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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건강 법칙 - 아픈 사람은 무시하고 건강한 사람은 따르는
김영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4월
평점 :

'인체의 신비'란 말을 가장 많이 들었을 때가 초등학교 때인 것 같다. 그러나 실제 경험한 것은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지는 40대 후반쯤에도 10대 때 못지않게 많이 듣고 본 것 같다. 아마 의사로부터 듣는 이야기를 종합해 홀로 곰곰이 생각하다 기억나는 단어인 것 같다.
아무 곳에도 쓸 일이 없는 것 같은 신체 일부라도 알고 보면 꼭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듣고 깨닫고 하는 때가 40대인 것 같다. 실제로 인체의 구조만 보더라도 놀랍도록 발달돼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으며 만일 어느 한 곳이라도 다치거나 고장나면 몸 전체가 아픈 곳을 위해 동원된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다만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을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병이 아닌데도 병으로 여기는 것만 빼놓은다면 말이다.
정보화 시대.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사소한 건강 이상을 감지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이다. 독자 역시 몸에 이상이 느껴질 때면 으레 휴대폰을 이용해 검색한다. 문제는 인터넷에는 건강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중에는 부정확한 낭설이 너무 많다. 문제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를 구분하기 힘든 정도여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

누구나 살면서 병원엘 간다. 아마 삶을 마칠 때까지 병원을 들락거리는 것은 인간으로서 숙명일 것이다. 하다못해 가벼운 감기부터 생명의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병에 이르기까지 아프면 병원엘 가야 한다. 어딘가가 아프면 아무리 작은 병이라도 몸이 반응하기 때문에 일찍 고쳐야 고생도 덜하고 치료비도 적게 든다.
그러나 몸의 이상을 인지하고도 방치해 큰 병으로 발전되면 치료비 문제를 떠나서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질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예전(의료보험이 없을 때)에는 치료비가 부담돼 치료 자체를 못 받는 경우도 가끔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질환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몇 가지 질병을 제외하곤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고 빨리 병원으로 가야할지, 조금 천천히 병세를 보다가 병원 신세를 져야할지는 각각의 환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건강 상식을 알면 돈도 적게 들고, 고생도 덜하는 것이다. 환자가 질환의 경중을 알아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치료비도 아끼고, 깨끗하게 치료될 수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료보험제가 실시돼 이번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 커다란 덕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진단 비용도 안 들고 설령 감염됐다 할지라도 정부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해 주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마저도 의료보험제가 우리처럼 잘 실시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의심자가 아니면 진단 비용이 너무 비싸 다른 가족까지 감염시키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K-방역' 속에는 의료보험 제도도 한몫을 단단히 한 셈이다.

이 책 『사소한 건강 법칙』은 건강 의료 상식에 관한 책이다. 즉 병을 예방하거나 병들었을 때 치료에 대해 환자로서 대처해야 할 상식을 알려준다. 그렇다고 대단히 유명한 의사가 쓴 책은 아니다. 다정하고 섬세한 동네 주치의인 김영철 저자는 자신의 진료실에서 늘 잔소리꾼이 된다고 한다. 많은 환자가 사소하다고 무시하고 있다가 병을 키워오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나만 아는 사소한 건강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 큰 병을 막고 평생 건강하게 사는 비법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예방적 측면에서 사람들이 ‘쉽게 무시하고 지나치는 건강 신호’와 ‘건강한 사람들이 따르는 건강 법칙’을, 또 관리 측면에서 ‘생활 속에서 지켜나가야 할 건강 습관’ 등 3개의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각 주제에는 증세에 따라 예측되는 주요 질병, 식사, 생활 등에서 환자가 유의할 점, 실제 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 방법,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치료 약명, 후유증세 등을 명료하게 소개한다.

