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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 슈퍼휴먼
로완 후퍼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7월
평점 :
인간 잠재력에 대한 조명은 각계각층에서 이루어져왔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잠재력을 발휘해 놀라운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나타날 때마다 미디어와 각계에서는 그들의 노력 중심의 놀라운 업적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널리 알려 감동과 삶의 모델로 충분한 역할을 강조한다.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이세돌, 김연아, 우사인 볼트, 루치아노 파바로티… 우리는 이들을 그 분야의 천재라고 부른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몸담은 분야에서 보통 사람들을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천재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들은 이러한 천재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그들의 업적에 대해 감탄함과 동시에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그리고 그들의 능력은 타고난 것인지 학습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리고 이 책 『인간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 슈퍼 휴먼』과 함께 인간 잠재력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이 책의 저자인 로완 후퍼는 진화 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생물학자이자 『뉴 사이언티스트 NEW SCIENTIST』의 주필로, 다양한 범위의 인간 특성에서,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이 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개인적 노력을 했는지 이해하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불어 이러한 슈퍼휴먼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과학적 주장과 최신의 뇌과학적 지식을 덧붙인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이 학습되는 것인지 아니면 유전되는 것인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본성 대 양육’이라는 개념은 틀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요소가 대립되는 것이 아니며 함께 합동하며 작용한다는 것을 밝힌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감탄하며, 아직까지 그 끝을 알지 못하는 인간의 잠재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인류가 마주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독자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리의 뇌는 이성, 감정, 습관(행동)을 담당하는 뇌로 구분될 수 있다.
이 책의 차례를 보면 독자가 느낀 점은 이성, 감정, 행동을 담당하는 뇌가 따로 있으며 특정 부분을 인간의 노력이 특별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뇌로 단련돼 간다.(뇌 부분은 독자가 임의로 구분해 넣음)
제1부 사고 (판단뇌, 이성 담당)
1장 지능ㆍ14
2장 기억력ㆍ58
3장 언어ㆍ102
4장 집중력ㆍ134
제2부 행동 (운동뇌, 습관 담당)
5장 용기ㆍ164
6장 가창력ㆍ202
7장 달리기ㆍ236
제3부 존재 (감정뇌, 감정 담당)
8장 장수ㆍ270
9장 회복력ㆍ318
10장 수면ㆍ348
11장 행복ㆍ390
지능을 탐구함에 있어 필자가 제일 먼저 만나기로 한 사람은 바로 한 체스 그랜드 마스터(chess grandmaster, 최고 수준의 체스 선수)였다. 체스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체스가 순수하게 지능적인 게임이거나, 적어도 매우 높은 지능을 요하는 게임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과학자들도 체스라는 분야를 광범위하게 연구해온 바 있다. 심지어 이런 말도 있을 정도다. 인지과학에서 체스란, 유전학에서의 초파리의 역할과도 같다고 말이다. 초파리는 아마도 지구상의 유기체 중 가장 널리 연구돼온 대상일 것이다.
우리가 만나볼 존 넌(John Nunn)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체스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전성기 때 전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의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한편, 그는 열다섯 살에 옥스퍼드 대학에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입학했는데, 그로써 1490년의 울지 추기경(Cardinal Wolsey) 이후 가장 어린 옥스퍼드 학부생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이 장에서 만나볼 다른 인물들과의 주제적 연결고리도 마련된 셈이다). 그 후, 존 넌은 대수적 위상 기하학(algebraic topology)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물론 이 분야에 대해서 필자는 아무런 아는 바가 없지만 말이다.
