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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입.귀.촉 - 삶이 바뀌는 다섯 가지 비밀
박지숙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0월
평점 :
요즘 '코로나 블루' 때문인지 부쩍 심리학 도서 출간이 많아진 느낌이다. 에세이는 물론, 현대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 관련 서적도 쏟아져 나온다. 코로나로 오랜 공포감이나 불안감은 물론 '집콕'이 일상화되면서 우울한 마음이 사회 문제화된 형국이다. 인간은 서로 부대끼고 감정을 교환하며 살아야 정신적 안정을 갖는데 감염병 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집콕' 생활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래적 욕구를 가로막기 때문에 심리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준다. 그러나 인간은 어떤 시련이나 고난에 직면하면 돌아가는 것보다 적극 대처를 선택한다. 물론 극복 가능하리란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지만. 그러나 하루 아침에 닥친 문제라 하더라도 어느날 갑자기 해결되진 않는다.
특히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은 1~2년은 각오해야 한다. 길면 수천만~수억 명이 희생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우리도 첫 환자 발생 이후 전 국가와 국민이 방역을 위해 노력해왔다. 무려 10개월이 되어 간다. 거기에 치료제도 백신도 아직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일부 국가의 잘못된 방역으로 재확산 조짐이 농후해진 코로나 감염병 사태는 이미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마음이란 것은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어서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알기 어렵다. 그런데도 자꾸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하니 해결이 안 된다. 그럴 땐 먼저 몸을 기분 좋고 편안하게 해주는 일이 우선이다. 그러고 나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마인드힐링 전문가 박지숙의 『눈ㆍ코ㆍ입ㆍ귀ㆍ촉』은 우리가 가장 자연스럽고 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몸을 편안한 상태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감’이 바로 그 열쇠다. 눈으로 보는 것, 코로 숨 쉬는 것, 입으로 말하는 것, 귀로 듣는 것, 손으로 만지는 것, 이 다섯 가지를 몸이 편안해하는 상태로 만들어주면 거기부터 변화가 시작된다는 주장이다. 이 변화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넘어 삶에 변화를 가져온다. 아침이 반갑고 발걸음은 가벼워지며 일의 능률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속이 편해지니 사람들과의 관계도 유연해진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이 책의 구체적인 오감 치유법을 하나씩 따라 실천해보자. 어느덧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충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입과 코를 마스크 속에 가린 채 사는 하루가 일상이 됐다. 당장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바야흐로 일년 중 하늘이 가장 청명하고 공기도 가장 상쾌하다는 가을이다. 그러나 감염병 팬데믹으로 공기를 날것으로 들이쉴 수 없다. 매 순간 답답함을 느낀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불사하고 전철을 타고, 길을 걷고, 노심초사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손에 닿는 모든 것을 불결하게 느끼며 소독제를 꺼내고… 이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숨쉬는 것조차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어떤 상태가 되는지 익히 잘 알고 있다. 모두가 한 번씩, 혹은 지금도 겪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쉽게 화가 나고 참을성이 사라진다. 면역력이 저하되고 일에 집중도가 떨어지며 소화가 잘 안 된다. 피부에 트러블이 나고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많이 빠지고….
그뿐인가. 우울증, 공황장애, 기분조절장애 등 심리적 질병이 나타나는 것 또한 흔한 일이다. 몸이 보내는 이런 심각한 시그널 앞에 사람들은 그저 “스트레스 때문에 그래”라고 당연한 듯 말한다. 아니, 애초에 스트레스 받는 것 자체를 당연하게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제대로 모르고 간과하는 것이 있다. 전쟁보다 위험하고 핵폭탄보다 무서우며, 총알보다 더 높은 확률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라는 것을. 여기에 발가벗긴 채 노출되어 있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는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 스트레스로 가득 찬 마음을 비워내고 정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사실, 마음이란 것은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정화시켜야 하는지, 어떻게 쉬게 해줘야 하는지, 또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알기 어렵다. 그런데도 자꾸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하면 더욱 어렵다. 그럴 때일수록 먼저 몸을 기분 좋고 편안하게 해주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마음으로 접근하면 훨씬 수월해진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면, 그 마음을 다스리고 고치려 하지 말고 나의 시각, 후각, 미각, 청각 그리고 촉각을 정화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 더불어 인생도 함께 정화되고 저절로 다스려져 행복하고 건강해진다.”
