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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교육 - 주요 개념과 논쟁에 대한 비판적 접근
에다 샌트 외 지음, 심성보 외 옮김 / 다봄교육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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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UN은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며 네 번째 교육개발목표의 일곱 번째 하위 목표로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일곱 번째 하위 목표에 세계시민교육과 함께 지금까지 논의되어온 국제이해교육, 평화교육, 포용적통합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이 모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에서도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세계시민교육을 중요한 교육정책 의제로 설정하고 학교 교육정책과 혁신의 주요 의제이자 내용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실제 우리나라 각 시도 교육청은 기존의 ‘시민교육’이나 ‘민주시민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교육 틀을 마련하고, 세계시민교육 교사를 선발하고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교재와 지도서를 발간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비정부기구들이 세계시민교육 강사를 양성하고, 일반인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등 ‘세계시민교육’을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교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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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위로부터의 세계시민교육 의제는 학교교육에 재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성과와 결과를 이뤄야 할지에 관한 논의는 오히려 불명확해진 것 같다는 게 교육 정책자와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더욱이 세계시민교육이 무엇인지와 관련해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개념과 활동의 방향을 제시한다. UN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한 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의제가 아직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형국이다. 이 책의 부제 ‘주요 개념과 논쟁에 대한 비판적 접근’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들은 세계시민교육의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못한 점과 너무나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 방향을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세계시민교육’은 무엇일까?
저자들에 따르면 서구를 초월해 탈식민화하면서 다원 보편적 세계시민성과 세계시민교육은 이른바 세계화와 함께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고, 이미 1990년대 중반 영국과 북미지역의 비정부기구와 학교 교육 과정에 등장했다.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은 인류의 보편 가치 세계평화, 인권, 문화 다양성 등을 폭넓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2015년 유엔 총회가 전 세계의 목표로 채택해 시행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국제 교육 의제로, 2030년까지 유네스코 및 유엔의 교육개발목표에 반영되었다.
‘세계시민교육’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국가라면, 그리고 그러한 국가에 속한 국민이라면 피할 수 없는 흐름일지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목격한 것처럼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결된 이상, 세계시민이라는 자격과 위치는 자연스레 부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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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공저자들에 따르면 오랫동안 ‘세계시민교육’을 연구 의제로 삼아 자료를 수집하고 논의를 꾸준히 이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고도로 추상적인 개념의 교육이론과 행위로서의 교육실천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시민교육의 다양한 의미와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범주를 정리했다.
그다음으로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모호하게 남아 있는 개념적 영역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실천적 영역에서 좀 더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논쟁을 이끈다. 이 부분에서는 핵심 자료로검토할 수 있는 4~5개의 문헌을 소개하고 간략한 해설까지 더해 독자에게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의 화룡점정은 ‘활동’ 부분으로, 강의실 수업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는 기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뚫고 연구와 논쟁을 확장할 수 있는 과제와 구체적인 실천까지 꼼꼼히 덧붙여 놓았다. 그것도 다양한 범주의 전 세계 교육기관에서 수집한 풍부한 예시, 사례 연구, 이슈 등을 간단한 문답식 질문부터 학술적 논쟁을 이끄는 질문 형식을 통해 각 장의 주제를 곱씹어보면서 세계시민교육 관련 논쟁을 포괄적으로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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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의 시민성 담론은 국경과 특정 문화의 변경을 뛰어넘어야 하고, 문화적 경계와 사회 계급적 경계를 넘나들면서 전 지구적 생태계의 공존과 공생 그리고 더불어 잘 사는 삶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공저자들은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세계시민교육’은 특정한 교수-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끼리 연결돼 더 큰 ‘우리’ 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토대이자 수단이 된다.
이 책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시민성과 교육의 쟁점, 나아가 실천 전부를 다룬 책은 아니다. 한 권의 책에 세계시민교육이라는 폭과 너비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 개념이자 담론을 온전히 담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시민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이 실현되는 미래를 위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 책이 친절한 안내자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이 책의 발간 취지이자 목적이다.