(pp.17~18, 「1장 지능」 중에서)
그럼 현재 파이 암송의 기네스북 보유자는 누굴까? 그는 인도의 라자스탄(Rajasthan) 내 사와이 마드호푸르(Sawau Madhopur) 구역 출신인 23세의 라즈비르 미나(Rajveer Meena)이다. 2015년 3월 21일, 타밀 나두(Tamil Nadu) 지역의 벨로어 공대(Vellore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7만 자리까지 파이를 암송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그는 눈에 안대를 착용한 채였다. 이 업적에는 9시간 7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내게 자신의 가장 큰 동기 중 하나는 바로 가정 형편이었다고 말했다. “가정 배경이 무척 소박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의 가장 까다로운 기억력 테스트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 이렇게 7만 자리의 숫자 전개를 외우는 데, 꼬박 6년 이상이 걸렸다고 미나는 말한다. 이 방법은 자신이 세계 최고라는 걸 보여줄 방법이자, “인내력과 자신감을 증진시킬 훌륭한 방법”이라고 그는 무척 진지하게 설명했다. 또 그의 도전이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기 전의 7개월을 견디면서, 그는 자신의 인내력과 자신감을 충분히 시험했다고 한다.
“기네스북으로부터 내 도전이 성공이라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그날 밤은 정말이지 잠을 이루기 힘들더군요. 몇 번이나 그 이메일을 다시 읽어봤다니까요.”
(pp.61~63, 「2장 기억력」 중에서)
처음으로 만나볼 인물은 알렉산더 아겔레스(Alexander Arguelles)이다… 누군가 내게 말하기를 아겔레스는 ‘세계 제일의 다중언어 사용자’라고 했다. 그는 60~70개의 언어를 공부했으며, 그중 적어도 오십 개의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는 그저 다중언어 사용자가 아니었다.
‘다중언어’라는 말은 그에게 너무 소박했다. 말하자면 그는, ‘하이퍼폴리글롯(hyperpolyglot)’, 즉 ‘초인적 다중언어 구사자’인 것이었다(하이퍼폴리글롯이라는 단어는 2008년 영국의 다중언어 구사자인 리처드 허드슨(Richard Hudson)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이퍼폴리글롯의 영예는 주로 열한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때 얻을 수 있다. 물론 국제 하이퍼폴리글롯 연합(International Associationof HyperPolyglots)은 여섯 개 이상의 언어에 능통하면 멤버십 자격을 부여하지만 말이다. 하이퍼폴리글롯의 세계에서 아겔레스는 전설이었다. 다중언어 운동의 조부격인 인물이었으니까 말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게 무리가 아니었다.
( pp.105~106, 「3장 언어」 중에서)
엘런 맥아더(Ellen MacArthur)는 2004년에서 2005년 동안 홀로 전 세계 27,000해리(nautical miles)를 항해했다. 자그마치 71일 하고도 14시간 18분 33초가 걸린 업적이었다. 이 항해로 그녀는 1인 세계 일주 항해의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그녀 나이 29세였다. 많은 이들이 맥아더가 세계 신기록을 깰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전 세계 기록을 이십 일이나 앞당겼다. 게다가 그녀의 기록은 약 십 년간은 너끈히 유지될 거라는 평이 있었다. 맥아더의 항해 시도 전, 그녀가 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한 회의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야말로 눈부신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에서는 그녀를 잔다르크에 비교할 정도였다. 영국에서는 그녀를 ‘영국이 낳은 최고의 항해사’ 혹은 ‘21세기의 진정한 첫 히로인’으로 불렀다. 나는 그녀가 어떻게 그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는지, 직접 만나 물어보기로 했다.
나는 그녀의 집요한 집중력의 비결이 뭔지, 그리고 두 달 반 동안 일주일에 칠 일, 하루에 24시간을 어떻게 집중력을 유지했는지 묻고 싶었다. 그것도 혈혈단신으로 아주 적은 휴식만 취해가며 말이다. 정말 슈퍼휴먼만이 해낼 일이 아닌가.
( pp.137~138, 「4장 집중력」 중에서)
캐나다 태생의 소프라노인 바바라 해니건(Babara Hannigan)은 가장 유명세를 타는 현대의 성악가들 중 한 명이다. …… 나는 해니건과 아침나절에 만났다. …… 그러더니 그녀는 한 음계를 허밍해 보였다. 갑자기 목 뒤의 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등골이 오싹하는 이 좋은 기분, 누군가 귀에 귓속말을 할 때도 느낄 수 있는 이 느낌은 ‘자율 감각 쾌락 반응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라 부른다. 이 느낌을 느끼려고 적극 노력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그저 그녀의 허밍만으로도 매혹되는 바람에, 그녀가 그 뒤에 한 몇 마디는 잊어버렸다. 대화를 녹음하고 있던 게 천만다행이었다.
