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닮아갑니다 - 나다운 집을 만드는 홈스타일링 노하우
김혜송 지음 / 북스토리 / 2020년 11월
평점 :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 인테리어나 소품을 활용한 방 꾸미기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집은 퇴근 후 일찍이든 늦게든 돌아와 잠 자고, 아침에 나가는 일상에 맞춰 집안 일은 일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눈에 거슬리거나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어서 으레 습관처럼 집안 꾸미기는 아내에게 맡겼다. 집을 기본적인 생활공간일 뿐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독자 입장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간혹 새로운 가구나 인테리어를 다시 했을 때도 무난해서 별 다른 지적 사항이 없으니 아내도 하던 대로 했을 것이다. 대부분 큰 공사나 가구를 바꾸는 일은 전문업자들에게 맡겨서 했다고 하니 눈에 거슬리게 할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로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히 가구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갔다. 심지어는 TV 드라마에 나온 장면에서도 인테리어가 눈에 띄기도 했다. 역시 '관심을 가져야 보인다'는 말이 맞나싶다.
아내가 이렇게 바꿔보자 해서 한 번도 '안 돼'라고 말한 기억이 없다. 그만큼 무관심했다는 반성도 생긴다. 휴일에도 취미 생활을 위해 주로 밖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집안 분위기나 용도에 맞는 소품 등으로 집안 꾸미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의 주부들의 남편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독자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가끔 친구들 집에 초대 받아 가는 기회가 있어도 방 구조나 가구 등만 봤지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눈여겨 본 일이 없다.
책에 따르면 언택트 시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업무와 휴식, 취미생활의 물리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제 집은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을 넘어, 사는 이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더불어 폭주하는 주택 시장의 현실 앞에서 집은 부동산이 아니라, 조용한 휴식처이자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집과 라이프 스타일이 닮아가고,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지금, 보다 행복하게 머물고 싶은 집을 만드는 홈스타일링 노하우를 담은 책 『나를 닮아갑니다』가 독자의 손에 들어왔다.
집은 예전에는 말 그대로 재테크를 위한 공간이고 수단이었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꾸미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가 땅은 좁고, 인구는 많은, 특수한 상황이라서 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에 TV 화면에서 나오는 부잣집 구조나 인테리어가 눈에 띌 때 '으리으리하게' 잘 사는 집의 표준이 됐다. 가꾸도 비싼 외제품 일색이고, 인테리어도 전문가에게 돈을 많이 주고 꾸미니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보통 서민들로서는 그냥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다른 세상이었다. 그렇게 큰 집을 살 수도 없고, 유지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우의 신 포도'쯤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 그러나 상황은 변해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주택 사정은 악화되어도 작은 평수지만 내 집을 갖게 되면 인테리어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해보려면 적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수입(임금)이 올라간 만큼 인테리어 전문업자들의 임금도 당연히 올라간다는 명백한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그게 그렇게 비싸요?'란 말도 그때 나온다. '직접 사다가 내가 하겠다' 해도 쉬운 일은 없다. 돈은 부족하고 인테리어 능력은 없으면 '그냥 살던 대로 살지' 하는 말도 나오기 마련.
이 책 『나를 닮아갑니다』는 이럴 때 이런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하는 법. 귀가 솔깃하다.
저자 김혜송은 디자인 전문이면서 인테리어 전문회사에서 10년, 자신의 인테리어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인테리어 실무 전문가라고 보면 맞을 듯하다.
책의 내용도 최근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크지 않은 집(굳이 아파트 평수로 얘기하자면 20~30평형 소형)을 대상으로 주로 했다. 우리 서민들이 대상으로 책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책에 '아침이 설레는 집' '거실이라는 공간' '패브릭으로 집 안에 옷 입히기' 등으로 조금 화려한 글자로 수식했지만사진과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우리 서민층이 가장 많이 사는 20~30평형의 아파트다. 또 아이도 있고, 주말을 즐기고, 손님도 오가고 등 평범한 소시민 대상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갑고 고맙다. 가장 어려운 비용 문제를 많이 줄여주는 것 같다. 그 방법도 경험담을 통해 책에 썼다.
