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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주식사전 - 2030 유망 업종과 종목을 단어로 이해하는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독자는 재테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부동산이나 거의 모두 한다는 주식 투자도 한 적이 없고, 관련 공부를 해본 적도 없다. 부동산은 투기고 증권은 투자다는 말이 있고 경기가 호황일 때 주식이 꽤 인기가 있었다고 하던데도 주식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 여윳돈이 없어 그렇기도 했고, 돈을 버는 데는 영 자신도 없고, 나중에는 관심도 없어서였다. 돈 관리도 독자가 한 적이 없으니 당연히 어디에 투자한다든지, 돈을 조금 불려야 한다든지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는 잘 사는 데에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벌어서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우리 식구 먹고 살 만하면 됐지."라는 생각이었다. 직장 생활 20년이 되도록 재테크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라면 더 관심을 둬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이들로부터 '거짓말'이라고 불신도 받은 적이 있지만 도무지 투자든 투기든 돈 버는 일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직장 생활을 그만큼 더 열심히 했는지 직장에서의 대우는 괜찮았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늘 동료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받은 것 같다. 성과급이랄까. 사장이 따로 챙겨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 루트를 통해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직장 생활에 만족하고 급여만으로 생활하다보니 적게 받은 동료보다 사는 것은 좀 뒤떨어졌다. 집들이 가서 확인한 것이지만 아파트 평수가 독자보다 훨씬 컸다. 가격도 당연히 높았다. 입사 동기였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주식을 해서 의외로 적지 않은 수입을 챙겼다고 한다. 또 부동산도 집을 두세 번 이사하면서 불렸다고 한다. 그렇게 쉽게 큰돈을 벌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불과 5년 전쯤 얘기다.
이젠 노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공부도 하고 대비도 해야 할 때다. 그러나 지금까지 외면해온 주식이나 부동산 등 일반적인 재테크는 자신이 없다. 그러다 생활은 연금으로 하고 퇴직금을 증권에 투자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동료로부터 들었다. 자신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며. 주식 관련 책을 한두 권 사봤지만 쉽지 않았다. 금세라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은 심어주는 책은 많지만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경계심을 주는 책은 적었다.
처음부터 배우려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복잡했다. 지금까지 투자한 사람들은 다 공부를 하고 주식을 시작했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다.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그냥, 남들 하는 대로 해봤다 수익이 의외로 많이 난 것에 투자해 운이 좋았다."가 한결같은 답변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신경을 쓰며 기회를 보고 있다.
얼마 전 그 친구가 삼성전자 주식 관련 얘기를 해주던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 친구는 완전히 '주린이'라고 놀리듯 웃었다. 어차피 대학 입시처럼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공부가 아니니 천천히 그리고 자신감이 들 때까지 책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용어를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중도에 포기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빅데이터 주식사전』이 손에 들어오고부터는 달라졌다. 말 그대로 사전이어서 사전적 역할을 위해 출간된 책이지만 어렸을 때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영어사전을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묘한 자신감도 생겼다.
일목요연하게 키워드만 나열하고 풀이한 책이지만 잘 만들어져 수시로 이용할 수 있고, 백과사전 식으로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돼 있어 쉽게 읽힌다. 한 번 쭈욱 읽어 개괄적인 내용을 살피고 다른 책을 읽을 때 필요하면 찾아볼 수 있도록 곁에 두고 활용해야겠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투자그룹 전문가 8명이 공동집필했다. 아마 섹터별로 전문인이 맡아 집필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작년의 주식 시장 평가를 해놓은 게 인상적이다. 2020년 주식시장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여전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했음에도 끝없는 우상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5월 이후의 일이고, 그 이전에는 금융위기, 리먼브라더스 때의 공포감으로 물들어야 했다.
작년 주식시장은 벌지 못한 사람은 바보라는 평가를 받기에 적절해 보였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겁 없는 사람이 돈을 벌었다. 오랫동안 주식을 해온 사람은 오히려 공부한 덕분에 보수적으로 투자에 임했고, 반대로 주식시장에 막 발을 디딘 투자자들은 이미 고점이라는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마침 ‘동학농민운동’의 주식판인 ‘동학개미운동’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코스피 3,000을 돌파하는 역사도 쓰여졌다.
2021년 초만 해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우리는 불안감을 감지해야만 했다. ‘작년 같은 장이 올해도 펼쳐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말하려는 내용은 손에 잡힌다.
이 책을 선택할 때 서문에 쓰인 ''초보 투자자를 위한' 책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책 홍보용 안내에도 나와 있다. 책에 따르면 안 그래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던 주식시장은 5월 들어 공매도까지 시행되면서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이게 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한 시장에서 가장 불안해 하는 건 바로 초보 투자자다. 기업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고,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하기에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 이 책은 그런,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개인 투자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보통 주식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탑다운, 바텀업을 언급하는데 산업(숲)을 먼저 보고 종목(나무)을 깊이 있게 보든, 종목(나무)을 먼저 보고 산업(숲)을 조망하든 둘 다 알아야 한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초보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종목 고르기다. 이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니 공부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 주식시장을 이끌 트렌드 섹터(산업) 9개를 선정하고 그에 알맞은 단어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300여 개 추출해 구성했다. 낯선 단어가 대부분이지만 초보자인 독자도 알아듣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더불어 각 키워드와 관련된 단어들과 종목도 나열함으로써 보다 초보자가 키워드와 가까워지게끔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단어들을 정리하면서 따뜻한 조언의 한마디를 실었다. 전체 주식시장을 조망함과 동시에 투자에 신중을 기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주식은 예금, 적금과 달리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 책은 그 위험도를 낮춰 주고 안정감을 보다 높여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