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를 거두세요 - 소나무 스님의 슝늉처럼 '속 편한' 이야기
광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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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가시를 거두세요』를 손에 든 순간 '파란눈의 스님' 한 분이 생각난다. 지금은 좋지 않은 일에 연루돼 두문불출하는 것 같은데 한때 그 스님의 책은 대한민국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멈추면~ 』으로 시작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내는 책마다 '신드롬'이라 할 만큼 대단한 호응을 받았다. 개인적 사안에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언론에서도 자취를 감추었지만 대한민국의 수많은 애독자들의 뇌리에는 아직 남아 있을 듯하다.

광우 스님의 『가시를 거두세요』를 서평하면서 웬 파란눈의 스님을 얘기한다고 할 독자들이 많을 듯하지만 이 책이 그 책 못지 않게 잘 쓰고, 잘 만들어진 책임을 말하기 위함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뒤질 것 없고 편집이나 책 제작에 있어서도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해 기분이 좋아져서 자랑 삼아 언급했다. 독자 여러분과 편집진들의 오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독자는 광우 스님의 존재를 알게 돼 기쁘고 그의 팬이 됨을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시청하지 않던 불교방송도 프로그램 방송 시간에 맞춰 시청할 계획이다. 이 책을 읽으니 저자의 탁월한 '마음돌봄'의 태도나 시청자들의 힘들고 어려운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돋보이는 '자비심'에 한없이 존경하고 기대고 싶은 분이다. 저자 광우 스님은 불교방송 BTN을 통해 이미 많은 팬을 가진 '인기 스님'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됐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있는 강의”,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자꾸자꾸 듣고 싶어지는 말씀”, “불안했던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반복해서 들으며 마음을 다집니다”…. BTN 불교TV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광우 스님의 소나무〉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시청률 1위, 인기 검색어 1위를 놓치지 않는 ‘소나무 스님’의 명강의는 회를 거듭할수록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불교에 대해 관심 없던 사람들조차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광우 스님이 종교를 초월해 고민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쓴 에세이집이 이 책 『가시를 거두세요』이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이 원수가 되어 나를 괴롭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자식이 가장 큰 아픔으로 나를 괴롭힐 때,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괴로움을 맛본다. 그러나 저자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을 다치더라도 사람을 통해 다시 일어서야 하며, 마음을 다친 자는 마음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마음을 딛고 일어서는 법,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은 어렵지 않다. 고요히 앉아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그저 바라보는 것. 잠시 마음을 바라보며 놓아버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워진다. 스님들은 누구나 수행과 명상을 강조한다. 늘 현재에 충실히 집중하는 것이 수행이고, 조용히 마음을 돌보는 일이 명상이다. 이는 종교를 막론하고 강조하는 사항인 것 같다. 철학자들도 사색과 현재에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우리가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욕심 내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마음속에 뾰족뾰족 돋아난 가시로 나와 남을 찌르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마음돌봄 이야기다. 스님은 이 가시들의 뿌리가 바로 마음 깊은 곳에 고인 슬픔, 분노, 미움, 고통, 후회 등 수많은 상처와 감정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실 그 가시는 '내 눈물이 굳어 뾰족해진 얼음송곳'이다. 마음속에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고 삶을 힘겹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뽑지' 않고 '거두라'는 의미의 제목을 택했을 터이다.

광우 스님은 이 책에서 귀로 듣고 귀로 나가는 ‘힐링’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몸으로 닦아나가는 ‘수행’을 강조한다. 살면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의 고민과 아픔, 갖가지 문제들은 결코 힐링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행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미처 돌보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지 않도록 늘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알아차리는 연습이 바로 수행이니까.

 


 

이 책에서 저자는 ‘투명 고릴라 실험’ ‘변화맹 실험’ 등 과학자들의 흥미로운 실험과 불교 설화, 자신의 수행담, 그리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내 삶의 문제와 잇닿아 있는 현실적인 사례들로 접근하니 더욱 공감이 간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조금씩 깨달아가며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나를 힘들게 했던 문제들이 원래 큰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는 것.

