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 - 소셜 미디어의 새로운 미래를 만나다
김경헌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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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이하 클하)는 한마디로 '실시간 음성 소통' 방식의 신개념 SNS다. 다른 SNS는 사진이나 텍스트 위주의 소통 방식을 취했지만 클하는 한 발 발전된 SNS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에서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올해 1월 첫 서비스를 시작해 굉장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독자는 이를 지난해 들은 바 있지만 영어가 미숙하고 당시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아 정보가 부족해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이젠 책으로 나와 뒤늦게 접한 격이니 바로 가입을 하려 했지만 제약 사항이 많았다. 아마 기존 SNS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 가입에 여러 가지 제약 사항이 있다.

이 책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는 클하의 탄생 배경과 성장 모습, 이용자를 위한 매뉴얼, 홍보·마케팅 채널로서의 활용성과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내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소통의 본질을 탐구한다. 우리가 클하에 중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클하에 대해 궁금한 점을 대부분 해소시켜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우리가 그동안 해온 SNS로 대표적인 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트위터가 있다. 페이스북은 ‘피드’를 통해 텍스트 위주의 ‘자기 알림’ 성격의 콘텐츠를 게재하는 방식이었고, 인스타그램은 사진이나 영상 등의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를 게재하는 방식이었다. 또 트위터는 텍스트 위주의 표현 방식을 취했다.

소통 방식의 주안점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반응을 체크하는 ‘피드백’ 방식은 동일하다. 때문에 이 소셜 미디어들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소통의 장’으로의 역할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나’와 ‘너’, ‘주체’와 ‘타자’가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일정한 거리감과 공간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럽하우스’의 등장은 새로운 소셜 미디어의 탄생을 알림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원하는 ‘소통’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기존 소셜 미디어와 차별화된 소통 방식인 ‘실시간 음성 소통’을 통해 다른 SNS에서 실시하지 못한 독특한 소통 네트워크의 구축이라 평가된다.

 


 

이 책은 새로운 소통 채널인 클하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에 상륙한 클하는 온전히 음성에 기반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기존 회원의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며, 모든 이용자는 실명으로 각자 하나의 계정만을 사용해야 한다. 기존 소셜 미디어가 지니는 이용자 접근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그만큼 ‘제한성’이 가져다주는 ‘우리’라는 친밀함과 소속감, 공감성, 진정성의 가치는 더욱 증대된다. 이것이 기존 소셜 미디어와 클하가 구별되는 지점이다. 또한 클하 이용자는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방’들을 자유롭게 다니며 그 대화에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 클하 ‘방’ 안에서의 대화에는 여러 가지 역할이 있다. 다자간 대화를 주도하는 사회자이자 진행자인 ‘모더레이터(moderater)’, ‘발언’의 자격이 주어진 ‘스피커(speaker)’,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리스너(listener)’로 구분된다. 물론 이러한 구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리스너도 원하면 언제든 손을 들고 ‘무대’(stage)로 와 스피커가 될 수 있고, 스피커도 원하면 언제든 리스너가 있는 ‘객석’(audience)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규칙은 기존 소셜 미디어와 구별되는 클하만의 독특함이다.

 


 