이에 따라 『세계시민교육』은 지역적·국가적·지구적 차원에서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핵심 아이디어와 논쟁거리를 탐구한다. 세계 각국의 실천 사례와 상황들을 비롯해 개념·경험·역사적 흐름까지 서구 중심적인 논의를 넘어 서술함으로써 세계시민교육의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며, ‘시민교육’‘글로벌 교육’‘개발교육’‘평화교육’ 등을 핵심 교육의 틀에서 맥락화한다. 특별히 각 장의 끝에 주요 문제에 대한 요약, 참고문헌과 간략한 해설, 학생들을 위한 연구 활동 사항을 더하고, 추가 도서 목록을 제공하고 있어 세계시민교육 입문자나 연구자 모두가 교재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저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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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공동번역자들은 "세계시민교육을 단순한 문화적 역량과 기술을 기르는 기술공학이나 순치된 공민을 만들어내려는 인성교육으로 이해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이를 뛰어넘어 사회정의를 위한 피판적이고 민주적인 시민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적어도 한 사회의 시민성 담론은 국경과 특정한 국경과 특정한 문화의 변경을 넘나들 수 있어야 하고, 문화적 경계와 사회계급적 경계 위에 서서 전 지구적 생태계의 공존과 공생 그리고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삶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은 특정한 교수-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한 사회/공동체가 다른 사회/공동체와 연결되고 더 큰 '우리' 공동체가 되게 하는 중요한 토대이자 수단이 된다"고 언급하고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세계시민교육의 연결과 더 큰 공동체로의 변혁을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뜻과 이 책 발간 취지에 공감을 느낀 독자로서는 논저의 특성상 전문 내용이어서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 내용이 다소 어렵고 전문용어가 너무 많아 일반 독자들이 널리 읽고 공감할 수 있는 후속 책이 곧 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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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에다 샌트(EDDA SANT)
사회과학 및 시민교육 교사로 스페인의 여러 중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정치 참여 교수학습에 관한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스페인 교육부에서 대학교수연수 장학금을 받은 후,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에서 4년간 근무했다. 2014년부터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에서 교육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민성과 민주주의·정치·역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저널과 서적 발간에 참여하고 있다.
저자 : 이언 데이비스(IAN DAVIES)
10년 동안 영국의 여러 주립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1992년에는 정치 교육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본과학진흥협회 회원이었고 유럽평의회에서 민주시민성 교육 전문가로도 일했다. 현재 영국 요크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교육대학원장, 교육과 사회정의 연구센터장과 부학과장을 맡고 있으며 광범위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자 : 캐런 패시비(KAREN PASHBY)
핀란드 오울루대학과 캐나다 앨버타대학 세계시민교육 및 연구 센터에서 박사 과정을 거쳤다. 토론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사교육 프로그램에서 세계시민성 및 지속가능발전 전공 학생들의 학사지원 업무를 맡았었다. 캐나다와 브라질에서 비판적·탈식민지 이론에 근거한 중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후의 연구는 다문화적 맥락에서 세계시민성 교육의 복잡성과 고등교육의 국제화 경쟁의 의미를 고려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아동·청소년 교육학과 교수이자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및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겸임교수로, 글로벌·시민성·교육 관련 분야를 강의하고 연구하고 있다.
저자 : 리넷 슐츠(LYNETTE SHULTZ)
캐나다 앨버타대학 교수이자 세계시민교육 및 연구 센터(CGCER) 공동 센터장으로 세계시민성을 연구하고 이 주제를 다룬 책과 논문을 펴냈으며, 글로벌 사회정의와 교육 국제화에 관해 광범위하게 출간했다. 현재 캐나다 비교 및 국제교육학회와 세계비교교육학회 집행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심성보
부산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장, 경기도교육청 인성교육부자문위원장,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 한국교육개혁전략포럼 대표, 마을교육공동체포럼 상임대표,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상임대표, 함께배움 상임이사 등 민관학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육과 사회의 동시적 변혁을 위한 교육이론운동과 교육실천운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코로나 시대, 마을교육공동체운동과 생태적 교육학》이 있다.
역자 : 조우진
고려대학교에서 논문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윤리적 성격과 교육〉으로 교육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에서 교육, 청소년, 문화교류, 과학, 개발협력 분야 업무를 담당했으며, 2021년 현재 교육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역자 : 유성상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국제·비교교육학과 교육사회학을 주요한 학문 탐구 영역으로 삼아 연구와 교육에 임하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을 교육의 다양한 이론적·실천적 논쟁의 핵심이 잘 녹아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고, 이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탐색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시민교육이 다양한 국가에서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국제의제와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배움의 조건》《국제교육개발협력》《교육과 국제개발협력》《교사전쟁》《교사교육의 딜레마》《교사가 되려 합니다》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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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