<- 본문 중에서>
이 책 『눈.코.입.귀.촉』의 저자 박지숙은 “마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몸을 먼저 다스리는 것이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아무리 햇볕 산책이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몸이 천근만근이고 움직이기 어려우면 시도조차 할 수 없다. 화병을 운동으로 해소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지라도 무기력하고 통증이 있는 몸으로는 일어서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럴 때, 따뜻한 물과 향기로운 아로마 입욕제로 반신욕을 하여 몸을 충분히 이완시킨다든지, 가벼운 마사지로 긴장되고 굳어 있는 몸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촉감이 좋은 옷을 입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렇게 편안해진 몸은 즉각적으로 ‘좋은 기분’을 들게 한다. 모든 것의 실마리는 여기부터다. '오감' 치료다.
책에서 소개하는 치유법은 모두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첫 단계다. 그러고 나서 5주간의 마음 정화, 즉 오감을 하나씩 정화하고 치유하는 단계로 들어선다. 눈(시각과 관점), 코(후각과 호흡), 입(미각과 말), 귀(청각) 그리고 손과 몸으로 느껴지는 촉각의 순서다. 각각의 단계마다 함께 하는 스폐셜 페이지 ‘테라피 노트’에는 오감 정화를 실천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색 테라피’, ‘아로마 오일 테라피’, ‘호흡 명상법’ 등 지금 바로 해볼 수 있는 실전 팁들이 가득하다. 감각의 경계선을 열고,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이해로부터 시작되는 이 구체적인 처방전을 따라 실천해보자. 어느덧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충만한 일상을 보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수영을 배워야 하고 자동차를 몰기 위해서는 운전을 배워야하듯,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도 그 방법을 알아야한다고 한다. 방법을 알고 그것을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계속 연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쉬세요.’ 이런 말을 한번 이상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쉬고 싶지만 쉬지 못하는 사람은?" 하는 반발심도 가져봤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내가 한숨지으며 들었던 저 말을 진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알려준다.
눈의 정화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생각의 틀, 프레임이 중요하다고 한다.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그것이 가진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하는 습관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주어지는 환경과 조건만으로 행복해지려 하기보다는 나의 관점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어 행복을 스스로 선택해가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시나 이 책에서도 ‘감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감사하는 마음은 꼭 필요한 행복의 비결인 것 같다.
