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우울증 - 죽을 만큼 힘든데 난 오늘도 웃고 있었다
훙페이윈 지음, 강초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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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 사용한 '미소우울증'이란 무슨 뜻인지 금세 알지만 생소한 단어라 일반적으로 쓰인 말은 아닌 듯싶다. 다만 의학이나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학술 용어쯤으로 읽힌다. 이 책 『미소우울증』은 저자 홍페이윈(洪培芸)이 가장 먼저 제안한 용어인 줄 모르겠지만, 백과사전에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만 등재돼 있다. 아마 저자가 제안한 또 다른 이름인 듯하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 또는 스마일 가면 증후군(일본어: スマイル?面症候群, 간단히 SMS)은 오사카 쇼인 여자 대학의 나츠메 마코토 교수가 제안한 정신 질환으로, 장기간의 부자연스러운 미소로 말미암아 우울증과 신체 질환을 발전시키는 증후군이다. 나츠메 교수는 자신의 실험 중에 대학교 학생들을 상담한 다음 수많은 학생들이 교수에게 스트레스와 화가 나는 경험과 관련되더라도 그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짜 미소를 짓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을 눈치챈 이후 이 질병을 제안하였다. 나츠메 교수는 일본의 서비스 산업에서 미소 짓기가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보았다.

또 미소를 짓는 일은 서비스 산업에서 일하는 일본 여성들에게 중요한 스킬이다. 일본의 거의 모든 서비스 산업 기업들은 여성 직원이 오랜 시간 미소를 지을 것을 요구한다. 나츠메 교수는 자신의 여성 환자들이 대화의 주제가 자신들의 일터에 대한 것일 때 미소의 중요성에 관해 종종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그는 미소가 고용 여부에 관계 없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고 말하는 환자들을 예시로 들었다. 나츠메 교수에 의하면 이 분위기는 종종 여성들이 오랜 기간 부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만들며 감정을 억제하기 시작하고 우울증에 빠지게 만든다. 이 대목은 저자 홍페이윈의 미소우울증과 흡사하다.

 


 

저자 홍페이윈은 미소우울증과 우울증의 다른 점을 설명하면서 "미소우울증은 간단히 말해서 전형적인 방식으로 표출되지 않은 우울증이다. 따라서 증상이 드러나는 방식과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 이해가 크게 다르다. 일단, 미소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얼굴을 찌푸리고 다니지 않는다.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죽고 싶은 마음도 드러내지 않는다. 미소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오히려 명랑하고 유쾌하다. 유머러스하고 인기가 많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미소우울증은 SNS와 1인 미디어 시대,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타인의 눈에 지나치게 예민해진 현대인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마음의 병이다. 오랜 기간 다양한 사람들의 심리상담을 해온 저자는 미소우울증의 복합적인 실체를 친절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한다. 자신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환경, 생애 주기별 특수성, 개인이 겪는 심리 문제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미소우울증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 분석해줌으로써 내 마음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는 미소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두 가지 방면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사회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 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다. 예를 들어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세대, 성적이 매우 우수한 학생, 이혼 가정 자녀, 쇼윈도 부부, 사회적 유명인사, 인플루언서, 동성애자 등이다. 두 번째는 심리 상태로 인해 미소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지각력이 왜곡되어 있거나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 심리적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 과도하게 예민한 사람, 타인에게 지나치게 공감하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한다.(「서문」 중에서)

 


 

저자는 임상 심리상담사로서 이 용어를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견뎌내 오면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 등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상태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마음건강을 세심히 살피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자신의 우울을 철저히 숨기거나 아예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학계는 주장한다. 이 책은 미소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우울을 감추는 미소우울증을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는 미소우울증을 겪는 사람을 가리켜 ‘우울증 문제가 있으나 이를 성공적으로 감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누구나 미소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해피 바이러스라고 불릴 만큼 밝은 사람,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사람,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사람 등…… 겉으로 완벽해 보이지만 우울증을 감추기 위해 견고한 웃음 가면을 쓰며 사는 사람이 꽤 많다.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미소우울증을 분석하고 현실적인 심리조언을 제시한다.

 


 

이 책은 3개의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미소우울증의 원인과 우울증과의 차이점을 제시하고 성격상의 취약점, 여러 가지 증상, 예방에 많은 힘을 쏟아 이 책을 썼다. 마지막 치료의 방법은 심리적 치유 방법을 제시하고 치유를 위한 습관을 제안한다. 각 장의 키워드를 보면서 하나씩 사색을 거듭해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스스로 찾아 실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3개 장과 키워드 몇 개씩을 간추려 여기에 쓴다.

1장. 아픔을 감추기 위한 웃음

갑작스런 죽음, 해피 바이러스, 감정노동, 패배주의, 스트레스

2장. 아무런 징조도 없이 나타나는 미소우울증

공인, 행복가면, 가정의 책임, 모범생, 완벽주의자, 마음을 감춘 남자들, 책임, 성적소수자, 자영업자, 빈 둥지 증후군, 착한 아이

3장. 나에게 슬픔을 허락할 권리

운명의 주인, 슬픔도 나의 일부, 미워할 용기, 신가소성, 공감능력, 유연한 태도, 지금 이 순간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미소우울증의 치료 방법이자 평소 행복감을 갖고 사는 방법을 '행복을 부르는 10가지 생각'으로 정리해 놓았다.

① 우리에게는 자신을 즐겁게 할 능력이 있다.

② 외부 환경과 일상생활 속 사건은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③ 연습하면 점점 더 즐거워진다.

④ 마음이 나를 속이기도 한다.

⑤ 사람들과 교류하면 즐거워진다.

⑥ 이타적인 행동을 하면 더 즐거워진다.

⑦ 매일 감사하라.

⑧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

⑨ 나만의 시간을 가져라.

⑩ 현재를 즐겨라.

 


 

자신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내면의 모습과 밖으로 보이는 모습의 불일치부터 인정해야 한다. 이게 무슨 뜻일까? 간단히 비유해보겠다. 햇빛이 비치는데 빗방울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런 날씨는 맑은 걸까, 흐린 걸까?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우선 그 차이를 조정하고 맞춰야 한다. 흑백논리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기쁨과 슬픔, 햇빛과 빗방울, 어느 쪽이든 모두 내 일부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 「3장 나에게 슬픔을 허락할 권리」중에서

 

저자 : 홍페이윈(洪培芸)

 

임상 심리상담사. 대만 중위안대학에서 심리임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양심 심리치료소에 재직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첫걸음이자 평생의 과제라고 굳게 믿으며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자 추구할 방향이라고 여긴다. 여러 방송 매체와 주요 잡지에 관련 인터뷰와 칼럼 등을 꾸준히 기고하는 인기 심리상담사로 기업과 학교, 관공서 등에서도 활발하게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역자 : 강초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 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만들었다. 현재 번역집단 실크로드에서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13·67》 《망내인》 《기억나지 않음, 형사》 《S.T.E.P.스텝》 《디오게네스 변주곡》 《낯선 경험》 《등려군》 《실크로드 둔황에서 막고굴의 숨은 역사를 보다》 《하버드 6가지 성공습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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