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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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동양 고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한자(漢字)이다. 아마 독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옛날 동양의 많은 나라들은 자국의 고유 문자가 없을 경우 예외 없이 한자를 사용했다. 정치 경제의 중심지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리라. 한자를 모르고는 정치 외교가 힘들었을 것이고, 국가간 무역도 한자에 의존했을 것이다. 일부 나라들은 중국 한자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한자에서 음과 훈을 따와 자국의 문자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자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뜻글자이어서 각 글자를 따로 익혀야 의사 교환이 가능했을 터이다. 물론 자국민도 한자를 모두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글자는 2,000여자라고 독자는 들은 바 있다.

말할 때도 사성(四聲)이 있어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고 하니 처음 들어본 노래는 가사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은 바 있다. 지금이야 표준어를 사용하는 모양인데 아직도 동쪽과 서쪽 말이 달라 서로 의사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들었다. 중국은 오랫동안 자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에 정치, 경제는 물론 문화, 언어까지 그들 말대로 '세상의 중심'이었다. 우리도 독립국가의 자격으로 함께 교류했으며 조선시대부터는 스스로 군신간의 관계를 인정하는 바람에 국가의 중대사를 모두 중국 황제의 허락을 받아 처리했다고 한다. 문자의 경우 세종 때 한글을 제정 반포했으나 조선 조정 대신들의 반대와 중국의 눈치에 사용하지 못하고 선언적 의미 이상을 갖지 못했다. 모든 공문서, 심지어는 우리 조정 내의 문서도 전부 한자를 사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글은 일제강점기 때 비로소 제대로 대우받기 시작한다.

 


 

이 책 『리더의 망치』는 30여년간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를 연구해온 김영수 저자의 역작이다. 당시에는 문자를 배우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대부 계급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책은 이들의 행동과 학문을 규정하고 실천하고 배워 뜻을 펴는 것을 가르쳤다. 수많은 선현들의 가르침을 전하는 책에는 군자에게 필요한 지식과 몸가짐, 세상에 큰뜻을 펼치는 것을 가르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논어도 공자가 군자를 대상으로 가르침을 주는 말들을 적어 책으로 낸 것이다.

군자로서의 마음가짐과 마땅히 해야 할 행동, 백성을 위하는 마음 등을 책을 읽고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군자(君子)란 사대부급을 이르는 말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리더' '지도자'를 이른다. 수많은 동양 고전을 섭렵한 저자가 오늘날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을 뽑아 정리해 놓은 것이 이 책이다. 예컨대 "리더는 누리는 자가 아니라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이다.", "리더가 되려면 고통과 고난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은 고전에서 찾아 오늘날 적절한 단어로 의역해 정리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오늘날 사회에 맞는 현대적 리더십의 특징은 ‘전방위 리더십’, ‘리더십의 리더’, ‘집중의 리더십에서 해체의 리더십으로의 변화’로 정리할 수 있다. ‘전방위 리더십’이란 편향되고 편협한 리더십에 대한 것으로, 쉽게 말해 따뜻한 감정을 가진 인간다운 모습을 한 리더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관계론의 항목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음으로 ‘리더십의 리더’란 타고난 리더나 리더라는 자리 자체로 완성된 모습을 한 리더가 아닌 끊임없이 노력하는, 즉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해 무던 애를 쓰는 리더를 말한다. 자질론을 염두에 둔 개념이다. 끝으로 ‘집중의 리더십에서 해체의 리더십’은 말 그대로 모든 권력이 리더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해체하여 권력과 권한을 많은 사람에게로 분산시키자는 뜻이다. 조직론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고 책 발간 취지를 밝혔다.

