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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심리학
박준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독자는 학교 다닐 때 심리학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철학이나 심리학, 의학 전공이 아니어서 그런지 단 한 권도 읽지 못했다. 사실 독자가 학교 다닐 때는 심리학이라면 실생활에 별 쓸모도 없는 학문이라며 조금은 백안시했다. 크게 인기 있는 학과가 아니었던 것이다. 취업에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사회 생활할 때도 심리학 책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읽어본 기억이 없다. 읽고 잊었는지 모르지만. 요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심리학 서적이 세계적으로 출간 붐이 일어났다고 신문 기사를 한 번 읽은 적이 있다. 아마 정신의학, 심리적 불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심리학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한 것이 아닌가 독자 혼자만의 분석으로 상황을 풀이하고 있다. 현대 지금의 심리학은 알프레드 아들러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는 독일 라이프치히대학교의 빌헬름 분트로부터 시작됐다고 분명히 쓰고 있다. 독자의 얄팍한 심리학 지식은 이렇게 처음 부분부터 거부당한 셈이다. 심리학이라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학문이라는 말은 들은 바 있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다가 심리학을 모르면 요즘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을 이해하는 데 큰 불편을 겪을 것 같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내 생애 첫 심리학』은 「심리학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하는 것」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심리학 입문서라고 해야 할 듯하다.
학교 다닐 때 어떤 학문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으레 『OO학 개론』이 입문서다. 예를 들면 『철학개론』 『법학개론』 『심리학개론』 식이었다. 지금은 대학 교재도 많이 바뀌었는지 이 책이 꼭 그때의 개론서 같다. 목차도 1장 「심리학이란 무엇인가」부터 나온다. 그때는 심리학이라도 이토록 흥미진진한 심리학 입문서는 없었다. 모두 각오를 단단히 다지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도 무척 어려웠다.(아직 공부를 안 해서 어려웠는지 모르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물론 저자가 입문서이니만큼 최대한 쉽게 이해하도록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용어 자체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되풀이해 읽어도 머릿속에 깊이 박히지 않는다.
그러나 어차피 책장을 열었으니 훑어본다는 심정으로 읽어나갔다. 뇌와 신경계 등을 알기 쉽게 그림이나 도표, 그래프 등을 많이 넣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쭈욱 한 번 읽은 후에 책의 성격에 대해 머릿속의 그림은 그려진다. 심리학을 위해서는 심리학의 정의는 물론 인간 뇌와 행동의 관계, 한 개인의 생애 발달, 기억과 사고, 성격 등 굉장히 다방면으로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심리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할 터다. 쉽지 않은 일이겠다 싶다. 이 책 뒤에 붙인 사회 속의 개인, 스트레스와 건강심리학에 가서야 정신의학과 관련도 깊구나 하고 알게 된다. 한마디로 정신의학 의사들이 공부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는 그만큼 어렵고 힘들겠다는 공감이 된다.
저자 역시 이 책은 심리학의 정의, 분야, 역사와 같은 기초 정보부터 뇌, 발달, 학습, 기억, 성격, 스트레스 등 다양한 주제의 심리학 지식을 한데 모아놓은 심리학 입문서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에 관한 여러 주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심리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심리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담아냈다. 또한 실제 실험 사례와 영화 등의 콘텐츠를 예시로 들며 그와 관련된 사진·그림 자료들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력을 높이고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다. 심리학을 통해 교훈을 전달하려는 에세이 형식의 자기계발서들과는 달리 객관적인 정보전달이 목적이므로 심리학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심리학의 방대한 지식을 차곡차곡 쌓았으면 좋겠다. 한 번 봐서 쉽게 이해되지 않을 터니 시간 날 때마다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괜찮을 것 같다.
입문서답게 이 책은 구성에 힘을 기울인 것 같다. 9장으로 구성해 1장 ‘심리학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심리학의 정의와 역사, 다양한 심리학의 관점, 분야 등 심리학의 기초 지식을 전반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장 ‘뇌와 행동의 관계’에서는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뇌’와 ‘신경계’에 대해 설명한다. 뇌와 신경계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기 위함이며, 그 기반을 논하기 위해서이다.
3장 ‘한 개인의 전생애 발달’에서는 인간의 정신과정과 행동에서 일어나는 연령적 변화와 함께 이와 관련된 신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 성격적 변화 등을 다룬다. 이와 함께 한 개인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애착, 도덕발달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룬다. 4장 ‘학습과 행동’에서는 인간이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습’과 이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을 다양한 실험 사례로 알아본다.
이어 5장 ‘기억과 사고’에서는 인간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억’에 대해 기술해 놓았다. 기억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보나 지식을 문제해결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화 및 재구성하는 적극적인 정신과정이다. 6장 ‘동기와 정서’에서는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쾌감을 갖기 위해 인간의 행위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동기’와, 각 행위의 가치를 나타내는 심리적인 소통경로인 ‘정서’에 대해 살펴본다.
7장 ‘성격에 대한 이해’에서는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예측하고자 하는 성격심리학에 대해 설명한다. 성격을 이해하면 사람들 간에 나타나는 다름을 알게 되고, 왜 이런 행위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8장 ‘사회 속의 개인’에서는 타인들과 연결된 삶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사회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인지하고 행동하며 어떤 정서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에 대해 알아본다. 9장 ‘스트레스와 건강심리학’에서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와 무기력, 두려움, 정신장애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신체 건강 및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일부 스트레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데 동기와 능률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 책으로 심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나면 자신과 타인의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좀 더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요즘 많이 출간되는 자기계발서, 에세이 등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기억이란 장기기억을 의미한다.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에 있는 정보들이 반복될 때 이론적으로 평생 사용 가능한 기억, 즉 장기기억으로 정보가 전달되어 저장된다. 장기기억은 감각기억과 마찬가지로 용량의 제한이 없어서 ‘거대한 도서관’으로도 비유된다. 장기기억으로 전달되려는 정보는 기존의 도식이나 지식과 관련해 다양하게 저장될 수 있는데, 이 저장된 형식이나 다른 지식과의 관련성에 따라 입력된 정보가 편파적으로 또는 왜곡되어 인출되기도 한다.(p. 138)
저자 : 박준성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대학교, 나사렛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사회심리학, 상담심리학, 문화심리학, 성격심리학, 동기심리학, 심리통계, 연구방법론 등의 강의 경력이 있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사회교육처 평생교육원 상담심리과정 주임교수로서 활동하며 교내ㆍ외에서 수업과 강연 등으로 심리학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서 및 번역서로는 『아들러, 행복의 재발견』 『용어로 읽는 심리학』 『사회과학 연구를 위한 통계분석의 개념과 실제』 『행동과학을 위한 통계의 핵심』 『현대심리학개론』과 다수의 심리학 학술논문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