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 - 당신과 나누는 이야기 대화의 희열
아이유 (IU) 외 지음 / 포르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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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그러나 서로 경쟁하는 사회가 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이같은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가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어쩌면 내 인생은 ‘조연’이 아닐까, 혹은 이류(二流)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꼭대기가 아니면 어떤가.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를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알고 살면 그만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따라가며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하는 일은 ‘진짜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 『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를 읽으며 서로 돕고, 서로 나누고 사는 사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적잖게 생각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사회의 세평을 '최고'라고 받는 사람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정말 치열하게 살고 이룬 성과에 대한 일종의 '특혜(?)'일 뿐 그 이상의 가치를 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으니 거기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면 1등이 되고, 최고가 되는 사람을 부러울 일도, 질투할 일도 없다. 오히려 그들의 삶의 과정을 힘 안들이고 배운 느낌에 마음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어부들은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갈 때 고기를 많이 잡기를 원한다. 그러나 나갈 때 마음먹은 대로 항상 고기를 많이 잡는 것은 아니다. 그날 잡은 잡은 고기 양이 적다고 불평하고 불만하는 어부는 없다. 그저 단순하게 "다음에 많이 잡히겠지 뭐."가 끝이다. 어부들의 말은 한결같다. 고기 잡는 어부들은 누구와 경쟁하지 않는다. 게을러지려는 자신과의 싸움이 경쟁의 전부다. 많이 잡히는 날도 있고, 적게 잡히는 때도 있다. 불평 불만을 말한다고 고기가 어망 안으로 들어오진 않는 법, 이미 어부들은 그 섭리를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KBS 〈대화의 희열〉에 출연한 11명의 유명 인사가 나눈 대화를 엮은 글이다. 대화의 순간이 가진 힘은 매우 크다. 이들은 이 대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독자에게 나누며, 인생의 방향을 돌아본다. 아이유는 인생의 밀도를 채우기 위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가진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확신하고 뜸을 들이기 위해 가끔은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바닥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 할 때가 있다. 어느 시점에서는 잠시 매무새를 다듬으며 균형을 잡을 타이밍도 필요했다.”고 말한다. 삼십여 년을 음악이라는 섬에 갇혀 살았다고 고백한 성악가 조수미는 우연한 계기로 본인이 그동안 음악이라는 섬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그 섬에서 벗어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지코는 평범함을 빛내고 나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 이정은은 길었던 혼자만의 시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법을 터득했다. 배철수는 자신의 길을 걸으며 긍정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으며, 이수정 교수는 조금 더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을 고민했다. 박항서 감독은 인생의 큰 굴곡 속에서 다른 방향과 기회를 생각했고, 리아킴은 앞만 보고 질주하던 자신의 목표를 돌아보고 새로운 지표를 정립할 수 있었다. 21년이라는 긴 기간을 무명으로 지낸 김숙은 내 마음이 편한 인생 설계를 해야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와 정치인을 오가며 가파른 굴곡을 겪었던 유시민은 이제 웃으며 훌륭한 삶보다는 나에게 맞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대화는 독자에게 ‘인생의 방향’을 어디로 향할지 영감을 주는 좋은 단초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프로그램을 맡았던 신수정 PD는 「프롤로그」를 통해 "평생 접점이 없을 줄 알았던 사람과 뜻밖의 만남을 통해 나의 세계가 넓어지고 닫혀 있던 문 하나가 열리는 기분, 누구나 그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에 남모를 희열을 느껴봤을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 프로그램이 모르는 사람과의 짧은 대화에서 맛보았을 기쁨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멀게만 느껴졌던 사회 유명 인사들에의 삶의 모습과 그동안의 애환을 들으며 푸근한 마음이 되는 즐거움을 맛본다.