코의 정화
이 부분은 ‘명상 호흡’과 ‘아로마 테라피’에 대한 내용이다.“ 아로마 테라피는 향기가 나는 식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여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방향 요법(p. 102)”이다. 저자는 아로마 디퓨저 가습기나 아로마 스팀, 반신욕, 마사지 오일을 이용해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아로마 오일 활용법을 알려준다. ‘에센셜 오일의 종류와 효과’에 관한 리스트가 책 뒷부분에 실려 있으니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여 마음을 쉬게 해주고 머리를 맑아지게 하는 명상에 대해서도 말한다. 명상의 가장 쉬운 방법은 호흡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왜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어야 할까요? 우리가 후회하는 과거, 그리고 불안하고 두려운 미래는 결국 지금 순간순간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에 최선을 다할 것인지,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집중할 것인지, 지금 이 순간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은 무엇인지 매순간 최선과 집중을 다해야만 과거의 후회가 사라지고, 미래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였고, 또 지금 이 순간은 과거의 어떤 ‘지금’으로부터의 미래니까요.(p. 110)
입의 정화
내가 하는 말과 내가 먹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먹는 음식의 경우는 공복의 효과와 장건강에 관한 내용이다. 말에 있어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잘 다스리는 핵심은 바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울해 죽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진짜 마음은 뭘까요? 우울이 사라지고 행복해지는 일일 겁니다.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모든 일이 다 잘풀리기를 바라는 것이고요. 그러니 “행복해지고 싶어요.”, “하는 일이 모두 잘되고 싶어요.”라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p. 126)
그리고 눈에 이어 입으로도 감사와 축복을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도저히 긍정적이거나 감사함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내일 당장 집이 망하게 생겼어도 감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속없이 ‘잘될 거야’만 외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 잃었고 잃을 것 같은 순간에도 지금 나에게 있는 것, 아직 남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떠올리고 그것에 감사함을 옅게라도 불러일으켜 보자는 것이죠.(p. 131)
귀의 정화
저자는 또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소리를 찾아 나쁜 소리들로부터 쌓여진 해로운 것들을 씻어주라고 조언한다. 일상의 사소한 소리들(아이들의 꺄르르 웃는 소리, 보글보글 국 끓는 소리 등)부터 자연의 소리까지 귀를 기울이면 아름다운 소리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고 말한다. ASMR이 유행했던 것을 보면 사람들은 이미 소리가 가진 치유의 힘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기도문이나 만트라를 소리 내어 읽으며 내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귀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본다면 기도나 만트라와 같이 꼭 종교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내가 원하고 바라는 희망적인 암시문을 스스로에게 들리도록 크게 말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찾아오는 내담자분들에게 본인이 원하는 긍정 암시문을 써서 아침, 저녁으로 소리 내어 읽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기분을 충분히 만끽하라고 말씀드립니다."(p. 150) “내가 하는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습니다”(p. 151)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를 위해 나에게 듣기 좋은 말, 긍정의 말을 해주어야 한다.
촉의 정화
어릴 때 배가 아프면 ‘엄마 손은 약손~ 00이 배는 똥배~’라는 노래와 함께 엄마가 배를 만져주어 거짓말처럼 나아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라 사랑이 담긴 어루만짐으로 인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통증이 완화된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러면서 만지고 안아주는 ‘촉’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동안 마음챙김, 자연치유, 긍정에 관한 자기계발서들에서 말하던 것들을 우리의 ‘오감’에 맞추어 다시 정리한 것이다. 각각의 감각을 정화하는데 추천하는 방법들이 간단하고 아주 작은 노력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 따라 해보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 쉬어가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들이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박지숙
국내 ‘힐링’ 문화를 선도한 대한민국 대표 마인드힐링 전문가이자 기업명상 전문가. 동국대학교에서 ‘선(禪)심리치유’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의학전문대학원(Harvard medical school)에서 심신의학, 생활의학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힐링’이라는 말이 아직 상용화되기 전인 2007년, 이경제 한방병원과 협업하여 ‘카루나마인드힐링 연구소’를 개설하였고 소장으로서 본격적인 임상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유명 운동선수, 방송인, 정치인들의 개인 상담은 물론 국내 유수 기업의 CEO와 경영진, 관공서 장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코칭, 명상지도 등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카루나힐링’의 대표이자 국내 대기업체의 명상지도위원으로 임직원들에게 강연, 힐링캠프, 맞춤 명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LGD 문경힐링센터’에서 오감 치유법을 적용한 심신치유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다.
SBS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대중들에게 힐링 문화를 본격적으로 전파하였다. 이후 대한민국에는 그야말로 힐링 붐이 일었고, 이는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가 자타공인 힐링 문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다.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제거한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카루나(karuna)’처럼 개인의 심신 건강과 치유를 돕고,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얼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인생의 소명이다. 저서로는 『살짝 미쳐가는 세상에서 완전 행복해지는 법』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