"처음에는 실수투성이었어요. 처음으로 해본 셀프 페인팅도, 실리콘 쏘기도 익숙하지 않아서 여기저기 뛰고 난리도 아니었죠. 호기롭게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한 쿠션과 카펫은 사이즈가 안 맞거나, 막상 받아보니 우리 집과 어울리지 않아서 오랫동안 창고에 묵혀두기도 했고요. 그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조금씩 마음에 드는 저의 집의 모습을 만들 수 있었어요."(p. 41)
저자는 집을 '나의 모든 것이 담아 꾸민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야 '홈(Home)이라는 생각. 자신이 하나 하나 애정과 자신만의 솔직한 생각을 담아 꾸민 집이 아닌 넓고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남이 해준 것' '비싼 것'만 있는 집은 홈이 아니라 하우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이 그렇다면 공감이 크게 간다. 꽤 긴 시간 집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가족, 집, 가정, 식구 등에 생각해보면서 독자도 많은 것을 깨달았다.
"집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중심에는 언제나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집은 내 모든 생활의 중심에 있는 곳이니까. 내가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취미, 취향, 스타일 등 나의 모든 것을 담아서 꾸민 집, 그런 집이야말로 가장 좋은 집이 아닐까?"(p. 43)
이밖에도 이 책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집을 고르는 방법, 침실 스타일링, 슬기로운 주방생활, 가구, 마감재, 리빙소품, 아이들의 생각까지 모두 담겨 있다. 이외에도 훨씬 많은 내용이 있지만 각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관심을 두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일일이 다 적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집에 대한 고정 관념을 탈피해서 자신만의, 자신을 위한, 자신에 의한 집을 원한다면 이 책에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말은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또 서민들의 집을 주 대상으로 삼았기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소품은 각 개인의 취향대로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작지만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나다운 집을 만드는 홈 스타일링' 책을 보니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저자에 따르면 10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저자는 6년 전 전셋집살이를 시작하며 비로소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가족의 삶을 담는 공간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새집이 아니어도, 비싼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살면서 집과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천천히 가꾸어나간 집이 이제는 그 어느 곳보다 행복한 공간이 되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점부터 최소의 비용으로 도배 및 장판 시공을 진행하는 팁을 실어 신혼부부나 이사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저자가 살면서 진행한 침실과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의 공간별 인테리어 및 홈스타일링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어, 관심은 있지만 인테리어에 부담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운다. 또 홈스타일링 과정에 꼭 필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컬러와 마감재 선택의 팁도 함께 실었다. 마지막으로 공간을 채우는 중요한 요소인 가구와 소품 고르는 법도 담고 있어 집을 자신의 취향대로 가꾸어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곳이 아닌, 오로지 내 삶에 집중하기 위한 곳으로서의 집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 : 김혜송
스타일앳홈(Style At Home) 대표. 홈스타일링을 넘어 삶을 스타일링하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10년 넘게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며 공간에 콘셉트를 정하고,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그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최대한 만족을 주는 공간기획자를 꿈꿔왔다. 그러나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꿈과 멀어지는 듯했다. “왜 꼭 일과 육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거지?” 제3의 길인 창업을 선택하며 꿈을 향해 한 발 내딛었다. 홈 스타일링 및 리빙 브랜드를 표방한 스타일앳홈을 열어 제품에 나만의 스타일링을 완성해 판매하고 있다.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저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거창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정성을 들인 집에 산다는 것, 자신을 공간에 담아 좋아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잘 정돈된 집에 사는 일상이 삶에서 얼마나 큰 가치인지를 깨달았다. 이 책에는 비싼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집을 가꾸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에게 맞는 공간을 찾고 꾸미면서 더욱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