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씨의 은퇴 이후 인생 리셋 - 인생 1막 2장,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하라
정창호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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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대 트렌드의 하나로 부각된 '꼰대'. 50을 넘긴 중년 중 주로 남성에게 붙여지는 어감 나쁜 별칭이다. '꼰대'는 지금 꼰대가 돼버린 1970년 이전의 출생자를 이르는 말이다. 물론 70년 이후 모든 남성들이 다 꼰대로 불리지는 않는다. 독자가 학교 다닐 때부터 있었던 단어다. 그때는 주로 선생님의 별칭으로 '융통성 없고 원칙만을 강요하는 선생님'들에게 붙여준 말이다. 독자도 모범생은 아니어서 그런 단어를 가끔 사용한 기억이 있다. 학교 친구들끼리 '꼰대 선생님' 험담을 할 때 '그 선생님~'이라고 하지 않는다. 험담하면서 깍듯한 호칭을 붙이지 않을 터. 꼰대 선생님들이 지적하는 것은 학교 생활의 기본이다. 점심 도시락을 1, 2교시 끝나고 먹어치우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 수업시간에 바른 자세로 임할 것, 고운 말을 쓸 것 등 학업 외적인 것을 발견하는 즉시 지적하며 혼내는 선생님에게 붙여졌다. 그리고 학창시절 이후 자연스럽게 그 말은 안 쓰게 되고, 사회에서도 여간해선 들어보지 못해 사문화된 단어쯤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 '꼰대'가 화두다. 어원 모를 그 말이 이제 다시 화두에 오르고 비아냥 섞인 호칭 '꼰대'는 누굴 가리키는가?



남자 나이 50이면 대략 은퇴 이후를 생각해야 하고, 가정의 화목에 충실하고 집중해야 할 나이다. 공자는 '지천명'이라 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에선 '꼰대'다. 지금도 정확한 어원을 모르고 어느 계층이나 어떤 사람들에게 붙여지는 말인지 잘 모른다. 그러다 불현듯 이 책을 만났다.

『꼰대 씨의 은퇴 이후 인생 리셋』.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온 탓이다. 책을 쓴 사람이 50 넘은 중년의 남자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버티어오던 직장 생활이 끝나는 시점을 헤아리기 시작할 때라는 것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백세시대'라는데 이제 막 절반 살고, 후반전 휘슬도 불지 않았는데 비아냥거리는 뉘앙스의 별칭이 붙는다는 건 아무래도 억울할 일이다. 물론 그런 호칭으로 부르는 젊은 세대들도 아무에게나 그런 호칭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두루 널리 오래 쓰이면 그것은 그들의 대명사가 된다.





50세면 분명 인간 수명이 늘어났다 해도 노화가 늦어진 것은 아닌 만큼 중년으로 분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하고, 아직도 20~30년은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꼰대'라고 통칭되면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발음상 매우 듣기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듦은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진행이다. 나이듦을 이르는 말이라고 신경 꺼도 그만이다. 굳이 회피하지도, 나서서 막을 일이 아니다.

다만 지금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고 당면문제로 인식하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라고 독자는 믿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퇴직한 꼰대 씨의 푸념

2. 소중한 것들을 챙기며 살기

3. 슬기로운 인생 후반전 살기

4. 공평한 인생과 소소한 일상





꼰대 씨의 대부분은 노후에 대해 준비할 겨를도 없이 퇴임이라는 절벽에 매달리게 되었다. 가진 것도 없고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에 끼여서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러나 베이비부머가 누군가? 그들은 절대 주저앉는 법을 모르는 세대 아닌가? 왕년의 그 질긴 생명력을 발휘하여 다시 살아남아야 한다.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한가운데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 퇴직 후의 갑갑한 현실을 숨김없이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저자와 같은 처지에 놓인 세대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나누고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꼰대 씨가 살아온 격동의 세계를 가감 없이 풀어내어 “맞아, 그때는 그랬지.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록 한때는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재(?)였으나 지금은 집에서 청소기를 돌리며 아내를 눈치를 보고 있는 신세가 된 퇴직자들. 과연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소일하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날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해 함께 고민자고 제안한다.





사실 시간을 열심히 살아온 중년들은 퇴직을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어느 정도는 세상 경험을 통해 살아가는 법도 잘 안다. 개인 각자의 상황이 다르겠지만 퇴직금이나 연금, 저축 등을 착실히 관리해온 사람이라면 창업을 준비할 수도 다다. 예전에는 회사를 때려치우는 순간, 화려하게 내 일을 하리라 준비하고 또 준비했겠지만 막상 퇴직하면 행동에 옮기기 어렵다.

