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는 소제목으로 붙인 '15명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에 대해 얘기한다. 인생에서 마흔이라는 전환점을 지난 15명의 여성이 자신들이 겪은 마흔에 대해 말한다. 열다섯 명의 미국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꿈, 가족, 우정, 사랑, 자아, 일, 결혼, 아름다움 등에 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열여덟이나 스물하나처럼 마흔은,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는 나이다. 마흔이 된다는 것은 젊음 그리고... 그 뒤에 오는 것 사이의 가슴 절절한 통로를 지나는 과정이다. 우리가 간 길과 가지 않은 길, 그리고 아직 우리 앞에 있는 길을 돌아볼 수 있는 교차로이기도 하며, 그 뒤로 이어질 10년은 향수, 성찰, 그리고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가 무르익는 시간이다.

 


 

인생 마흔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공자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했고, 링컨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얼굴에 책임질 나이'로 말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작가들이 이야기한다. 작가들이어서인지 삶과 마흔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또 건강, 성찰, 가족, 사랑, 노후, 성취, 미래 등 이 나이에 해야 할(?) 깊은 사색의 결과를 글 속에 녹여낸다. 당연히 이 수필집은 삶의 향기와 삶에 대한 열정, 의지가 묻어난다. 출판사는 이래서 '눈부신 수필집'으로 표현한 것 같다.

저자들은 삶의 이 풍요로운 단계를 매혹적이고, 친밀하고, 솔직하게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의 글들은 우정, 자립, 성(性), 아름다움, 노화,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관한 근본적이고도 감동적인 성찰을 반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책의 갈피갈피마다 지혜,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의 환희가 넘쳐흐른다.

 


 

이 세대의 희망, 두려움, 도전, 그리고 기회를 반영하는 『마흔 즈음에On Being 40(ish)』(이 책의 원제)는 누구라도 소중히 아끼고, 세월에 까딱없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자꾸만 들춰보게 될 책이다. 성장에 관한 강렬한 명상, 그리고 완벽한 선물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위안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가장 좋은 날들은 아직 오지 않았으므로. 마흔이 '전환점'이란 의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만약 당신이 마흔(혹은 그 즈음)을 거쳤거나, 언젠가 될 계획이 있다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 시대 최고의 수필가들의 경험을 엮은 『마흔 즈음에On Being 40(ish)』는 우리의 40대가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고, 더불어 가장 안 좋은, 가장 슬픈, 가장 웃긴, 그리고 때로는 가장 용감하고 가장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시기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미국 여성 작가들의 얘기여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사회 환경과 문화적 배경도 다르고 오랜 관습도 다르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따라 약간의 거부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삶에 대해 열정과 의지만 있는 사람에게는 한결같이 흐르는 맥이 있다. 휴머니즘과 삶, 그리고 사랑이다. 이 관점으로 책을 읽는다면 멋진 독서가 되리라고 독자는 확신한다.

 


 

독자는 40대가 될 무렵 정신없이 직장 생활에 매달릴 때다. 사실 노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고,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사유해본 적도 없다. 일에는 열정적으로 달려들었다고 자부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부양가족을 위해 월급도 받아야 했다. 직종이 그래서인지(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지만) 옆을 볼 틈도 없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쟁 상대도 아니었고 서로 협력이 필요한 직장 동료들과도 매우 친밀하게 지낼 수 있었다. 10년 여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몹시 후회되는 일도 생각나고, 혼자 슬며시 미소 짓는 일도 적잖다. 그들과 지금도 친하게 지내니 잘못된 직장 생활은 아니다. 그래도 노후나 미래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지나고 돌아보니 후회되는 부분도 많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그나마 다행스럽다.

 


 

한참 따라볼렀던 고 김광석 가수가 생각난다. '마흔 즈음에'란 원제 때문에 그가 불렀던 노래 '서른 즈음에' 때문이리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헤아릴 수 없이 따라부르던 노래의 가사에 한 번도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은 독자가 세상에 오히려 '무관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독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마흔 즈음이다. 공자가 가르친 대로 유혹에 빠지지 않은 것도 지키지 못했다. 링컨이 얘기했던 그 정도의 얼굴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지나간 삶에 후회하진 않는다. 배운 대로 하지 않았지만 늘 그렇게 언행을 하려고 노력은 했기 때문이다. 다른 분들이 들으면 '자기 합리화'가 될 듯하지만 그때 그때 양심적 삶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독자 스스로 생각한다. 결코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자신감이다. 물론 그것이 권력이나 명예, 부를 가져다 주진 않았지만 지금 그것이 있다 해도 독자가 추구한 삶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독자 스스로 세운 인생관과 가치관에 의해 살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을 하나씩 하나씩 서평을 할 자신이 없다. 읽어 좋은 글들을 읽어 만족스럽고 행복감도 든다. 그러면 됐다. 독자도 '해볼 건 다 해봤고', 벌써 10여년 전부터 이미 '나로 살고' 있다. 이 책의 편저자인 린즈 미디가 「프롤로그」에서 쓴 글이 독자를 무장해제 시키기도 하고, 용기를 북돋우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에세이의 대부분은 X세대로 자란 여성들이 쓴 것으로 이 세대가 경험하는 중년에 대한 강렬한 논문으로 읽히기도 한다. 우리는 지치기도, 행복하기도, 정신없이 바쯔게 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늘 듣고 자란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우리가 얻은 기회와 바로 그것 때문에 치른 대가들을 가늠해보려 애쓰는 중이기도 하다.

이혼 이후 삶의 장점에 대한 사색에서부터 우정에 대한 샹수, 그리고 언제나 우리를 억누르는 질문, "이젠 물 해야 하지?"에 이르기까지 여기 실린글들은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만화경 같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를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눈과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몸을 담그며 사는 태도, 그리고 너무나 상투적이지만 가장 참된 진실인 '시간은 쏜살과 같다'는 사실이 주는 슬픔과 기쁨, 바로 그것이다."

 


 

공동저자 모두를 여기에 소개할 수 없다. 너무 많아서다. 또 독자들이 굳이 알아햐 할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편의상 3분만 간단한 약력과 함께 소개한다.

 

제시카 라헤이는 교사, 작가, 그리고 엄마이다. <애틀랜틱>, <버몬트 퍼블릭 라디오>, <뉴욕타임스>에 교육, 육아, 그리고 아동 복지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실패라는 선물: 자녀의 성공을 위한 부모의 내려놓기The Gift of Failure:How the Best Parents Learn to Let Go So Their Children Can Succeed」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마존 스튜디오의 ‘생각 리더 위원회Thought Leader Board’의 회원이기도 한 그녀는 아마존 키즈의 ‘The Stinky & Dirty Show’의 커리큘럼을 쓰기도 했다. 라헤이는 메사추세츠 주립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문학학사 학위를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남편, 두 아들과 뉴햄프셔에 살고 있으며 버몬트에서 고등학교 영어와 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캐서린 뉴먼은 「비극적인 행복, 버디를 기다리며Catastrophic Happiness and Waiting for Birdy」초등학생을 위한 소설 「원믹스드업 나이트One Mixed-Up Night」그리고 <벤&버디Ben&Birdy> 라는 블로그의 저자이다. 월간지 <리얼심플Real Simple>의 에티켓 칼럼니스트이며 <뉴욕타임스>,<O>, <오프라 매거진>,<보스턴 글로브>를 비롯한 여러 간행물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애머스트 메사추세츠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수진 림은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티파니Tiffany & Co, UN에이즈계획UNAIDS,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과 일했고,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남편, 아들과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다. 위 그림 등 모두 15컷을 이 책에 게재했다. 제목은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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