저자는 이 책의 구성을 3개의 장(章) 자질론, 관계론, 조직론으로 나누고 각 장마다 리더가 갖춰야 할 소양을 나눠 설명한다. 오늘날 40대 이하로는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이해하기 까다롭기는 하지만 저자가 최대한 풀어쓰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으므로 이해하는 데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다만 한자를 잘 아는 독자들은 저자가 말하는 이상의 깊은 뜻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한자 공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저자에 따르면 요순시대로부터 명·청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보내면서 청사에 길이 남은 중국 역사의 주연(主演)들인 제왕과 재상, 인재들은 자신만의 성공한 리더십을 역사의 무대에서 펼쳐보였다. ‘따로 또 같은’ 느낌의 중국 역사에서 저만의 특별한 리더십을 펼쳤던 제왕과 신하의 인재용인술은 시대마다 약간의 결이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대략 신화의 시대로 불리는 요순시대의 리더십의 주인공은 거의 우 임금과 순 임금의 도덕적 자질에 입각한 ‘양현’(우 임금과 순 임금의 선양)과 ‘납간’(요 임금의 치수사업에서의 곤을 봐준 남간 행위), ‘위공’(순 임금의 위임)이 주요 리더십 사례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한편 생존과 부국강병에 나라 운명을 걸었던 백가쟁명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에는 그야말로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기상천외한 다양한 리더십들이 펼쳐졌던 인재 기용의 경연장이었다. 리더십의 방식도 ‘양현’(정나라 자피의 양현, 초나라 재상 우구의 양현, 진나라 백리해의 양현)과 ‘위공’(위 문후의 위공), 남과(진 영공의 남과, 진 도공의 자책과 남과, 이혁의 질책에 ‘남과’한 노 선공), ‘납간’(강태공의 청을 받아들인 주 문왕), ‘예존’(예존을 과시한 제 환공과 관중, 포숙, 습붕, 문지기 후영을 예존한 위 공자 위무기), ‘적대’(진나라 위과의 결초보은) 등 개인의 자질과 시대의 상황에 따른 각양각색의 리더십 방식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나 수, 당나라, 한나라의 리더십의 주요 인물은 주로 제왕이 담당하는 특징이 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다양한 리더십(위공, 남과 등)과 당 태종의 자신을 돌아봐 통치에 활용하는 자질론에 입각한 리더십(명기, 예존, 문병조휼), 한나라 문제와 경제의 신범, 수당 태종의 신범, 동한 광무제의 적대 등 통일제국을 이끌어가기 위한 제왕의 리더십이 백분 발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송나라와 명·청시대에 이르러 제국의 리더십은 제왕이나 재상 등 몇 명이 주동된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제도적으로 리더십을 정착시키는 과정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나라의 과거제도의 설립에서부터 수, 당나라의 ‘천거’ 제도, 한나라 정착기의 시관, 위진남북조시대의 시험 제도 등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신분 차별 없이 공정하게 등용하고자 했던 정착기 중국의 제도로 인재 등용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과거’는 처음 유능한 인재의 선의의 경쟁을 격려하여 그들이 나라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게 하는 적극성을 자극했다. 특히 폭 넓은 하층민들에게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과 나라와 백성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다는 포부를 갖게 만듦으로써 전에 없던 힘찬 정신적 기상을 진작시켰다. 오랫동안 억눌렸던 인재들이 봇물 터지듯 세상을 향해 흘러나왔고, 관료 사회는 생기가 넘쳐흘렀다. 인재를 구하고 기용하는 방법을 제도화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험 제도를 운용하는 묘를 살려야 한다.

- 「〈조직론〉 ‘과거’」 중에서

 


 

관계론에 해당하는 양현(讓賢), 성구(誠求), 천거(薦擧), 적대(赤待), 문명조휼(問病弔恤), 예존(禮尊), 수해 (樹楷)의 핵심은 리더의 겉으로 드러내는 자질 표현의 방법들이다. 인재에게 양보하고, 사심 없이 추천하며, 인재를 존중해 다양한 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계론의 주요 실천 덕목들이다. 관계론의 범주에 속하는 일곱 항목은 리더와 인재의 관계가 그 핵심을 이룬다. 대부분 리더가 인재를 구하고 기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 리더의 자질론에서 제기된 리더십 함양의 결과에 따라 관계론의 항목도 질적인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양현’이란 자신의 직위를 자기보다 더 적합한 인재에게 양보한다는 뜻으로, 좋은 인재를 구하고 기용하는 방법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사사로운 감정이나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백성과 사회와 나라를 위한다는 ‘공심’에서 출발한다. ‘양현’을 제대로 구현한 중국 역사 인물들의 대표적인 사례들로는 요 임금과 순 임금의 선양, 제나라 포숙의 관중에게로의 양현, 춘추시대 정나라 자피의 양현, 춘추시대 초나라 재상 우구의 양현, 진나라 백리해의 양현, 춘추시대 진나라 사개와 순언, 난염의 잇따른 양현 사례들을 들 수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유(子游)는 공을 다투는 ‘쟁공(爭功)’의 위험성에 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사군수(事君數), 사욕의(斯辱矣) 붕우수(朋友數), 사소의(斯疎矣).”

