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바꿔봅시다! - 염동연이 말하는 노무현 신화의 탄생
염동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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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쓰면 누구나 자신이 책의 중심이 된다. 이 책 『둘이서 바꿔봅시다!』는 정치인 염동연이 자신의 지나온 정치 역정을 되돌아보는 측면에서 보면 회고록이고 자서전이다. 그러나 부제 「염동연이 말하는 노무현 신화의 탄생」을 보면 얘기의 중심은 자신이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 책을 쓴 이유도 염동연 그의 정치 역정과 닮은 데가 많다.

염동연이 정치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목표로 한 게 자신의 입지를 굳혀 유명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그의 사상과 정치철학이 온 누리에 비쳐질 수 있기를 바랐다. 그것이 소정의 목적이라고 이 책을 통해 밝혔다. 자신이 금배지를 다느냐 안 다느냐는 그 뒤의 부수적인 문제이고 목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뒷날 이처럼 술회하면 결과에 짜맞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을 수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가 다시 목적이 됐다. 그것은 아마도 김대중으로 끝난다면 김대중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이뤄냈지만 못다 푼 남북 문제 등이 끊길 위험에 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노무현이란 인물에 대해 김대중의 임기가 끝나면 바톤을 이어받아 정치 철학이나 신념을 이어주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철저한 'DJ맨'이었지 노무현과의 친분도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몰랐을 것이다.

 


 

염동연은 노무현에 대해 이렇게 썼다. "노무현의 정체성은 김대중 노선과 상당히 일치하는 부문이 많다. 더구나 노무현은 '3당 합당' 당시 '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합류하지 않은 용기 있는 정치인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으로 한 번 대선을 치러보면 어떨까. 1997년 대선 당시 울산에서 DJ의 당선을 위해 뛰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생각도 한몫을 했다."

사실 내 얘길 듣고 노무현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다고 해도 당시 그의 당내 위상으로 봐서는 경선을 통과할 자신은 없었다는 게 저자 염동연의 솔직한 회고다. 다만 경선만 통과한다면 노무현은 본선에서 그 누구보다 경쟁력 잇는 후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쓴 이유는 노무현 정권 탄생에 관한 이야기는 토막토막 아는 사람은 있어도, 전체를 다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중에 노무현 관련 서적이 백여 권 나왓지만 노무현 정권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은 여태껏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과정을 함께하고 또 곁에서 힘껏 도왔던 사람으로서 시중의 일부 책에서 참여정부 정권 탄생과 집권 과정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린 것이 너무 많아서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토로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당시 대한민국을 뒤집은 대반전 드라마였다. 정치적 세력도, 배경도, 학벌도 없는 정치인이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 그 뒤에는 염동연이라는 일등공신이 있었다.

1997년 대선 김대중 총재의 외곽부대이자 청년전위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을 이끌고 DJ의 당선을 위해 활약하던 염동연은, ‘3당 합당’ 당시 ‘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합류하지 않은 노무현을 지켜보면서 그를 대통령 후보로 점찍었다. 2000년 어느 날 염동연은 동갑내기 정치인 노무현과 손을 잡고 “둘이서 세상을 바꿔봅시다”라는 결의를 다졌고, 이 결의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염동연의 관점에서 기술되었지만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그를 도와 정권을 잡고 정치혁신을 실행했던 당시 상황을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 책은 노무현 신화의 탄생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최초의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어느새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는 끊이지 않는다. 생전에 그를 지지했던 이들은 물론 무심하거나 등을 돌렸던 이들마저 그의 사상과 비전을 담은 책을 찾아 읽고 영상을 찾아보며 깊은 감동을 받고 그리움에 젖어든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죽음은 어느새 우리의 가슴에 신화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11년간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100여 권의 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수많은 책들 가운데 2002년 대한민국을 뒤집은 대반전 드라마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그린 이야기는 드물다. 당시 대선 캠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모여서 선거를 치렀기에 전 과정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참여정부 정권 탄생과 집권과정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린 책들이 많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의 저자 염동연이 용기를 내어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2002년 대선 승리로부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2007년의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에서 은퇴했기에, 염동연의 이름은 다수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염동연은 당시 노무현 대선 캠프인 금강캠프의 좌장으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당연히 노무현 정권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 수밖에 없다. 저자는 『둘이서 바꿔봅시다』의 출간을 통해, 20년간 지켰던 침묵을 깨고 대한민국을 열광시킨 대반전 드라마 노무현의 위대한 승부에 관련된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에는 2002년 노무현 대선 캠프의 핵심이었던 저자만이 털어놓을 수 있는 숨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 정치를 바꿔보자고 의기투합한 노무현과 염동연 두 사람이 대선캠프를 꾸리고 당내 경선에 이어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집권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서문에서 저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당시 소수의 마이너리티들이 모여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고,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지원하지 않는 처절한 외면 속에서 경선을 준비했다. 롤러코스터라도 올라탄 듯이 희비가 쉴 새 없이 교차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이 이어져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 같은 사건의 연속이었다.”

