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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 -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정현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평점 :
『그래도, 사랑』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사랑'을 생각해본다. 인류가 생기면서부터 사랑은 삶의 화두였고, 지속되면서도 계속된 명제다. 즉, 사랑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은 자손 유지에도 필요하고, 삶의 에너지를 얻고 유지하는 데도 절대적인 힘이 된다. 이웃 사랑은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서로의 안전에 협력 가능하고 삶의 과정을 함께하면서 더욱 돈독해진다. 이밖에도 사랑의 힘은 종교, 이념, 국경 등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강력한 힘을 인류가 지속하는 만큼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자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도 이 사랑의 힘이 밑바탕이다고 해도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그래서 진부한 것처럼 느껴지는 사랑에 대한 담론은 우리 생활을 전반적으로 관여한다. 언제나 가슴 떨리고 또 어떤 순간 놀라운 행복감과 충만함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에 대한 담론은 이제 다른 각도, 다른 표현으로 나타난다. 글로써 나타내도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표현은 다르지만 사랑 예찬은 계속된다.
20여 년 동안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으며, 자신과 라디오를 꼭 닮은 서점 리스본과 2호점 서점 리스본 포르투를 가꾸고 있는 정현주 작가도 동참한다.
그는 어쩌면 한국에서 누구보다도 더 많이, 자주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쓰는 사람이다. 그가 지금껏 써낸 사랑 3부작 시리즈 《그래도, 사랑》 《다시, 사랑》 《거기, 우리가 있었다》 는 지금껏 사랑이 어려웠던, 그리고 지금보다 행복한 사랑을 꿈꾸는 대한민국 100만 남녀들의 일상과 가슴을 파고들며, 수많은 찬사를 받아왔다.
이 책은 그의 사랑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출간되며 새롭게 옷을 입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푸르른 하늘과 달과 나무가 공존하는 사막의 어떤 한가운데서 만나는 남녀의 모습을 표지로 구현하며, 텍스트를 읽었을 때 전해지는 저자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필치를 표현했다. 두 사람이 마주본 모습은 새로운 만남과 시작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랑, 영화와 음악, 책을 두루 아끼는 저자의 다양한 취향과 매력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가벼운 듯, 가볍지 않는 매력적인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마음의 울림과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정현주 작가는 두 번째로 쓰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별하고 울던 날 여기 적힌 몇 줄이 등을 쓸어주는 것 같았다고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많은 분이 다정한 말을 돌려주셨습니다.”라며 그간 독자들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청년 세대의 삶이 고달파지면서 '5포 세대'라는 말이 나왔다. 출산이나 결혼은 물론 연애까지도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점에서도 이 책은 제목처럼 그래도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만이 답이고 힘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저자가 책을 통해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대개 '연애 실패'로 단정한다. 왜 실패했나는 이미 관심 사항이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 이 물음에 대한 답하지 않을 경우 어느 누가 나서서 해답을 찾으라고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는다. 때문에 실패한 사랑은 잊혀지기 쉽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랑에 대한 감정이 새로워진다.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떨리게 하면서도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준다. 또 사랑 그 자체를 통해서 행복에 가까워진다. 인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특별한 사람, 나에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사람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별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오랜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도 나름대로의 특별함이 있지만 이성적으로 특별한 사람이라면 단순히 시간에 구애받지는 않는다.
사랑을 포함한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솔직함이 중요하다. 결별 과정에서도 지나치지 않은 솔직함은 상처를 줄일 수 있다.
연애 과정에서 입는 상처는 헤어질 때 특히 심한데 이걸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애할 때의 기억이 헤어지고 나서도 나를 괴롭힌다면, 좋은 기억을 우선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연애도 인생에 있어서는 하나의 공부다. 항상 모든 일에는 상실이라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힘들어하기보다 추억을 남겨두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잘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저자는 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보다 깊고 우직한 사람이 되어보라고 권유한다.
따뜻한 사랑을 하면서 인생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어가고 싶다면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 빈자리를 채우려는 노력도 좋지만 자신이 여유가 있어야 상대에게도 여유를 베풀면서 보다 지속가능한 사랑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은 독자에게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고통을 이겨내고 강해지면서도 사랑을 품는 것이다. '사랑'. 그래야 상처를 극복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랑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삶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고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격려를 준다. 그래서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우리 모두 누리고 살자는 저자의 간곡한 '사랑론'이 의미가 있다.
문제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책들은 대개 아주 심플합니다. 좋은 사랑 또한 그렇다고 믿어요. 너무 많은 생각은 사랑을 망칠 뿐이에요. 사랑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 속에서 커가는 것 아닐까요. 사랑에 답이 어디 있겠어요. 선택이 있을 뿐.
「사랑은 어려운 말로 시작되지 않는다」 중에서
흐름에 맡기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지만 나중이 되면 너무 늦을지도 모르죠. 가장 솔직한 자신을 만나고, 만약 이것이 사랑이다 싶으면 용기를 내면 좋겠어요. 마음을 말해보세요. 고백을 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잃게 될 거니까.
「우정을 잃을까봐 사랑을 감췄다면」 중에서
마음을 열고 또 다른 우주를 만나게 되길 빌어요. 마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기를. 상대와 나눌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하여 하루가 더 부지런해지기를. 그리하여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멜빈처럼 되기를.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그런 사랑」 중에서
[우리도 사랑일까?]의 주인공처럼 살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어느새 [아무르]의 주인공처럼 늙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도 언젠가는 낡은 것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낡은 것이 갖는 아름다움도 알게 되었어요. 마냥 새로운 것만 따라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요’라고 대답할 겁니다. 시간을 두고 지켜온 것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 따로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낡아지는 것과 깊어지는 것」 중에서
사랑이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가 사는 집을 닮았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는 집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요. 살면서 하나씩 나에게 맞게 바꿔가야 하죠. 특별히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고쳐야 하는 게 당연하고요. 그래야 그 집에 오래 살 수 있습니다.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머리를 속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마음은 머리 몰래 병이 듭니다.
「그곳이 전쟁터라고 해도 같이 있고 싶은 것」 중에서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용기와 자신감, 시간이 갈수록 보면 볼수록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겠죠. 그 안에서 행복하여 새장 문을 열어두어도, 새가 떠나지 않도록 품이 넓고 향기로운 사람이 되려는 노력 말이에요.
「행복한 새는 날아가지 않는다」 중에서
저자 : 정현주
사람과 사랑에 대한 글을 쓰는 다정한 사람. 20여 년 동안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으며, 자신과 라디오를 꼭 닮은 서점 리스본과 2호점 서점 리스본 포르투를 가꾸고 있다. 별명은 정서점. 친구와 가족, 영화, 음악, 사진과 그림, 아름다움과 다양한 빛깔을 담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이야기하기를 즐겨한다. 사랑 또한 늘 빠지지 않는 대화의 주제다. 그렇게 세상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은 그녀의 라디오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음과 이야기로 전해지며, 누군가의 새로운 사랑이 되기도 했다. 어쩌면 누구보다 사랑에 대해 잘 알고, 또 많이 쓴 사람. 사랑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담은 그녀의 첫 사랑 에세이 《그래도, 사랑》은 사상으로 행복하고, 아파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책이 되었다. 사랑 연작으로 《다시, 사랑》 《거기, 우리가 있었다》가 있다. MBC 〈별이 빛나는 밤에〉 〈꿈꾸는 라디오〉, KBS 〈최강희의 야간비행〉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 등과 함께했다. 지은 책으로 《스타카토 라디오》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등이 있으며 공저로 《픽스 유》가 있다. 고려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