“워밍업이라는 건 내 악기 전체를 깨우는 것이죠. 단지 흉곽(rib cage)이나 성대, 호흡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체에 관한 것이에요. 나의 온 감정적, 감각적, 지적 그리고 신체적 존재 말이죠. 이렇게 모든 것을 깨워요. 단 한 번에 모든 걸 자극시키는 거죠.” 해니건이 말했다.
( pp.220~222, 「6장 가창력」 중에서)
“겨우 여섯 살 때부터 유치원에서 집까지 달리기를 하곤 했지요.” 딘 카르나제스(Dean Karnazes)가 말했다. “달리기란 제게 자유와도 같았어요. 해방이자 세상을 경험하는 한 방식이었지요.” …… 지금의 카르나제스는 남들과 확연히 다르다. 그의 달리기에 대한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우니까 말이다.
그럼 그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한번 살펴보자. 2005년 10월 12일, 그는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러고는 350마일을 뛰고 난 삼 일 뒤 10월 15일에야 달리기를 멈췄다. 심지어 달리기를 하는 동안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의 한 저널리스트와 인터뷰도 했다. 이 인터뷰를 글로 옮긴 기록을 읽어보니, 몇 군데가 눈에 띈다. …… 토요일 새벽 2시 21분에는 자신이 자면서 달리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갑자기 깼는데, 그만 아직도 달리고 있는 걸 깨달았지 뭡니까. 정말 희한한 건, 적어도 짧은 토막잠을 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저녁 9시 7분, 카르나제스는 총 350마일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 마라톤의 완주는 마치 유체이탈 같은 경험이었어요. 평생 해본 적 없는. 이전에도 몸에 통증이 퍼지면 퍼뜩 정신이 차려지곤 했죠. 하지만 이 마라톤의 마지막 10마일을 뛰는 동안은 완전히 몸에서 정신이 분리되는 것 같았어요.” 그가 말했다.
( pp.237~238, 「7장 달리기」 중에서)
앞서 살펴본 대로 이 책은 인간 능력에 대한 내 관점을 바르게 되돌리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를 위해 다양한 범위의 인간 특성에서, 잠재력의 최고점에 오른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즉, 지능, 음악적 능력, 용기, 인내심 같은, 우리가 감탄하는 특성들에서 세계 최고라 평가받는 이들을 말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 즉 행복이나 장수에 있어 극한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소개했다.
즉, 이 책은 인간이 도달 가능한 최고점에 대한 자축인 셈이다. 이들과의 만남으로,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이 지닌 가능성과 다양함에 경탄했다. 또한 이들이 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개인적 노력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분석해봤다.
이런 이들은 초인까지는 아닐지라도, ‘슈퍼휴먼(superhuman)’이라고 불려 마땅하지 않을까. 나는 이 슈퍼휴먼들이 그들의 업적을 어떻게 쌓았는지를 이해하고 싶었다. 평범한 우리들이 좀 더 그들을 가까이 느끼도록 말이다. 이들이 내뿜는 천부적 재능의 마력이 우리에게 닿는다면, 인간의 미래를 엿보는 데 큰 도움이 될지 모른다.
저자 : 로완 후퍼
로완 후퍼는 과학 및 기술에 대한 모든 측면을 다루는 잡지 『뉴 사이언티스트 NEW SCIENTIST』의 주필로, 십 년 이상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글을 써왔다. 그는 진화 생물학의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일본에서 5년간 생물학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 뒤, 『재팬 타임스 JAPAN TIMES』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여기에 기고한 칼럼들은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또, 그는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에서 펠로우십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의 글은 『이코노미스트 THE ECONOMIST』, 『가디언 THE GUARDIAN』, 『와이어드 WIRED』,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 등과 같은 유수의 잡지에 실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