저자의 말대로 클하는 엄청난 중독성으로 악명이 높다. 클하 때문에 밤을 샜다는 증언이 속출하는 요즘이다. 이 서비스의 무엇이 사람들에게 ‘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인가? 크고 작은 방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는 소통 행위를 통해 누군가와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만족감에 있지 않을까 하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공통의 주제로 한 ‘방’에 모여 진정성 있는 대화로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소셜 미디어는 오직 클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소셜 미디어는 댓글 공유를 통한 일방향적 소통 방식에 머무름으로써 이용자들에게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공동체’적 소속감을 주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므로 수많은 ‘소소한’ 방에서 이루어지는 클하만의 다양한 소통은 오늘날 ‘불통의 시대’로 언급되는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로 대변되는 '거리 두기'가 음성 소통과 진정성 있는 대화로 코로나 대응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김경헌, 김정원, 신영선, 신호상, 이종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클하의 생성 배경과 전개, 사용자를 위한 매뉴얼, 개인 및 기업의 홍보·마케팅 채널로서의 활용 가능성,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의견을 개진한다. 나아가 우리가 갈구하고 있던 소통과 그 본질에 대한 화두도 던지고 있다. 그리고 클하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 등을 〈특별한 방〉에서 다룸으로써 클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도 전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살피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소통의 본질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책에 따르면 초창기 소셜 미디어는 자신의 간단한 소식을 전하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현실 세계의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연결되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소셜 미디어의 대표 주자인 페이스북은 학교 인증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실제 관계를 확장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한국의 싸이월드도 실제 인연을 기반으로 한 ‘일촌’으로 연결을 확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당시 우리가 열광하며 밤을 새우게 했던 이 서비스들은 10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면서 정제된 콘텐츠를 전시하는 개인 쇼룸으로 변모해버렸다. 아름답게 포장된 공간들을 구경하며 나 또한 경쟁에 휩싸이게 된다. 다들 너무 행복한 것 같은데 나만 불행한 것은 아닌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나 또한 나의 쇼룸을 최대한 열심히 꾸며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결국 포장에 능하거나 업로드를 꾸준히 잘해내는 몇몇 사람들만 살아남는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업로드 자체를 포기하며 단순 소비자로 전락하게 된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함에 있어 포장된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난 피로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소통 방식인 클하의 등장 배경이다.

 


 

클하의 가장 큰 난관은 가입이다. 독자도 가입하려 했지만 제약이 많아 일단 뒤로 미뤘다. 클하는 1인 1계정을 원칙으로 하며, 그 계정의 정체성은 ‘사람’이어야 한다. 브랜드 계정은 커뮤니티 규칙 위반이며, 한 사람이 두 개의 계정을 만드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서 원칙적으로 실명을 사용해야 하고 이름의 변경도 제한적이다. 하나의 계정을 한 명의 실존하는 존재와 일치시키기 위한 클럽하우스의 노력이 느껴진다.

실명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갖는 장단점은 너무나도 뚜렷하지만, 클하에서는 이 실존성이 안전성과 신뢰감을 부여하는 데 확실하게 기여한다. 내가 말을 하고 있을 때, 내 말을 듣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전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대화하고 있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신뢰감은 말할 것도 없다. 익명성이 주는 자유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서로 예의를 갖춘 상태로 안전한 대화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장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독자가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한 가입 제한은 많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세계에 대중화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클하는 아직까지 아이폰에서만 출시해 안드로이드 정식버전을 다운 받을 수 없다. 다운 받은 후 앱에 휴대폰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지만, 초대받지 않은 사용자는 앱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초대를 받거나 친구 중에 내 휴대폰 번호가 있고 서로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클하에서는 친구에게 푸시알림이 갈 수 있다.

그 친구가 "OO이 가입했는데 수락해 줄래?"라는 문구에 대해서 승낙하면 가입이 완료된다. 이처럼 문자가 오렴 비로소 클하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에게 초대받지 못하고 누군가가 승낙을 해주지 않을 경우 클하를 이용할 수 없다. 다만 '번개장터' 등에서 초대장을 사는 방법도 있다는 것. 예전에 1만5,000원씩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가입이 완료되면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하는 창에 휴대폰 인증과 함께 대한민국 +82 국가번호를 사용해 입력을 진행하면 된다. 이때 트위터 계정 가입자라면 트위터 개인정보를 그대로 가져와도 된다고 한다. 이름과 유저 네임을 입력할 때는 @ 뒤에 영문이나 숫자를 입력할 수 있는 점은 트위터와 같다. 다음 썸 네임 이미지도 등록하고 팝업창에서 OK 버튼을 누르면 클하가 연락처에 접근한다는 메시지가 뜨고 이곳에서 확인을 눌러주면 사용자의 친구 리스트가 업로드된다. 모두 팔로우가 가능하고 선별 팔로우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게 영어로 되어 있고 카테고리만 20여가지 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하면 된다.

