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걱정의 힘 - 불안을 기회로 바꾸는 극적인 전략
정우석 지음 / 더난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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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걱정 인형'이 우리나라에서 열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잠자리에서 걱정하면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고, 오래 지속돼 습관화되면 불면증을 넘어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잠자리에서 걱정이나 고민은 누구나 원하지 않는다. 하루 생업 전선에서 시달리다 편하게 심신을 안정시키고 잠을 잘 자야 내일 또 좋은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으니 누구나 숙면을 위해 잠자리 걱정은 하지 말아야 할 '쓸데없는 일'이다. 한 번 걱정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다. 그러면서도 들러붙어 갈 생각을 좀체 하지 않는 달갑잖은 손님이기도 하다. 걱정이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걱정은 아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 내일은 무슨 신 나는 일이 벌어질까, 하며 곯아떨어져야 하는 게 아이다. 어린 아이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 안타까움이 중부 아메리카 과테말라(Guatemala)에서는 ‘걱정 인형’을 낳았다고 한다.

걱정 인형은 "걱정일랑 내게 맡겨. 그리고 너는 잠이나 자."라고 속삭인다. 듣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그 듬직한 역할 덕분에 걱정 인형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 걱정 인형은 옛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중부 아메리카의 과테말라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인형이다. 이 인형을 보험회사에서 판촉을 위해 퍼뜨린 게 붐을 일으킨 것이다. 걱정 인형 붐이 일어날 정도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잠자리가 그닥 편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 책 『흔들리지 않는 걱정의 힘』에서 걱정은 앞서 말한 부정적인 걱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걱정하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해 문제 해결과정의 하나로 '걱정'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 정우석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결코 떨쳐낼 수 없는 ‘걱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기업의 리더는 물론 보통 사람들도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걱정 활용법’을 가르쳐준다. 이 책은 불안을 조장해 ‘걱정’을 판매에 이용하는 기업의 마케팅 기법과 사람들의 불안감을 여론 형성에 악용하는 사례를 파헤치고, ‘걱정’이 개인과 조직을 파괴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동안 ‘긍정의 힘’에 밀려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걱정의 힘’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걱정을 통해 미래를 슬기롭게 대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예측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방법도 차근차근 알려준다. 올바른 걱정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얻으려면 ‘현실 점검’, ‘상황 파악’, ‘목표 발견’, ‘집중 질문’으로 이어지는 걱정 전략 4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다가올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고 각 상황별로 끊임없이 걱정한 후 대책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하는 저자가 직접 개발한 걱정을 통해 미래를 계획하는 방법, 즉 '걱정 전략 4단계'를 따라하다 보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고 좀더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팬데믹으로 온 신경이 쏠려 있는 가운데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미 진입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다. 그렇다고 코로나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집콕하면서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이에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이 바로 ‘걱정의 힘’을 발휘해서 미래의 불안을 체크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순간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걱정을 한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걱정하면 심리적·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점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똑같다. 저자는 걱정을 “다가올 부정적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까 두려워 미리 시뮬레이션(사고실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 과정 자체가 불안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런 차원의 걱정은 다가올 상황을 상상해보고 해결책을 찾게 해주는 강력한 순기능을 가진다. 심지어 제대로 하는 걱정은 혁신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힘까지 있다. “걱정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놀라운 창의성이 발휘된다.” 이 책은 개인적인 고민부터 가족, 동료, 회사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사람, 온갖 걱정을 혼자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걱정을 자신이나 회사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창의력까지 끌어올리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을 하지만 실천하는 데 있어서는 적잖게 '걱정'된다. '걱정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늘 걱정을 없애거나 회피하는 데만 힘썼지 문제 해결 과정에 사용하려 해본 적이 없다. 저자는 이제부터 걱정은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걱정을 경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걱정에 끌려다녀서는 결코 문제 해결도, 좋은 결과도 장담할 수 없을 터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개인과 조직이 걱정을 어떻게 다루면 탁월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지 탐구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걱정이 어떻게 비지니스의 무기가 되는가'를 설명한다. 직장인이나 기업의 리더는 물론이고 개인의 삶에도 충분히 응용해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논리는 명쾌하다. "우리의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사회 구조를 혁신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내가 마주할 미래만이라도 통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 미래의 불안을 해소하는 주요한 방법이 걱정이다. 걱정을 제대로 한다면 미래는 희망찬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로 저자는 걱정은 불안을 덜기 위해 인간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라고 보고 있다. 누구도 걱정 없이 살아가지 않는다. 저자는 사람마다 지닌 직선적·통합적 사고방식과 자기효능감 수준에 따라 햄릿형, 돈키호테형, 아인슈타인형, 셜록홈즈형 4가지 걱정 스타일이 있다고 분류한다. 직선적 사고가 강하고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돈키호테형 걱정을 하고, 직선적 사고는 강하지만 자기효능감이 낮다면 햄릿형 걱정, 자기효능감은 낮지만 통합적 사고가 강하면 아인슈타인형 걱정, 자기효능감도 높고 통합적 사고도 강하면 셜록홈즈형 걱정을 한다. 다소 논리적으로 견강부회한 점이 발견되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러 저자 자신이 만든 조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각 유형에 따른 특성을 책에 기술했다.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특히 저자는 미래의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기업의 리더라면 『흔들리지 않는 걱정의 힘』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과 ‘긍정의 힘’에만 기대고 전략을 짜면 희망사항만 가득한 장밋빛 시나리오에 집착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런 경우, 기업은 언제 위기상황에 빠질지 모른다는 것. 탁월한 리더라면 불확실한 사항들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최악의 결과까지 예상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뛰어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걱정은 기피의 대상이 아니다. 전략(strategy)의 대상이자 동시에 갈고 닦아야 하는 기술(skill)이다. ‘걱정의 힘’을 키운다면 내일을 알 수 없어도 결코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 : 정우석(미래변화연구소 소장)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부소장 및 미래예측전략전문가 아카데미 과정의 수석 강사로 활동했다. 삼성첨단기술연수소, 포스코경영연구소, LG그룹, GS건설, SKT, STX 등 대기업 임직원들 대상으로 미래예측과 트렌드 분석을 지도했다. 전경련 ‘미래창조혁신 최고위과정’,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인재경영 및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숍도 진행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경영정보대학원 석사를 받았으며 단국대학교 경영학 박사를 수료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15년 가까이 ‘미래’와 ‘변화’ 그리고 ‘인재’에 천착해왔다. 그러다 개인적 굴곡을 겪으며 ‘걱정’이라는 키워드에 사로잡혀 ‘걱정하지 않는 법’에 골몰하다 오히려 ‘걱정하는 법’에 몰두하게 됐다. 지금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유기체적 초연결 사회’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 사회가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어떻게 바꿀지, 또 어떤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나타날지, 그 속에서 무슨 기회와 위기가 숨어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 현재는 미래형 창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코리아101’의 비전 사업실 본부장으로 활동하며 함께할 지성을 찾고 있다. 함께 지은 책으로 《10년 전쟁》, 《부의 정석》이 있고 ‘걱정의 힘’이라는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JUBRIEL)를 운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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