각 장의 마지막에는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황별 생활명상법을 수록했다. 스님이 차근차근 이끄는 대로 호흡하다 보면 작은 실천으로도 평온함과 고요함에 이르는 놀라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역시 명상은 우리의 상처 받은 마음을 돌보는 데는 꽤 유효한 방법인 것 같다.

 


 

열아홉 나이에 해인사로 출가한 광우 스님은 어느덧 법랍 23년 차를 맞았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행복에 이를 수 있을까?’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출가했다. 좌충우돌 설익은 절집생활과 오랜 참선 수행, 고민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깊은 사유와 관찰을 통해 스님이 찾아낸 답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인생이란 끊임없는 문제의 연속이라는 것, 산다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것, 누구도 이러한 인생의 숙제를 피할 수 없다는 것. 삶이 이토록 막막한 숙제로 다가올 때, 스님은 이런 조언을 들려준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고민과 문제에 부딪힙니다. 그러나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 가운데 상당수는 처음부터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바뀔 때 나를 그토록 괴롭히던 고민과 문제가 원래부터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p. 34)

 


 

‘남들은 별문제 없이 잘 사는데 왜 나만 이렇게 괴로운가’ 묻는 이들에게 스님은 답한다. 누구에게도 쉬운 인생은 없다고,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그러니 온몸을 던져서 꿋꿋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더불어 자신도 모르게 너무 힘을 주고 사느라, 또 남을 의식하고 남과 비교하며 사느라 지친 이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참된 행복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왜냐고요? 조건과 원인으로 일어난 행복은 그 조건과 원인이 사라질 때 같이 사라져버리니까요. 돈으로 얻은 행복은 돈이 없으면 사라지고, 명예·권력·인기로 얻은 행복은 그것들이 무너지면 함께 사라집니다. 사랑 때문에 행복했는데 그 사랑 때문에 가슴 아프고 힘들어요. 원인과 조건에 기댄 행복은 결코 참되지 못합니다.

- p.202-203, 「무엇에도 기대지 않는 행복」 중에서

 


 

뇌는 늘 속고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정교한 정보 처리 기관인 뇌가 이토록 허술하다는 사실에 한숨이 나옵니다. 그리고 스스로 되묻게 됩니다.“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착각 속에서 살아왔던가?”

불완전하고 허술하고 빈틈 많은 뇌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성찰’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던져야 합니다.

“제대로 보았는가? 제대로 들었는가?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가?”

- p.259, 「인간은 착각 덩어리」 중에서

 

저자 : 광우

 

책과 명상을 좋아하는 수행자. 방송과 유튜브, 강연 등을 통해 고민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종교를 초월해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나무’ 스님. 마치 옛날이야기같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설법,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로 사람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학창 시절에는 삶과 죽음, 진리에 대해 고민하며 철학자를 꿈꿨다. 손에 잡히는 대로 탐독하던 책들 속에서 마음을 밝히는 지혜의 말씀들을 접하고, 문득 ‘깨달음’을 얻고 싶어 열아홉 나이에 합천 해인사로 출가했다. 좌충우돌 설익은 절집 생활 속에서 좋은 스승과 좋은 도반들을 만나 귀중한 가르침을 받았다. 몇 년 동안 선원을 다니며 참선 수행에 집중했는데, 그토록 찾던 깨달음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항상 걸려 있던 답답증이 사라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체험을 했다. 여러 사찰의 불교대학에서 강의하다 우연히 부탁받은 것을 인연으로 BTN에서 설법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광우 스님의 소나무(소중한 나, 무량한 행복)’를 5년째 진행하며 시청률 1위 프로그램으로 이끌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닦을수록 늘 부족함을 느낀다는 스님은 여전히 안으로 사유하고 밖으로 관찰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수행자로 살고자 한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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