이 책은 각각의 증세와 예방, 치료에 관해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을 돕는다. 한 초등학생이 1학기 때부터 두통이 약간씩 시작되더니 2학기쯤이 되었을 때는 구토 증상을 보인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아이가 오래전부터 아이가 머리 아프다고 해도 체했거나 공부하기 싫어 말하는 꾀병인 줄 알고 그대로 두었던 엄마는 아이가 구토 증세까지 보이자 병원에 데려온 것이다. 아이를 진단한 결과는 뇌종양.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만약 6개월 전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말을 유심히 듣고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에 갔다면 아이의 완쾌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두통, 어지럼증 등은 1차 의료기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방문할 정도면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할 때다. 그러다 보니 앞서 소개한 아이처럼 1차 의료기관에서는 손 쓸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 될 때까지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위급한 경우를 생각해서 간단한 두통이 있을 때마다 병원에 갈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정확한 건강 지식이다. 이 책은 같은 부위의 두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심해진다면, 혹은 심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 기간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 혹은 평소와 다른 패턴으로 두통이 발생한다면 단순 두통의 문제가 아니라 목 부위의 근육이 경직되어 발생하는 것일 수 있으니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시하며 사소한 신호를 알아채라고 말한다. 이런 습관이야말로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시작이다.

또 다른 병의 사례다. 30대의 한 여성이 있다.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지만 어머니가 골다공증으로 약을 먹고 있고, 젊은 시절 잦은 다이어트로 몸이 매우 마른 상태다. 이런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등이나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이것은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골다공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실제 저자는 이런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는데 이때, 약을 처방하며 약을 제때 꼭 챙겨 먹을 것을 당부했다. 또 집 안의 문턱을 모두 없애라고도 충고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넘어지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나이만 믿고 약 먹기를 게을리했고 집을 수리하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졌고 갈비뼈와 골반뼈가 모두 골절되어 긴급 수술을 해야 했다.
만약 그녀가 저자의 말을 듣고 약을 먹고 집의 문턱을 없앴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다. 사람들은 어디가 심각하게 아프기 전까지는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며 건강을 과신한다. 그러나 사고와 질병은 나이나 성별 등 무엇도 따지지 않고 순식간에 몰아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말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의사의 작은 충고 충실하게 따르고 무엇보다 제때 약을 먹는 것이 작은 병을 그 상태에 머물게 하며 크게 키우지 않는 유일한 마법의 법칙이다.

각각의 질병에 대해 사례별로 설명한 저자는 결론에 이른다. 적절한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은 만병통치약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자주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100세 시대'도 바람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100세 건강'이다.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은 정작 본인의 삶이 질이 떨어져 장수가 무의미해지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생활을 해야 한다면 100세 시대의 의미도 퇴색된다고 강조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의사 보는 것을 적금을 붓듯 생각해야 합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다고 해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고 상태를 진료받고 그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제때 복용하는 것. 이것은 식이조절이나 운동보다 무조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 병원 현장에서는 제때 병원에 와 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질병을 다스리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아 건강을 악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을 판정받는 사람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불행하게도 그냥 내버려 둔다거나, 몸에 좋다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완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각종 장애를 얻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가장 대표적인 병증 42가지에 대한 정확한 증세와 원인,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치료 방법과 약물명을 모두 담았다. 보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통해 늦지 않게 자신의 병증을 눈치채고 제때 치료를 받아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 우리가 아는 것 같지만 제대로 몰랐던 건강 지식의 원인을 파헤치고, 이로 인한 초기 사소한 징후를 소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독자들은 지금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학적 변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자신의 몸과 건강을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지, 그래서 큰 질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김영철
서대문에서 23년째 환자들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삼성제일 클리닉(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고혈압, 당뇨 치료 양호 기관 선정) 대표원장. 환자들이 말하는 사소한 증상도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안색을 살피고, 그들이 말하는 작은 부분까지도 귀담아들으려 노력한다. 이런 그를 두고 환자들은 몸이 아픈 곳뿐 아니라 마음마저 치유하는 ‘우리 동네 주치의’라고 부른다. 대장 질환, 간, 당뇨, 비만 등 현대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늘 연구하고, 현장에서 임상하고 있다. 특히 환자가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어렵게 느껴지는 의학 지식을 환자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동 병원 외과 수련 및 전문의 취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졸업
고려대 외래 정교수(2009~현재까지)
고려대 외래 부교수(2006~2009)
고려대 외래 조교수 (2003~2006)
대한 외과학회 정회원
대한 대장항문학회 정회원
대한 간담도학회 정회원
대한 당뇨병학회 정회원
대한 노인병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현재 삼육병원 가정의학과 수련협력병원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