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역사 어드벤처 : 성 구석구석 역사 어드벤처
데이비드 롱 지음, 해리 블룸 그림, 위문숙 옮김 / 스푼북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다 보면 중세 시대에 대한 지식이 쏙쏙 들어오는 '어린이 지식 교양 그림책'이다. 분류상 어린이 도서이지만 서양의 중세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에게는 지식의 보고이다. 중세를 알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는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이 알고 이해하도록 구성된 잘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 『구석구석 역사 어드벤처 : 성』은 전편 ‘이집트’에 이어 『구석구석 역사 어드벤처』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이번 ‘성’ 편에서는 시곗바늘을 중세로 돌려 흥미진진한 역사 모험을 떠난다. 이 책에서는 약 천 년 전 최초의 성이 등장한 뒤 세월에 따라 그 모습과 역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가로 56cm, 세로 34cm의 크고 튼튼한 빅북(big-book)으로 보다 생생하고 즐겁게 만나볼 수 있다. 큼직한 빅북 사이즈에 담아낸 무려 200개가 넘는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중세 시대의 성과 그 역할을 살펴보다 보면 중세의 필수적인 개념인 봉건제와 영주와 장원, 큰 축을 이루던 종교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세는 흔히 '신의 시대'라고도 일컬어지며 서양 중심의 개념이다. 모든 일이 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한 시대다. 이러한 중세를 안다는 것은 지구 반대편의 동양과는 사고 방식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달랐기 때문에 시대 구분으로만 분류하기에는 잘 맞지 않는 점도 많다.

학교 다닐 때 조금 배우고 아예 유럽의 중세를 굳이 알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세계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나 또는 중세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시기이다. 그 사람들이 뭘 먹고 살았고, 무슨 생각을 했으며 어떻게 국가나 사회가 유지됐는지는 영화나 소설 등 많은 예술 작품의 배경이 되기 때문에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떼어놓을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독자 역시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수많은 예술 작품을 볼 때마다 등장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워낙 폐쇄적이기도 한 시대라 기록만 믿기에는 한계가 있는 점이 많다. 예술 작품들도 이 점에 있어서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술적 상상력의 보고이기도 한 시대다.



백과사전 위키나무에 따르면 흔히 알려진 'Medieval Age(Era)' 혹은 'Middle Age'는 18세기 무렵부터 유럽의 지식인층이 역사 구분을 하면서 나온 개념이다. 이들에게 회고가 가능한 가장 오래된 시기이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시기는 그리스-로마가 존재했던 시대(특히 고전시대)였고, 반대편의 끝에 있는 것은 르네상스 혹은 17세기 이후 근대 국가가 성립하면서 나타난 'Modern Age'(지금은 '근대'로 번역하지만, 당시의 입장에서는 '현대')였다. 따라서 그리스-로마 시대를 '고대', 르네상스 혹은 17세기 이후를 '근대'라고 지칭하고, 그 나머지 가운데를 '중세'로 뭉뚱그린 것이다.

여기에서 멈췄으면 '고대', '중세', '근대'는 매우 가치중립적인 용어로 남았겠지만, 18세기는 근대인, 특히 계몽주의 지식인이 보기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미신적 요소와 비합리적 관행이 아직 남아 있는 시대였다. 이 때문에 계몽주의 지식인을 중심으로 그러한 미신과 비합리성의 기원이라고 믿어졌던 중세를 멸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으며, 이런 시각은 현재까지도 강하게 남아있다. 이는 시대별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도 많으므로 비판적 수용이 필요한 관점이며, 단순히 기계적인 구분을 위한 '중세' 용어의 사용과 시대상을 평가하려는 가치를 담은 '중세'라는 용어가 혼재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대', '중세', '근대'의 구분은 서구권에서 비유럽 지역을 정복하고 종속시키면서 보편적인 역사 구분으로 퍼져 나갔고, 특히 칼 마르크스의 5시대 발전론(원시 공산주의 시대-고대 노예제-중세 농노제-근대 자본주의-현대 혹은 근미래의 공산주의 사회)과 사회진화론(그것이 계몽주의적인 형태이든, 제국주의적인 형태이든)이 퍼져 나가면서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사람들도 그 개념을 받아들이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한국사나 중국사 등, 비유럽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왕조 혹은 그에 비견할 만한 집권 세력에 따라 시대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유럽의 '고대'와 '근대'에 비견할 만한 시대가 합의되지 못한 채 강제된 서구식의 근대를 맞이하였다. 따라서 '고대'-'중세'-'근대'의 개념에 대해서는 탈근대 움직임이 대두하는 1970~1990년대까지도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었다.

현재 그러한 시대 구분법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시되면서 시대 구분 자체에 염증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학자도 늘어났지만, 반대로 세계사적인 관점의 설명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고전후 시대라는 표현이 제안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편의상 중세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중세사학회의 구분을 본다면 통일신라, 고려, 조선 전기까지를 중세사로 다루고 있다. 반면에 좁은 의미에서는 고려만 중세로 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진시황에서 시작되는 통일제국시대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설, 위진남북조시대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설, 오호십육국·남북조시대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설, 수당 제국시대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설, 당말송초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설 등등 수많은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현재 사학계에서 유럽식의 중세(Medieval Age/Era)와 비유럽 지역의 편의상의 '중세'가 마르크스 등의 주장처럼 같은 사회문화사적 기반을 두지 않는다는 점은 대체로 합의가 되어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성이 가진 다양한 기능과 역할뿐만 아니라 중세 역사의 핵심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문화 교양 '엑티비티 그림책'이다. 와글와글 재미있게 표현된 역사 속 주요한 17개의 장면 장면에서는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견고한 성을 쌓는 과정, 성을 둘러싼 격렬한 전투, 호화로운 성 안에서 벌어지던 다양한 일들, 중세의 기사, 성 근처에 형성된 마을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화려한 색유리로 장식된 중세의 교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두컴컴한 비밀 지하 감옥에 갇힌 사람은 누구인가? 격렬한 마상 전투를 벌이는 기사는 어디 있을까? 쇠를 황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사는? 성을 건축하고, 마을 잔치를 벌이고, 잔 다르크가 위풍당당하게 행진하던 중세 시대 역사의 현장에 참여해 중세 시대의 성 안팎을 구석구석 둘러보다 보면 왕은 물론이고, 봉건제 사회에서의 말을 탄 멋진 기사, 영주, 농민, 심지어 죄수까지도 성에서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를 알게 된다.



