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 - 조은아 산문집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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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고』는 지난 시간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적은 단상들을 모은 에세이다. 흘러와 생각해보면 행복한 시간은 물론 아프고 슬펐던 시간도 아름다움으로 용해되었음을 느낀다. 저자는 이에 그 시간을 나눈 인연들에 감사하며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복원해내며 추억의 일기장을 만들어간다. 특히 저자의 관심과 기억은 오랜 시간 아픈 엄마를 바라보며 느꼈던 애틋한 고백이 담겨 있다.

구구절절한 투병 이야기보다는 함께 흘러온 시간 속에서 깨달은 삶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독자들에게도 따뜻하면서도 뭉클하게 엮은 이야기를 전하며 곁에서 늘 함께하는 소중한 이들을 다시 한 번 그리게 되는 시간을 준다. 저자는 책에서 전하는 진심이 씨앗이 되어 책을 접하는 모든 독자들의 삶에 포근한 꽃봉오리가 맺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의 삶은 항상 "꿈길이 아니더라도, 꽃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시 한 번 사색에 잠긴다. 삶이란 무얼까. 잘 산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익숙해진 관계에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진정 소중한 것을 놓치고 만다. 누구나 그렇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껏 의식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서다. 가족, 친구, 동료, 그리고 추억 속에서만 비로소 기억될 만남이나 작은 인연이 있었던 사람조차도...

소중한 사람에게 익숙해져서 무감각해지고, 소중한 일상은 반복되면서 무덤덤해진다. 그래서 인간은 이기적이다는 말을 듣는다. 뒤늦게 삶의 그림자에 에워싸여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인연들이다. 그리고 다시 사유를 거듭한다. 삶 속에서 익숙해진 관계도, 반복되는 일상도 잘 보듬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늘 여린 듯 따따뜻한 글, 그리고 마음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 조은아의 첫 에세이집이다. 오직 인간만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아픔과 사랑의 이야기를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이야기를 전한다.

어머니의 투병 이야기 속에 흐르는 감정을 통해 독자들은 삶의 아름다움과 추억이 남기는 긴 여운을 맛볼 수 있는 산문집에 읽는 내내 사랑스러운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곧 '내 것'이라는 마음의 공유를 맛볼 것이다. 저자는 굳이 아름다운 문장을 쓰려고 의식하지 않지만 써놓고 보면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글들이 되는 원동력은 역시 아름다운 마음임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한 장 한 장 읽어가다 보면 나의 어머니, 너의 어머니, 그리고 그 안에 숨겨두었던 우리의 이야기와 모습이 투영될 것이다. 잔잔한 감동을 통한 오랜 여운을 독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저자는 꿈길만 걸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이지만, 그 길을 꽃길로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고 운을 뗀다. 자기 스스로를 '길치'와 '방향치'라고 말하는 저자는 가본 적 없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일이 때론 미로 속을 헤매는 것보다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런 저자에게 내비게이션은 어떤 의미일까. '신의 선물'이다.

내비게이션이 있기를 원하지만 삶의 네비게이션이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삶은 어느 길을 가든, 길을 몰라 우왕좌왕 해메고 목적지까지 모른 채 이리저리 가보는 것이 삶임을 저자가 모를 리 없을 터다. "삶에도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는 그의 하소연은 안 줘서 감사하다는 역설이다.

 


 

결국 삶이란, 모든 것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겠노라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친근하게 곁을 내어주는 듯하다. 서툰 것도 온전한 삶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면, 서툰 삶 속에서도 나름의 균형을 찾아가며 풍요롭게 익어갈 수 있으리라. 서투름과 걱정에 지배되어 스스로가 반쯤은 늙어버린 것만 같은 순간일 때도 근심 하나 비워내고, 그 자리에 웃음 두 개 억지로 채워 넣으면 별 일 아닌 일에도 꽉 찬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삶이더라.(p.191~192)

 

저자 : 조은아

 

마음을 다해 디자인하고, 마음을 담아 글도 쓴다.

스마트한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가 좋다.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한 눈빛과 진실한 문장 한 줄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생이 저물 때,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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