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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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은 풍족하지만 팍팍하다. 편리하지만 정감이 없다.

노동시간을 법적으로 규제해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주말이라고 특별히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전 세계가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의 2021년도 "올해는 더 나아지겠지" 하며 새해를 맞은 지 50일 가량 지났지만 당장 피부로 느끼는 하루는 지난해와 다름없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것도, 뜻대로 이뤄지는 것도 없는 나날들의 연속이다.

사실 삶이 그런 건지도 모른다.

어제보다 나은 삶을 기대하며 오늘을 열심히 살지만 막상 기대한 내일이 와도 오늘 같은 연속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배신 당한 오늘은 그렇게 또 지나간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 대부분이 그렇다. 그래서 늘 지루하게 느껴지고 불안과 두려움에도 민감하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느끼던 불안감은 '코로나 블루'를 만들어내더니 '코로나 레드'로 발전한다. 심리적으로 점점 압박감이 커지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예전 일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지만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는 자꾸 퇴색되어 간다. 이렇듯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지친 하루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내일을 맞으며 산다.

이 책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의 화자(話者)이자 주인공인 고양이는 말한다.

“열심히 일만 하지 말고 네 생각에 귀를 기울여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고양이가 자기 옆에 와 편안히 쉬어보라고 권한다.

지극히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고양이의 삶을 보며 그동안 가면 쓰고 아닌 척, 괜찮은 척하던 모습 뒤에 숨겨진 나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다.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것을 말하는 고양이의 한마디에 뜨끔해지기도 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톡 쏘는 사이다 같은 발언도 서슴지 않는 고양이의 메시지는 그대로 내 삶을 바꾸는 한마디가 된다.

 


 

저자 제이미 셀먼은 반려동물 고양이에게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그들의 행동과 표현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등을 배웠다고 넌지시 일러준다.

또 원하는 것을 얻는 법, 혼자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갖는 법 등도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음식, 잠, 작은 우정 등등 어떠한 것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인지를 아는 법까지......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현명한 고양이(브룩시)에게 바치는 헌사나 다름없다.

저자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편안함과 고요, 즐거움과 슬기로운 인생의 지침을 위해 예전보다도 더 많이 이웃의 고양이들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백한다.

 


 

특히 브룩시는 영특한 동시에 바보같이 유치했으며, 애정에 굶주려 있는 동시에 거리를 유지했고 평범함과 특별함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새롭게 발견한 아주 중요한 점도 있다.

저자는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지극히 뛰어나다"고 밝힌다.

고양이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행동 하나하나에는 삶의 원리, 즉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을 본능 속에갖고 있고 매일 습관처럼 그 원리에 따라 사는 것이다.

저자가 발견하고 배운 점을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삶의 무게를 덜고 평온한 일상을 찾기를 기대한다.

고양이 브룩시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책 속의 주인공이다. 즉 자신답게 살아갈 용기와 행복한 기운을 독자들에게 불어넣어 준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삽화는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질 정도이다. 친근감과 단조로움, 평온함을 모두 갖춘 게으른 듯 현명한 고양이다.

 


 

“친구야, 마음 좀 편하게 먹지 그래.

긴장 좀 늦추라고.

결코 하늘은 무너지지 않거든.”

 

“참지 마!

참아서 잘 되는 일보다

참지 않고 소신을 말했을 때 해결되는 일이 더 많아.”

 


 

살아가는 방법은 많아.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막무가내로 떼쓰며 버릇없이 구는 시간 앞에서 의연해지자.

그냥 순간순간을 만끽하는 거야.

아주 나답게!

근사한 너답게!

 


 

네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거 알지?

오늘은 유난히 신경 쓸 일 많았잖아.

이젠 쉴 때야.

널 위해서.

 

안절부절못하네.

되던 일도 안 되는 수가 있어.

조급함은 냉동고에 쳐 넣어버리고

우리 느긋해지자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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