 


 

“제가 5년 동안 감옥(청와대)에서 생활하게 될 것 같은데…, 퇴임하고도 죽을 때까지 그런 생활을 면치 못할 것 같아요.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총장님! 그냥 그만두면 안 됩니까?”

나는 노무현의 푸념에 가볍게 응대했다.

“후보님! 뭐…, 무슨 그런 이상한 말씀을 하세요?”

그러나 노무현은 정색하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청와대 5년 뻔한 것 아니겠어요. 감옥생활이나 같아요. 더구나 퇴임하고도 자유가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니 그러면…, 그만둘 거예요? 대통령 후보직 사퇴할 것입니까? 그럴 수 없는 것 아니에요. 뭘 그렇게 심각하게 그러세요.”

나는 말을 이었다.

“후보님!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오늘 만큼은 편하게 만나 식사하자고 했으니, 복분자주 마시고 느긋한 시간 보내고…, 그동안 몸도 마음도 무척 피곤하셨을 텐데, 일찍 들어가 푹 쉬세요.”

우리는 그 후로도 술을 몇 잔 더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리를 정리하고 모두 함께 일어섰다. 한옥을 나서는데,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노무현 후보의 뒷모습이 여느 때와 달리 무척 측은하고 처량해 보였다.

- 「제38화 죽을 때까지 감옥생활 할 것 같은데…」 중에서

 


 

“변호사 하면서 검찰의 횡포를 많이 지켜봤습니다. 뭔가 변화를 끌어내야 합니다. 검찰에게도 좀 무서운 곳이 있으면 좋죠. 정보부(현재 국정원)가 옛날에는 그 역할을 했는데, 이제 정보부가 그 역할을 못 하니 (검찰이) 막강한 권력만 믿고 너무 설치는 것 아니겠어요?”

노무현은 당내 경선 시절부터 내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선자가 된 뒤에는 대통령이 되면 새로 만들 공수처의 처장도 내정했다. 목포사람으로 노무현 후보 법률지원단장을 했던 부장판사 출신의 이재철 변호사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즉각 공수처 설립을 추진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공수처 설립이 벽에 부딪친 것은 검찰의 반발이 워낙 심했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권이 넘어가면 수사권 남발이 우려되고, 공수처는 이미 정부기구 내 그 기능이 있는데 ‘옥상옥’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안다. 국민의 충복이 아니라 오로지 검찰의 기득권만을 지키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전횡을 일삼는 검찰을 개혁하는 일이 그 어느 것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을.

- 「제44화 여민관과 공수처」 중에서

 

저자 : 염동연

 

1946년 전남 보성군 태생이다.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과를 중퇴했다. 한국청년회의소(JCI)중앙부회장을 거쳐 김대중 총재의 청년전위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 참여했으며, 연청전남회장과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평화적 정권교체에 일조했다. 그해 노무현에게 대선출마를 권유하고, 2000년 노무현이 결심하자 10월에 대선캠프를 꾸렸다. 캠프 좌장을 맡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승리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선후보 정무특보를 맡아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해 광주 서구갑에서 당선되었고, 2005년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됐다. 열린우리당 사무총장과 정무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패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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