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 - 나답게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문장들
이동섭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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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자신에 의한,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생물이 그렇다.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표현한 것이고, 환경이나 외부의 '적'을 이겨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을 위한 삶에 대한 답이 된다. '자신에 의한'이란 뜻은 자신의 선택과 결정의 몫이란 의미다. 삶의 행위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주어지는 권리이고 숙명적 의무이다.

다만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삶의 질을 결정하며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인간의 삶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고귀한 삶이 될 수 있고 미천한 삶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환경과 교육에 의해 자신의 삶의 방향이나 자신이 할 일을 결정하는 게 보통이다. 이것이 인생관이며 가치관이다. 가치관과 인생관은 성인이 되기 전에 세워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산다. 가치관이나 인생관은 훌륭한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세울 수도 있고, 자신의 깊은 생각으로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교육에 의해 좌우된다. 학교와 선생으로부터 받은 가르침 이외에는 지금까지의 방법은 대개

책에 의한 깨우침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기 전에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확립하지 못했다고 삶을 지속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는 동안 배우거나 깨우침을 통해 세울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 그것은 자신의 몫이다.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사람은 대부분 후세에 위인으로 불리운다. 그가 한 일 앞에 수식어를 붙여준다. '위대한 음악가'는 식이다. 후세 사람들이 따라하고 배울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위인들의 삶은 한 개인에게는 삶의 가치관이나 지향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위인의 삶은 잘한 것이든 잘못한 것이든 후에 기록이나 증언, 혹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통해 종합 구성돼 후세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위인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훌륭한 영향을 주는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다. 그들 대부분의 삶은 '그럭저럭' '무난하게' 표현될 수 없는 강렬한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삶의 열정,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치열한 노력,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는 용기, 모든 사람에게 평온함을 주는 덕성 등 여러 가지가 엿보인다. 특히 개인이 어렵거나 힘든 상황에서는 위인들이 살아 있는 동안 했던 많은 일이 역경을 헤쳐나가는 용기가 되기도 한다. 위인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말, 그들이 남긴 업적 등은 이 때문에 인구에 회자되어 전해져 내려온다. 그렇게 우리 삶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 책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중 예술가들이 남긴 말을 중심으로 코로나 팬데믹,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소외, 개인의 질환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저자 이동섭이 펴냈다. 스스로 어디에 속하지 못하고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순간에 자신을 사랑할 힘을 키워주는 말과 문장을 담은 책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문화예술을 강의한 저자가 들려주는 예술가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자존감, 인간관계, 일과 생각에 관한 고민 앞에서 주변 시선에 끌려다니지 않고 나로서 행복해지는 방법들이 펼쳐진다.

애매한 재능과 외모에 자꾸만 작아지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겉으론 웃어도 행복하지 않을 땐 어떤 선택이 필요할까? 깊숙이 불안해지는 밤을 어떻게 건너면 좋을까?

저자에 따르면 르네상스 3대 천재라고 불리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도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힘든 순간이 있었다. 서로 다르지만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 선택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다. 강성의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려고 치열하게 다툰 모차르트와, 행복해지고 싶어 주어진 이름마저 버려버린 조르주 상드의 생생한 말에는 외부의 시선뿐 아니라 자기 안의 두려움을 걷어내는 과정이 담겼다. 피카소와 마네의 상반되는 인간관계 대처법부터 샤넬이나 모네가 창의력을 발휘한 비결 등을 만나며 재밌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당당했던 그들의 삶에 힘입어 독자들 스스로에 대한 사랑에 도착하게 된다.



개인의 환경과 하는 일이 다른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느껴지는 예술가들이 다르겠지만 독자는 커피콩 개수를 일일이 셀 만큼 가난했으나 스스로를 귀하게 여긴 베토벤, 75살이 되어 붓을 들었지만 국민화가가 된 모지스 할머니 등이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으로 들린다. 이들에게는 가진 것이 특별했던 게 아니라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 특별했다. 다른 위인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살면서 스스로 보잘것없게 느껴지는 순간을 수없이 마주하지만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세상은 상처를 입힐 수 없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 때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별 같은 예술가들이 카페에서 만난 옆자리 친구가 되어주는 책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조금 다르고 불완전한 모습마저 나만의 아름다움이자 삶의 힘으로 삼을 수 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자존감, 일, 관계, 생각을 만드는 법, 나답고 싶은 당신에게 용기를 주는 특별한 조언이 책을 통해 찾아온다. 이 책 『나를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이다.

이 책을 사용하는 가장 좋은 활용법은 이들 예술가가 남긴 말이나 명언, 격언 등을 잘 익히고 메모해 두었다가 자신이 자꾸 세상살이에 힘들다고 느낄 때 떠올리거나 펼쳐본다면 분명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마침 책 편집자들은 중요하고 훌륭한 말들은 활자를 키워 독자가 다시 한 번 읽도록 배치해 놨다. 고마운 일이다. 빨리 읽다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되새겨 읽을 수 있도록 해준 배려가 고맙다.



돈을 벌지 못하는 일을 하면 다들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돈 안 되는 일이 돈으로 살 수 없는 쓸모를 주기도 한다. 비비안이 유모로 집에 갇혀 있다시피 하다가 온 얼굴로 햇빛을 받고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고 흥미로운 장면을 찍을 때 느낀 즐거움을, 돈도 안 되는 일이라며 그만하라고 다그칠 수 있을까?(p. 154)


술과 친구가 오래될수록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상대의 단점들을 참아온 만큼 아픈 곳이 곪거나 곰팡이가 슬어서 전부를 버려야 할 때가 온다.

뭉크의 처신처럼, 안 되는 인연을 붙잡고 괴로워할 필요 없다. 인생의 모퉁이를 도는 순간, 오랜 친구와 내가 맞지 않는 점이 도드라지면 서로 가야 할 길이 갈라져야 한다. 오랜 친구를 옛 친구로 떠나보내면 나와 잘 맞는 새로운 친구가 나타나서 길동무가 된다.(p. 199)


“오늘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나쁘지 않은데요?”

한창 작곡과 연주로 바쁜 와중에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모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냈는데 참 좋았다고 썼다. 별 대수롭지 않고 중요한 내용도 아닌데, 문득 이런 태도야말로 모차르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p. 289)



저자 : 이동섭


예술작품으로 인문학을 사유하는 작가.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졸업 후, 파리로 유학을 갔다. 파리 제8대학 사진학과, 조형예술학부 석사(현대무용), 박사 준비과정(비디오아트), 박사(예술과 공연미학)를 마쳤다. 서울로 돌아와 「SBS 컬처클럽」과 「EBS 라디오 옆 미술관」을 비롯해 다수의 방송과 『한국일보』와 『한겨레』 등에 문화 칼럼을 연재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국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강의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파리 미술관 역사로 걷다』 『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반 고흐 인생수업』 『파리 로망스』 『그림이 야옹야옹 고양이 미술사』 『도쿄 로망스』 『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당신에게 러브레터』 『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뮤지컬 토크 2.0』 『뮤지컬의 이해』 『나만의 파리』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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