“자신이 모시는 군주(리더)와 공을 다투면 틀림없이 군주의 단점을 떠들게 되어 결국은 욕을 당하게 된다. 친구와 공을 다투면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논어》 〈이인里人〉

- 「〈자질론〉 ‘위공’」 중에서

 


 

관계론에 해당하는 양현(讓賢), 성구(誠求), 천거(薦擧), 적대(赤待), 문명조휼(問病弔恤), 예존(禮尊), 수해 (樹楷)의 핵심은 리더의 겉으로 드러내는 자질 표현의 방법들이다. 인재에게 양보하고, 사심 없이 추천하며, 인재를 존중해 다양한 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계론의 주요 실천 덕목들이다. 관계론의 범주에 속하는 일곱 항목은 리더와 인재의 관계가 그 핵심을 이룬다. 대부분 리더가 인재를 구하고 기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 리더의 자질론에서 제기된 리더십 함양의 결과에 따라 관계론의 항목도 질적인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포숙의 사심 없는 ‘천거’를 받아 제나라의 재상이 되었던 관중은 ‘천거’와 관련하여 “호걸(인재)들은 흔히 진흙 구덩이에서 욕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제때 끌어주지 않으면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동주 열국지》)라고 했다. 관중의 말은 즉, 인재들은 사회적으로 하층부에 많기 때문에 ‘천거’를 통하지 않고는 상층에서는 알 길이 없고, 따라서 그들의 재능도 발휘할 길이 없다는 뜻이다. 관중 자신의 절박한 경험에서 나온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 「〈관계론〉 ‘천거’」 중에서

 


 

조직론에 해당하는 시관(試官), 과거(科擧), 고적(考績), 포양 (?揚), 장상(?賞), 경벌(輕罰), 엄징(嚴懲)의 핵심은 인재의 실적 검증과 그에 따른 평가 방법에 관한 것들이다. 주요 내용은 인재 선발 시스템의 정착과 상·벌·징계에 관한 합리적인 평가 방식에 관한 것들이다. 조직론의 범주에 속하는 일곱 항목은 자질론과 관계론을 보완하는 작용을 한다. 물론 자질론과 관계론의 확장 심화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자질론과 관계론을 통해 확립된 리더와 인재의 관계를 시스템으로 뒷받침한다고 보면 된다.

‘시관’이란 말 그대로 시험관, 즉 ‘고시를 주관하는 관리’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테스트 방법이다. 시관의 역사는 한나라 정착기에 시작되었으며, 위진남북조시대에는 다양한 시험이 치러졌고, 수나라 때 와서 과거 제도로 절정에 이르렀다. 시관의 방식에는 필요에 따른 시관부터 전문적인 시관, 초임자에 대한 시관, 추천과 시험을 결합한 시관, 등급에 따라 연속적으로 실시한 시관 등 9가지 방식이 상황과 인재 기용 방식에 따라 적절하게 이루어졌다.

 

‘장상’이 공에 못 미치거나 지나친 것은 모두 좋지 않다. 《한비자》는 이렇게 지적한다.

“현명한 군주가 관직과 녹봉을 만든 것은 재능 있는 자와 공을 세운 자를 격려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원칙을 가지고 제대로 작동하면 인재는 더 큰 관직과 녹봉을 위해 힘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조정을 보좌하고, 공을 세운 사람은 더 큰 공을 세우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천하가 크게 다스려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조직론〉 ‘장상’」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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