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수업 : 꽃과 풍경 - 색채 감각을 익히는 테크닉 수채화 수업
타마가미 키미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충동에 낙서하듯이 아무 생각 없이 그릴 때가 있다. 대부분 연필이나 볼펜 등으로 그리기 때문에 손을 그려보기도 하고, 혹은 창문과 커튼을 그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고 난 다음에 한동안 그리지 않는다. 그릴 생각이 없다. 그린 그림이 너무 수준이 낮아 "이렇게 그릴 바에야 안 그리는 게 낫겠어"라는 생각 때문이다. 선 하나 명암 하나 제대로 못 그리면서 무슨 그림을 그리려 하는냐는 자책이 잇따른다. 어렸을 때는 그림을 곧잘 그린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애꿎은 과거만 들춰보고 이내 마음을 접는다. 그러나 오래 가진 못하는 것 같다. 무료할 때나 홀로 조용히 있으면 그림 생각이 날 때가 많다. 독자는 그림 공부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리기가 두렵기도 하고, 설령 그렸다 할지라도 자책과 과거로 생각이 되돌아간다. 지금도 그림 이야기처럼 단순한 책부터 서양미술사 등에 관련된 책은 수시로 읽고 있지만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는 생각은 없다. 중년이 되어서야 그림 공부를 한다는 말도 우습지만 "실력이 돼야 시작을 하지"라는 자조감이 앞선다.

이 책 『수채화 수업 꽃과 풍경』은 중학교 미술 시간에 마지막으로 그려본 수채화에 대한 동경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 전문 화가는 아니더라도 취미 생활로 그림 그리기는 아직 하고 싶은 일 목록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채화는 비교적 간단하고 도구 역시 크게 구애 받지 않기 때문에 여행 가서 사진만 찍을 게 아니라 간단한 수채화 정도로 남기는 것도 뜻있게다 싶어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은 수채화 실력을 부쩍 늘려주는 다양한 요점 강의 모음집이라고 보면 된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수채화 화가인 저자의 실력 향상 테크닉을 따라 그림의 기본기와 색의 규칙을 배우고 대표적인 정물 소묘와 풍경 묘사 방법을 두루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소금을 이용한 채색 등 수채화 표현의 세계를 넓혀줄 실전형 응용 기술은 처음 보는 기법이어서 꽤 관심이 간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프로」 수채화 화가 타마가미 키미다. 단순하게 그려놓은 작품이 거래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인 화풍을 인정받아 휴대폰의 기본 제공 배경화면, 지그소 퍼즐용 그림, 세계적 관상어 관련 기업의 화려한 홍보용 일러스트로 널리 쓰이는, 「직업」으로 또 「평생 사업」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그림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꿀 만한 성과를 이룬 사람이라고 한다. 그림 문외한인 독자가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저자가 수채화의 세계에 막 도전하려고 하는 입문자들부터 실력 향상의 정체기에 빠진 중급자들까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두루 고려해 만든 안내서가 바로 이 『수채화 수업 꽃과 풍경』이다. '색채 감각을 익히는 테크닉'과 '삼원색으로 익히는 색채 감각'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의 답안은 단순 명쾌하다.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색의 규칙」을 배워 색채 능력을 높여야 한다. 스케치하는 사람들이 데생의 규칙을 배우고 실제로 데생을 반복하면서 데생력을 높이듯, 규칙과 연습으로 「색채력」을 몸에 익혀야 한다는 것. 명쾌한 답변과는 반대로 실천하는 방법은 정교하다.

우선은 다양하게 배운다. 나팔꽃, 장미, 포도 등 수채화를 독학하든, 함께 배우든 흔하게 접하게 되는 다양한 모티브들을 최대한 색을 다채롭게 써서 두루 익힌다. 다음은 반대로 최대한 줄인다. 같은 장소의 같은 풍경을 색 표현이 가능한 가장 적은 색, 3원색 만으로 전혀 다르게 표현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듣기에는 단순하지만 단순하기에 이해하기 쉽고, 내용 구성이 정교하기에 그 단순함이 끝까지 힘을 잃지 않는 책. 「진짜 프로」의 알짜 테크닉을 수채화를 오래도록 즐겨보고 싶은 분들은 도전해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을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힘 중에는 데생력이 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먼저 데셍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그럴 대상의 형태를 잡는 방법이나 필요한 규칙을 어느 정도는 익힌 후에 데생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도 마찬가지로, 색의 규칙이 있습니다. 이 규칙을 머리에 넣어두고 계속 되풀이해 그림을 그리면서 색을 익히게 됩니다."라며 기본을 아는 것이 먼저임을 밝힌다. 저자는 또 "데생력이 있으면 하얀 종이 위해 조금씩 형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색채력이 있으면 물감을 섞지 않아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것들 처음부터 가능한 사람은 없습니다. 색채력을 조금씩 익혀 나가는 것은 수채화를 더욱더 즐겁게 그리는 데에도, 또 수채화를 오래도록 계속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고 조언한다.

 


 

수채화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을 위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수채화의 기본도구, 수채화의 기본지식은 물론 색채수업, 사게절 풍경, 기타 다양한 표현 기법 등을 이 책에 모두 담았다. 물감, 종이, 붓 등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수채화의 기본 원리, 삼원색, 흰색과의 혼합, 그레이톤, 혼색, 넗은 부분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방법 등 조목조목 초보를 이끌며 격려한다. 다양한 붓 터치, 평붓과 둥근 붓 사용법, 팔레트, 마스킹 등 미술 기법을 하나씩 하나씩 실제 나열하며 설명해 준다. 독자는 따라가기만 하며 읽으면서 익혀둔다.

실천편인 색채 수업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설렌다. 꽃 그리기와 풍경 그리기로 크게 나누어 다양한 꽃 그리기의 실례와 순서를 사진과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풍경 특히 사계절 풍경에 들어가면 우리가 어디서나 많이 접하는 수채화 풍경이 그림 속에 담겨 있다. 언제 봐도 눈이 시원하다. 이 풍경을 어떻게 그릴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외에도 음영(그림자) 색, 채색, 오솔길 그리기, 문지르기 기법 등 다양한 표현에 대한 기법 등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독자 역시 그림에 많은 동경심을 갖고 있으니 이 수채화 실기 책을 봤는데 그냥 지나갈 수 없다. 최소한 따라그리기부터 하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붓을 든다.(실제 그린 그림의 사진 축소법을 몰라 여기에서는 생략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