 


 

저자에 따르면 클하의 등장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원하는 대화, 즉 ‘대화 취향’을 알아갈 기회가 생겼다. 우리는 일상에서 ‘원하는 대화’를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원하는 대화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 이는 마치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처럼, 사실 우리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지’에 관한 충분한 고민과 경험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조건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한정된 대화 패턴만 되풀이하며 일상에 지루해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말이다. 좋은 대화는 막혔던 감정을 풀어주고 의식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주어 쳇바퀴 같은 삶에서 한 발짝 떨어지게 한다. 우리를 쉬게 하고, 또 성장하게 하는 대화의 기능을 클럽하우스에서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 클하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한국 커뮤니티 운영진으로서 받는 다양한 질문들을 보면 놀랍게도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을까 두렵다’, ‘클럽하우스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에티켓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모더레이팅을 잘하고 있을까’, ‘내가 운영하는 방의 인원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질문과 걱정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일부러 왜곡된 시선으로 ‘다 자기들이 얻는 게 있으니까 그렇지’라며 위악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대다수의 사람은 잘 디자인된 환경 속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마주할 경우, 상대에게 해를 끼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즐거움을 원하는 우리는 함께하는 상대방이 즐거울 때 당연히 나의 기분도 좋아진다.

우리는 두려움이 촉발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나 선의의 연결을 추구하는 욕망과 공감의 욕구도 함께 가진 복합적인 존재다. 관건은 클럽하우스 서비스가 어떤 측면을 더 살려주느냐에 달려 있다."(p.140~141)

 


 

저자 : 김경헌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다국적 컨설팅 전문 회사인 맥킨지McKinsey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컨설턴트로 3년 가까이 일하다가 과감히 사표를 쓰고 모잠비크와 남수단에서 수개월간 봉사하며 지냈다. 이후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실 산하 농업진흥청에서 근무했고, 귀국 후에 창업한 사회적 기업이 망해 폐업의 쓴맛을 보았다. 두 번째 창업 도전으로 ‘빅데이터’ 관련 IT 벤처기업을 시작해 운영하다가 매각했다. 그 후 IT 기업 임원직, 비영리 재단인 엔씨문화재단 사업팀장을 거쳤고 현재는 ESG 컨설팅 및 투자사인 ‘HGI’에 몸담고 있다.

 

저자 : 검정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시대에 흐름에 마음의 흐름을 맞춰서 살다 보니 자신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엔잡러’가 되었다.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만큼 각각의 직업에 따른 자아가 있고, 이 자아들을 살피는 데도 관심이 많다. 포항 MBC 및 YTN 기상 캐스터, SBS [모닝 와이드] ‘연예뉴스’의 진행자로 방송 활동을 했다. 현재는 인문예술 커뮤니티 [언어의 정원] 운영자로서 독서 모임을 열어 대중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 밖에 기업의 북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 : 신영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글로벌 IT 회사인 우버Uber의 한국 지사에서 우버이츠Uber Eats의 출시와 철수를 모두 겪은 후, 샌프란시스코 본사로 부서 이동하여 우버이츠의 ‘글로벌 프로덕트 오퍼레이션Global Product Operations’을 담당했다. 2021년부터 쿠팡에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로 근무하고 있으며 ‘투 머치 토커’의 삶을 살던 중 2021년 1월 운명처럼 클럽하우스를 만나버렸다.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인 〈커뮤니티 클럽Community Club〉의 관리자로 활동하면서 〈클럽하우스 한국 커뮤니티〉 클럽을 설립하여 운영 중인 한국 클럽하우스의 산증인이다.

 

저자 : 신호상

버거킹 코리아 마케팅 총괄 담당(CMO) 상무.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서 회계학 학사,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회계학과 통계학 석사를 졸업했다. 그 후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국내외 유통, 소비재, 식품, 통신, 전자 기업의 전략, 신사업, 마케팅, 오퍼레이션operation 개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2017년부터 버거킹 코리아에서 CMO로서 마케팅 전략, 제품 개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다. 버거킹 〈사딸라 올데이킹〉 광고로 ‘2019 서울영상광고제’에서 동상을, ‘2020 에피 어워드 코리아Effie Awards Korea’ 식품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저자 : 이종범

웹툰 작가이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의 웹툰만화콘텐츠전공 교수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0대 시절부터 만화가의 꿈을 키워 온 자타 공인 만화키드이며 2009년 《투자의 여왕》으로 데뷔하여 2011년 심리학을 소재로 삼은 최초의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연재를 시작했다. 이 작품은 2011년 독자만화대상 온라인만화상,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우수상(문화관광부 장관상), 독자만화대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동명의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에세이집 『그래, 잠시만 도망가자』 등을 저술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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