 


 

모두 11명의 인사가 등장하는 이 책의 몇 분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여기에 적어본다. 물론 독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다 적지 뭇한 무례를 용서하기 바란다. 사회의 어느 영역이나 고착화되어 있는 관행들이 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이미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고 따르는 관행돌. 익숙하고 안정적인 방식을 수용하면 그만큼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에 대붑분의 사람이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관행은 이어가게 된다. 어린 나이에 가요계에 데뷔해 천부적 재능에 무한 노력을 하는 아이유는 대한민국 최고 가수 반열에 오를 만한 노력을 했다. 다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아이유는 음원 공개를 강행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주위의 우려를 무릅쓰고 강행한 이날 '1위'라는 성적표와 가을 아침을 만끽했던 리스너들의 반응이 대박이었다고.이 일에 관해 아이유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굳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이미 입증된 안정적인 경로를 따라갈 수 있지만, 그럼에도 굳이 변화하고자 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막상 관행에서 벗어나 이상적이고 새로운 것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은 기존 시스템을 바꿀 힘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선택할 수 있는 힘이나 영향력을 가진 누군가가 손해를 조금 감수하더라도 금기를 깨고 변화를 시도해 준다면, 세상은 아주 조금씩이나마 달라지지 않을까?"

- 아이유 「어느 순간에는 잠시 매무새를 다듬어야 해요」 중에서

 


 

세계적인 클래식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으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이자 인류의 자산'이라는 찬사를 받은 조수미는 그 어떤 악기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프리마돈나이자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소프라노다. 그래미상, 푸치니상, 황금기러기상 등을 휩쓸며 최고의 반열에 오늘 스타 성악가이다.

그도 혈혈단신 유럽으로 건너가 음악수업을 하고 역경을 딛고 완전할 때까지 노력하는 그의 성격에 힘입어 열정적인 연습과 활동을 거듭했다. 그것이 오늘의 조수미가 있게 된 원인다. 신이 목소리를 주기는 했지만 그 목소리를 최고의 예술로 만드는 데에는 조수미의 열정과 노력이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다.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해 외면하던 세계와 소통하기 시작하니 또 다른 삶의 기쁨이 다가왔다. 이렇게 적당히 하는 법 없이 온 힘을 다해 살아온 매 순간은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버겁고 때론 괴로울 수 있는 순간조차 조수미에게는 모두 값지고 소중한 날들이었다. 자신에게 스며든 음악의 기적을 무대에서 펼쳤듯, 오늘도 조수미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기적으로 가 닿고 있지 않을까. 음악은 언제나 알맞은 자리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하니 말이다."

- 조수미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행동하세요」 중에서

 


 

어릴 때부터 1등이 부럽지 않았다던 김숙. 방송 21년의 무명생활을 거친 그는 이제 겨우 누군가가 알아봐준다. 그는 성공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만이 인생의 최고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21년의 무명 생활을 견뎌낸 원동력이다. 그리고 그의 집념에 가까운 열정은 작은 보상을 가져다 준다. 이전보다 더 많은 무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그가 진심으로 바라는 바다. 그는 천성이 무대인이다.

햇볕을 바로 받는 나무는 뜨겁지만 나무 그늘은 시원하다. 누군가는 그늘에 선 사람을 보고 ‘빛을 받지 못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햇볕 아래보다 훨씬 더 마음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꼭 가장 빛나는 꼭대기에 오르지 않아도 좋다. 일단은 내 마음이 편해야 그다음에 하고 싶은 일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을 테니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누가 뭐래도 내 삶은 오로지 나만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설계할 수 있다. 김숙은 이미 그 길을 꾸준하게 걸어가고 있다.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 김숙 「내 인생의 주도권을 나에게 주세요」 중에서

 


 

이 프로그램의 MC이자 대화의 진행자 유희열의 뭔가 찡한 여운이 있다. 어떤 삶에도 정답은 없다. 삶에 정답이 있다면 그것은 인조인간의 삶이 아닐까? 유희열도 삶을 참 진지하게 살아간다. 깊은 생각과 집중하는 그의 삶은 늘 자국이 남는다. 노력이라는... 그래서 그가 좋다.

“우리는 늘 인생의 방향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때때로 그 답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곤 한다.

여기 11명의 편안한 대화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인생 해답의 실마리를 찾길 바란다.

어떤 삶에도 정답은 없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곳 역시 빛나는 수많은 길 중 하나다.”

- 유희열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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