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생각식당 - 생각으로 돈을 버는 기획자의 발상법
김우정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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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기계발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기계발 서적은 전통적으로 발행 종류와 판매부수가 가장 많은 분야라고 서점가들은 밝히고 있다. 서점가는 2020년, 이전 2019년 역시 자기계발 책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집계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작년은 코로나 팬데믹 발생 후 일상을 잃은 채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써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져서 치유를 위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출판계에선 에세이, 정신의학, 심리학과 연계한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책들을 앞다퉈 출간해 자기계발 서적의 신장세를 끌어올렸다는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다루는 내용을 담은 책들은 하루에 수 종씩 연일 쏟아져 나올 정도로 많은 책들이 출간됐다고 한다. 정신의학자이며 현대 심리학의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칼 융의 분석심리학 책과 현대 심리학의 원조라고 불리우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책도 많이 나왔다. 이 책들은 의사의 활동과 이론을 그대로 소개한 책부터 후배 의사나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내용, 정신의학과 접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책 등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대부분 번역서이지만 우리나라 정신의학 의사와 심리학자들의 책도 예년에 비해 엄청나게 발행 종류나 판매 부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일상을 잃어버리고 우울감이 증세가 깊어지기 전에 위안을 얻고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전례없이 많이 팔리기도 했다는 것이 서점가의 일반적인 목소리다.

 


 

이 책들의 내용은 생각-행동-습관-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치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기계발 서적에서도 이 '룰'이 그대로 일반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정신의학에서 마음의 병을 고치는 과정과 자기계발서에서 삶의 변화를 위한 과정이 거의 같아 널리 응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인생의 변화를 원한다면 생각을 바꾸고, 바꾼 생각대로 행동을 반복해 습관하하면 인생이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인간 행동방식을연구한 결과 나온 치료방식이다. 지금도 서점 매장에 있는 자기계발의 책들은 거의 모두 이 공식을 담고 있다. 습관이 대두된 것은 꽤 오래됐지만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는 것이 공식화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같은 룰을 거꾸로 바꿔야 한다는 책이 올해 우리나라에 등장했다. 이 책 『기획자의 생각식당』은 지금까지 공식처럼 해온 이 룰을 완전히 거꾸로 적용한다. 저자 김우종은 지난 10년 동안 통찰력을 공부하면서 만난 여러 스승과의 대화와 그 밖에 보고 듣고 겪은 많은 것들을 취합하여 지신만의 생각법을 만들고 훈련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고 밝혔다.

"기획이 필요한 분야는 지천이지만, 사물을 훤히 꿰뚫어 보고 거기서 탁월한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능력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그것은 오랜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앞서가는 기획자들의 발상법을 소개하는 동시에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생각법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중국 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교수 겸 중국혁신센터 소장인 조지 입(George Yip)을 말을 인용한다.

"코로나 이후 시대의 화두는 생존이다. 언제 누가 망할지도 모른다. 악당도 영웅도 생존만이 살 길이다. 행동이 생각을 만든다. 그 반대가 아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위해선, 일단 행동을 하라. 생각은 그 다음이다."

저자는 다음 말을 덧붙여 결론짓는다.

"착한 사람은 없다. 세상이 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악당이 될 수 있다. 독하게 스스로를 단련해야 악당이 되었을 때 구원받을 수 있다. 공익을 조금씩 습관으로 만들면 착한 악당이 될 수 있다."

이 역시 행동에 먼저 옳기고 목표를 달성한 후에 어떻게 행동할지, 어떤 생각을 가질지를 나중에 결정하라는 말이다. 이 말은 성공을 위해 행동이 필요하지 생각만으로는 안된다는 의미로도 읽히는 점이 있어 앞서 다른 자기계발서에 등장한 공식 같은 규칙을 뒤엎으라는 뜻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행동이 필요하다는 강한 표현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저자의 책 발간 취지와 내용으로 접근해본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왜 발간했는지에 대해 밝힌다.