『구석구석 역사 어드벤처 : 성』은 두 번, 세 번 다시 보면 볼수록 새로운 장면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자꾸자꾸 책장을 들춰 보게 만들며 어린이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역사 모험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렇게 중세 시대를 직접 탐험하는 활동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이끌고 호기심을 자극해 집중력과 주의력을 쑥쑥 자라나게 한다. 이 책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숨은그림찾기의 매력에 푹 빠져 보는 것도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의 시간을 유용하고 창조적인 생활로 이끌어 준다. 출판사 측에서 강조한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법'은 이 책의 활용법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① 책장을 넘겨 눈앞에 펼쳐진 그림을 감상한 뒤, 설명을 읽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본다.

② 장면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꼭 찾아야 할 열 개의 항목을 찾는다.

③ 이제 40페이지로 넘어가서 기억력을 테스트해 본다. 만약 기억나지 않는다면, ①번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숨은그림찾기 모험을 떠난다.

④ 38쪽으로 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유명 기사들을 만나 본다.

⑤ 44쪽으로 넘어 가서 연대표와 보충 상자를 보며 성에 대한 지식을 한눈에 정리한다.



처음 책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클 줄 몰랐는데 이름 그대로 빅북(BIGBOOK)이다. 큰 신문지 절반 크기인 것 같다.

책의 크기도 크지만 아무래도 표지도 예쁘고 색깔도 툭툭 튀어나올 듯하다. 독자 개인적으로 이 책은 어릴 때 종합선물세트를 선물받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주었다. 어린이용 그림책이지만 역사 모험책이란 점에 주의를 기울여 이 책을 활용할 일이다. 작은 그림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어서 더욱 인상적이고 소장하는 즐거움이 크다. 마치 우리 조선시대 궁에서 발간해 보관했다는 '의궤'를 보는 것 같다. 거기에 모두 움직이는 그림이어서 생동감이 더하고 하나씩 보는 재미가 크다. 조선시대 의궤는 기록용이어서 인물의 움직임이 없고 대개 규모와 참석자들의 작은 움직임만 포착해 그렸지만 이 책의 그림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그림의 내용도 충분한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개인의 역할 및 움직임이 잘 반영돼 찾아보는 만족감을 준다. 이번 책은 '성'을 테마로 전하는데 이 외에 책이 시리즈로 다른 주제도 많다고 한다. 검은 책은 해적, 노란 책은 이집트.앞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질 것 같아서 다음은 어떤 주제일지 기대된다.



책에 따르면 먼저 첫 번째 성은 프랑스인들이 영국에 침입하면서 세운 천 년 전의 성이다. 침입자는 노르만족이라고 하고, 이 귀족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성은 언덕 위에 세워서 적과 싸우기 편하도록 위치를 정했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각 병사마다 하는 행동도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이 책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빅북이라 불릴 정도로 큰 책인데, 그림도 빼곡하게 그려져 있고,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의상부터 행동까지 다양하다는 점이다. 옆에 설명도 적혀 있어 잘 숙지하면 시대상을 잘 배울 수 있다. 인물이나 물건을 찾으면서 그것들이 왜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이름 그대로 역사를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성 밖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성 안의 사람들의 모습도 그려지고 있다. 하인들이 성주 외에 정말 여러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모습들도 그려졌다. 당시 먹거리였던 뱀장어나 고기 등 여러 생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성과 안, 밖 그리고 더 나아가 기사와 전투 등 '성'이라는 주제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죄수들이 있었던 성도 소개되고 있는데, 돌로 된 감옥보다 위로 쌓인 감옥에서 더 탈출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성 안의 곳곳에 감옥이 있고 죄수들이 갇혀 있었다고 한다. 설명과 함께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도 많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숨은 그림 찾기라는 컨셉에서 역사라는 주제를 포함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장소마다 알아야 하는 역사 지식이 많이 있는데, 그림과 함께 글을 읽게 되니까 더 잘 읽히면서 재밌게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세계사를 공부해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고, 역사의 장면들이 많기 때문에 뒤섞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이 책에서는 여러 장소에 성이 왜 지어졌는지, 언덕 위에 생기게 된 이유 등 여러 정보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다. 각 페이지마다 꼭 찾아봐야 하는 열 가지라고 정리되어 있어서 그 인물들이나 관련 정보를 찾는다면, 책이 훨씬 더 즐거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 장에는 유명한 기사들의 전당으로 '성'이라는 주제에 맞게 잘 전해지고 있다. 평소에 알기 어려웠던 중세 시대의 시대상과 역사, 기사, 사건이 함께 한 권의 책에 그림으로 그려져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지식처럼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간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