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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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여성들은 혼인을 해도 자신의 성(姓)은 여전히 지닌다. 서양과 다른 점이다. 그렇다고 여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성을 유지해온 게 아니라 유교 관습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도 옛날부터 여성을 비하하고 사회적 위치를 인정해주지 않은 게 관습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다만 성은 유지하지만 이름은 잊어버렸다. 누구 딸, 누구 아내, 누구 엄마 등으로 호칭이 바뀐다. 이러한 관습은 현대에 들어서서도 여전하다. 적어도 20세기까지는 그대로 유지돼 왔다. 사회도 남성 중심 그대로. 그러나 20세기말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경제적으로도 남성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예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성해방운동이 거세지면서 당당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21세기 들어서면서 많이 달라지긴 했다. 남성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바뀌지 않은 것은 '성(性)인식'이다. 이에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미투'를 이끌어냈다. 남성 중심의 사회의 인식을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것. 당연한 권리이고 주장이다.

여성을 여성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도 법원으로부터 나왔다. 성희롱 등 성폭력을 법에서 보호해주는 정도로는 피해 여성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줌마에 대한 인식은 여전하다. 결혼한 여자에게는 호칭으로도, 지칭으로도 통칭된다. 간혹 '아줌마!'로 불렀다가 혼나는 경우도 있지만. 점잖게 부르려면 '부인!'이어야 한다는 말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옛날부터 부인이란 호칭은 고관대작의 아내에게만 붙여졌고, 일반 서민들의 부인은 그냥 아줌마로 통칭되는 게 여전하다. 그렇게 지칭하는 남성도 비하하기 위해 아줌마라고 부르진 않는다. 그러나 정작 여성은 이 호칭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부 여성들은 더 정감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부인으로 호칭되는 사람들의 위선적인 여자들의 대명사가 되면서부터였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첫 출발점이 '복부인' 아니었을까. 하여튼 "아줌마가 되고 나니 '아줌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이라면 아주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말은 조금은 자조적인 냄새가 난다. 대신 아줌마들은 삶을 위해서라면, 가족을 위해서라면 '아줌마'라고 불리우는 게 대수냐는 생각인 것 같다. 떳떳하게 권리를 갖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어떻게 볼지는 그 사회에 달려 있는 문제다.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용감하다. 결혼 전에는 권리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는 소극적 자세가 결혼하면 대담하게 바뀐다. 부당한 대우는 맞서 싸운다. 삶을 위해서다. 가족을 위해서다. 그렇게 인식되면서 아줌마는 당연한 것으로 우리 사회에 정착돼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현재는 자신과 가족, 사회와 나라을 위해 용감해지는 여성들을 누가 비하할 수 있겠는가. 이 책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는 여자 그 이전에 딸, 아내, 엄마의 이름으로 살아온 우리네 인생을 말한다. 아무도 포기하라고 한 적 없는데 책임감 하나로 꾸미는 인생과 꿈 있는 인생을 모두 포기한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과거의 아픔, 현재의 고민을 딛고 오늘 당장 잘 살고 잘 노는 여자가 되어보자. 저자를 따라 시선과 습관을 조금 바꾸는 것뿐인데 어느새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그 여자,진짜 잘 놀아!”

한 번뿐인 인생, 한 번이라도 가슴 떨리게 살아본 적 있는가?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본 적 있는가?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무의식 속에서 책이라는 건 성공한 사람만 쓸 수 있는 것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배울 점이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지 않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변했다. 누구나 자기 경험을 다양한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가 평범하다 말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가 사랑받고 있다. 내 일상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누군가의 삶은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우리 안에 샘솟게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이 같은 뜻에 따라 집필됐다. 그래서인지 여자라면, 아줌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가 마음을 깊이 파고든다.

어쩌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사용했던 ‘여자라서’, ‘여자니까’라는 방패를 시원하게 깨부순다. 그리고 사실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나눠준다. 사회가, 타인이 슬픔과 아픔을 알아주길 기다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즐겁게 ‘잘 사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말한다.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생을 다해 곧 죽는다 고 가정하자. 그럼 당신은 무엇을 후회하겠는가? 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것? 더 많은 돈을 벌지 못한 것? 재벌 2세와 결혼하지 못한 것? 아니다. 답은 모두가 안다. P. 총거스는 이런 말을 했다.

“임종하는 순간에 ‘사업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이 임박해서 삶을 돌아보면, 지나간 그 모두가 놀이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왜 더 즐겁게, 행복하게 놀지 못했던가를 후회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꿈이란 것도 사실 별것 아니다. 그냥 뭐 하고 놀지 정하는 것이다. 아직도 ‘열심히만’ 살고 있는 당신! 이제 남은 인생 뭐 하고 놀지를 고민하라!(p. 248)




겉으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아주 커다 란 변화를 겪은 곳이 있었다. 바로 나의 마음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하게 되었다.

청소가 밀려 있어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약간 어수선하고 부족한 대로 우리 집이 편안하고 좋았다. 찌개 하나에 계란말이, 김이 전부인 밥상이지만 가족과 맛있게 먹기 위해 노력했다. 일어나긴 힘들지만, 자기들끼리 내복이며 바지, 티셔츠까지 척척 챙겨 입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행복한 아침을 보냈다. 새벽에 들어와 밥을 차려 달라는 남편이, 꼭 사랑받기 원하는 아이 같아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밥솥에 새로 밥을 짓고 국을 데웠다. 그러는 내가 참 마음에 들었다.(p. 320)


때때로 시련이 다시 나를 찾아올까 두려울 때도 있다. 아무리 지금 편안하고 행복하대도 이 행복이 평생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될리는 없다. 그러나 나는 꿈이 있고, 하루하루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산다. 그리고 그 자체가 내 인생의 방패가 되어 주리란 것을 안다.

위기는 기회가 아니다. 위기는 그냥 위기일 뿐. 위기를 딛고 일어선다면 또 모를까? 위기는 꿈으로 향해가는 길에 있던 돌이다. 넘어지면 일어서면 된다. 상처는 결국 아물고 그 자리에는 전보다 튼튼한 새살이 돋아난다. 그럼 우리는 더 거친 광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당신은 더 큰 꿈을 꾸게 될 것이다.(p. 321)




작가 소개도 특이하다. 한 남자의 아내, 세 딸의 엄마. 평범한 아줌마였지만 꿈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새 나도 아줌마가 되어버려 누구 엄마, 누구 아내로 불리는 나이가 되었다. 한 번뿐인 인생 좀 더 재밌게 후회없이 살기위해.


저자 : 김영미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딸의 엄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를 모토로 하루하루 ‘뭐 하고 놀지?’를 외치는, 진.짜. 잘 노는 ‘마흔 넘은 여자’다. 드라마 보기가 취미, 수다 떨기가 특기였던 평범한 아줌마였지만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놀아보기 위해 원했던 꿈을 찾아 작가가 되었다.

책을 쓰면서 알게 된 ‘40대 여자가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 집에만 숨어서 인생을 지루하게 살고 있는 그녀들을 탈출시키고자 이 책을 썼다. 항상 밝은 웃음을 지니는 그녀지만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고난의 시간들이 웃음 뒤에 가려 있었다. 하지만그 경험들마저도 그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재산이 되었기에, 이제는 누구보다 인생을 적극적으로 즐길 줄 아는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첫 책이었던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를 통해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좋은 사람,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글을 쓴다’고 말했던 그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자신 안에 숨겨있던 소중한 기억과 열정을 발견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한 번뿐인 인생, 가슴 떨리게 살아 보자. 내일 죽어도 후회 없도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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