"생각값을 받을 수 있을까? 기획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고민이다. 나도 그랬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생각의 값어치를 제대로 받았는지가 궁금해졌다. (중략) 2018년 6월, 그렇게 ‘생각식당’의 문을 열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사람들은 생각을 주면 보통 돈보다는 밥을 사준다. 그렇다면 내가 밥을 주면 어떨까? 대신 밥값에 생각값을 얹어서 받자. 그래서 생각을 파는 식당, 생각식당이 탄생했다."(p. 6)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발한 착상'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돈이 되는 멋진 생각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14년 동안 연인원 30만 명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온 저자가 최고급 레스토랑의 멋진 식단처럼 차려놓은 생각법의 메뉴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해야 평범한 일상에서 돈이 되는 유니크한 발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명료하게 배울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생각의 메뉴는 단출하게 5가지로만 준비했다. 컨셉 브런치, 통찰력 라테, 경영의 양식, 습관의 참맛, 그리고 이름 미식회가 그것이다. 기획 분야를 종횡으로 누비며 숱한 성공과 실패로 단련된 근육으로 제공하는 저자의 기획론 밥상은 공허한 이론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생각법이기에 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다.

 


 

1. 컨셉 브런치

01. 생각 - 生角 / Idea // 02. 수 - 手 / Gambit // 03. 운 - 運 / Fortune

2. 통찰력 라테

04. 선택 - 選擇 / Choice // 05. 결핍 - 缺乏 / Lack // 06. 모순 - 矛盾 / Contradiction // 07. 왜곡 - 歪曲 / Twist

3. 경영의 양식

08. 고객 - 顧客 / Customer // 09. 선수 - 選手 / Professional // 10. 사부 - 師父 / Master // 11. 악당 - 惡黨 / Villain // 12. 승부 - 勝負 / Match // 13. 체계 - 體系 / System

4. 습관의 참맛

14. 습관 - 習慣 / Practice // 15. 변화 - 變化 / Change // 16. 약속 - 約束 / Promise

5. 이름 미식회

17. 언력 - 言力 / Wording Power // 18. 기회 - 機會 / Chance //19. 진정성 - 眞情性 / Authenticity

 

목차를 구성한 것도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체계적이어서 독자들에게 쉽게 어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떤 의도인지 우리말, 한자, 영어를 병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한자을 요즘 잘 안 쓰는데 왜 착실하게 전부 한자를 병기했을까는 의아하다.

 


 

변화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발상은 새로운 생각이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발상법이 있다. 발상법은 변화를 시도하는 훈련이다. 발상은 훈련으로 완성된다. 처음부터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몇 가지 발상법을 습관화하면 좋은 발상을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몸으로 익히면 머리가 자동으로 발상을 만든다. 사슬 발상법은 빠르게 유일한 개념을 만들 때 유용하다. 길게 연결된 사슬(chain)을 떠올려보자. 고민이 되는 단어를 사슬의 첫 고리에 놓는다.

- pp.151~152

 

진정성이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맹수는 작은 사냥감을 잡는 일에도 목숨을 건다. 진정성은 속이지 않는 마음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다. 진정성은 무섭다. (…) 차가운 이성은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이야기가 되지 못하면 기억되지 않는다. 기억되는 힘이 진심이다. 이성과 진심이 만나면 진정성이 태어난다. 진정성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짜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감동은 진정성이 만든다.

- pp.185~186

 


 

저자 : 김우정

 

기획하는 사람. 어린 시절부터 영화와 만화, 드라마에 관심이 많았다. 어쩌다 보니 연세대학교 임상병리학과에 입학했으나, 군 제대 후 학생회장을 맡으며 마케팅과 기획이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영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대학로 등에서 공연과 문화 기획을 하다가, 문화마케팅으로 첫 사업의 발을 떼었다.

언젠가부터 대행업이 기획의 본질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예술을 활용한 팀빌딩 프로그램 ‘팀버튼’을 개발,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14년간 약 30만 명의 직장인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는 글로벌 PR FIRM ‘벡터그룹’의 한국지사 부대표로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는 한편, 평생의 꿈인 스토리 만드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돈과 예술의 경제학》, 함께 쓴 책으로는 《희망을 통찰하다》, 《프레젠테이션 코칭 북》 등이 있다. 〈스타워즈〉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자 목표인 스토리텔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김우정은 아내와 함께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로 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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