또 막상 다른 일을 시작하려니 현실과 생각과의 괴리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르다. 그래도 설마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계산기를 굴리다가 결국 마음을 접고는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별 볼일 없이 막막하게 보낼 수는 없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꼰대 씨는 오늘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오라는 데 없어도 집을 나선다. 집 아내나 자식들에게 눈치 보이는 것 같아 나서지만 막상 뽀족하게 갈 데도 없고 앞날을 준비하기 위해 다른 일을 생각해봐도 '배운 게 도둑질'이란 말처럼 마땅한 다른 일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하는 일 없이 마냥 놀다가는 인생이 훅 지나갈 수 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렇게 인생을 내팽개칠 수는 없다. 저자는 일단 건강부터 챙기려면 돈 들지 않고 가장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는 걷기부터 시작하자고 권유한다. 다리의 근육이 붙으면 아령이라도 규칙적으로 들어 팔의 힘도 기르는 일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꼰대 계급은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저자의 권유는 시작부터 좋다.

"이제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볼 줄도 아는 여유가 생겼다. 인생은 오직 대로만 있는 것이 아닌 작고 예쁜 오솔길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대나무처럼 꼿꼿한 삶보다는 좀 더 부드럽고 여유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도 좋다. 그러나 잠시 옆으로 벗어나 보고 내가 좋아하지 않던 취미도 관심을 가져보자. 남들이 좋아하는 것도 기웃거려보자. 지금까지 내가 갇혀 있던 모습에서 이제는 조금씩 벗어나서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면서 삶을 살아가자. 그렇다면 지금보다 훨씬 여유가 있는 윤택한 삶이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본문 중에서)





꼰대 씨는 가끔 생각한다. 나도 돈이 많고 배경이 있는 집안에서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평생 고생을 해서 신도시 아파트 하나 겨우 장만한 것이 고작이다. 별다른 인맥도 신통치 않아서 회사에서도 조기에 명퇴당했다. 사업을 하려 해도 크게 동원할 만한 주변이 변변치 않다. 결국은 투자해봐야 손실이 빤한 곳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시합이 아니면 기회가 없으니 하늘만 쳐다보고 한탄을 할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세상이 이러하다 해도 이제 남은 삶이 그리 많지 않다. 남만 부러워하면서 슬픔에 젖어서 그냥 주저앉기에는 너무 슬프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꼰대 씨에게 건강을 특별히 주문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든 현재의 삶을 지속하든 건강하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건강해지려면 걷는 것이 만병통치약이니 무조건 걷고 먹는 것을 잘 관리하라고. 아울러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사람들과 어울리고 머리를 많이 쓰고 좋은 취미 생활을 찾아 즐기며 무조건 웃으라고 권한다. 또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은 ‘나’였다고 답변한댄다. “나를 위해 지출할 때 하나도 아깝지 않다”라는 의견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젊은이들은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자아만족형 소비 태도를 지니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대부분의 꼰대 씨들은 가족들을 생각해서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지 못하고, 입고 싶은 것도 가격표를 보고 슬그머니 내려놓고 살아왔다. 좋은 옷, 좋은 신발을 몰라서 사지 않는 게 아니라 가격이 겁나서 사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녀들을 위해 써야 할 돈이기 때문에 자신이나 아내의 옷이나 만족을 위한 소모품은 최대한 지출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온 꼰대들은 습관이 돼 으레 그렇게 한다.

저자는 같은 고민을 안고 살고 있는 대부분의 꼰대 씨에게 한평생 경제활동을 하여 가족을 부양했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 쓰는 돈은 아끼지 말자고 당부한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에 가도록 하자. 또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는 것도 권하고 싶다. 아끼는 것도 좋지만 쓸 때 쓰는 것도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비결이라고.


저자 : 정창호


경기도 양주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성균관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육군중위로 예편후 현대차그룹 공채 시험에 합격하여 20여 년간 중국 광동, 상해, 북경 등에서 현지 근무를 했다. 현대차의 중국 진출 초기에 오토바이를 타고 차를 팔러 다니면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30년의 직장생활을 끝으로 퇴직하였고 지금은 모범 백수의 생활을 힘차게 이끌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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