지지만 예부터 사람은 모름지기 수양을 쌓을 때 외유내강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배웠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때는 남을 대할 때와 달리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런 말을 배우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 말을 만들어낸 중국과 그 주변국들이 어린 아이들을 가르칠 때 주로 인용해 쓰는 말이다. 이 말은 큰사람이 되기 위한 기본적 소양을 말하는 것이다. 서양에도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를 한참 배울 때는 속담처럼 쓰는 말은 없었던 듯하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 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개인 수양을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유효하다.

 


 

서양의 현대 심리학자들은 오히려 이와 반대로 가르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책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책』의 저자 오언 오케인은 우리가 앞서 말한 유형 외유내강형의 사람에게는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남들에게 관대하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한 사람이 있다. 매일 밤 지난 일을 복기하며, 작은 실수 하나에도 며칠을 자책하지만, 타인에게는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들. 무던해 보이지만 이런 사람들일수록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다.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오래 방치하다 문제가 심각해지고서야 심리상담실을 찾는다.

25년간 수백 명을 상담해온 영국의 심리치료사이자 마음챙김 상담가인 오언 오케인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심리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독자는 약간의 혼란을 겪었으나 곧 평온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마음 치유가 먼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지 수양을 통해 마음이 굳센 사람들이 외유내강의 단련법을 이용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마음 감옥’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드라마틱한 제안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은 유독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현재의 일과 가족,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이 남다르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어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 나쁜 생각 습관, 마음 습관을 없애고, 상쾌하고 홀가분한 기분을 일상에서 누리는 해법을 제안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심리처방은 명쾌하고 효과적이다. 별다른 준비 없이 10분 안에 바로 실천해볼 수 있는 방법이 각 장마다 꼼꼼하게 담겨 있다. 후회와 불안과 걱정이 많아 고민인 독자들에게 진정한 나로 마음 편히 살아가는 법을 제안하는 심리책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더 이상 '나쁜 심리 습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자신의 문제를 바로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습관이 되어버린 부정적인 생각을 스스로 알아채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내담자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여 스스로를 진단할 수 있도록 이끈다.

 


 

그가 상담한 사람들은 이기적이기보다는 이타적이었다. 남들에게 잘해주려 애쓰고 자기 일도 잘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사람들일수록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저자는 이렇듯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문제들은 대개 ‘나쁜’ 생각 습관, 마음 습관에 기인하며, 우리가 나쁜 심리 습관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 생각을 뒤돌아볼 잠시의 여유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마음의 여유 공간 만들기’다. 그는 이미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는 이들에게 과거를 잊으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사건을 명확하게 끄집어낼 것을 권한다. 문제의 사건을 바로 마주하고 ‘확실히 후회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처방한다. 또 종일 걱정이 끊이지 않는 사람에겐 ‘하루 10분 걱정 시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음의 여유 공간이 생기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여유가 생겨난 만큼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고 인생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힘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내보내는 것. 그 과정에서 생각의 빈틈을 찾아내는 ‘내려놓기의 기술’, 이것이 저자가 제안하는 심리처방의 핵심이다.

그가 말하는 내려놓기의 기술을 터득한다면, 우리는 마음의 짐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모습과 내가 원하는 인생에 한걸음 다가갈 용기를 가질 수 있다. 그가 제안하는 ‘내려놓기의 기술’은 아주 간단하고도 명확하다.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안내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에는 원인 제거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듯이, 저자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함께 짚어나가며 문제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것은 언제든 바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가 제안하는 심리처방은 별다른 준비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나를 마주할 10분의 시간’과 ‘노트 한 권’이면 충분하다.

 


 

그는 ‘걱정 시간 만들고 노트 써보기’, ‘나를 위한 경계선 목록 적어보기’ 등 실제 손을 움직이며 행동하는 방법들을 여럿 제안하는데, 습관은 몸이 기억한다는 말처럼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건강하고 긍정적인 심리 습관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새로운 시작을 꿈꿀 때마다 과거의 실패가 내 발목을 잡는다면 ‘1장 이미 지나간 일을 깔끔하게 잊는 법’을,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인간관계가 고민이라면 ‘5장 지옥을 천국으로 만드는 관계 정리법’을,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돼 한숨만 는다면 ‘10장 남부럽잖게 현재를 사는 법’을 살펴보자.

뒤끝을 남기지 않고 제대로 후회하는 방법부터 남들이 절대 넘볼 수 없는 나만의 경계선을 세우는 법, 현재를 살게 하는 10가지 교훈까지 내가 나를 지치게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펼쳐본다면 당신이 짊어진 마음의 짐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도 이 책이 각 장에서 말하는 제목만을 써놓고 매일 외우면서 내용이 필요할 때는 곁에 둔 이 책을 수시로 꺼내 보면서 수양을 쌓아갈 각오다. 동양과 서양, 습관이나 문화가 다르지만 사람되고 훌륭한 인격체로 거듭나기 위해 하는 일은 같다. 평온한 마음으로 수양을 쌓고 단련해야 큰 마음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평온한 마음이 되기까지의 개인적 노력을 세세하게 지적하고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 오언 오케인(OWEN O’KANE)

 

‘조금 더 행복한 삶’에 다다르는 법을 25년간 연구하며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꾼 영국 최고의 심리치료사이자 마음챙김 상담가. 의학과 심리치료를 공부한 그는 후회, 걱정, 불안과 같은 현대인들의 정신적 고통의 원인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심리치료사로 정평이 나 있다. 내면의 불안을 잠재우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명상법을 소개한 책 『텐투젠(TEN TO ZEN)』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유년시절을 북아일랜드 분쟁지역에서 보내고 정체성 혼란의 성장통을 지독하게 겪은 그는 누구보다 내담자의 삶과 고충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심리치료사로 성장했다.

수백 명의 내담자를 만나온 그는 각자 사연은 달라도 모두 같은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도전을 꿈꿀 때마다 나의 발목을 잡는 과거, 뜻대로 안 되는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걱정 등 아무도 모르게 일상이 되어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생각을 10가지로 정리하고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했다. 오늘부터 당장 행복해지는 마법은 없지만, 스스로를 마주할 단 10분의 시간만 있다면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는 현재 런던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고통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고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역자 : 정지현

 

스무 살 때 남동생의 부탁으로 두툼한 신디사이저 사용설명서를 번역해준 것을 계기로 번역의 매력과 재미에 빠졌다. 대학 졸업 후 출판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현재 미국에 거주하면서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는 『타이탄의 도구들』,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마음챙김으로 불안과 수줍음 치유하기』, 『나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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