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 연약한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셀프 심리학 자기탐구 인문학 2
김혜령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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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지 못하거나 감정에 휩싸이면 일상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일쑤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대인관계까지 피해버리면서 혼자 상처만 받는 사람들 많다. 이 경우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마저 잃게 될 우려가 커진다. 스스로만 계속 생각하고 판단하고 집착하게 되면 고립되어 자칫 우울증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도 우울증을 쉽게 이겨내고 하루하루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음챙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의 김혜령 저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까봐 두려워하면서 정작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면 오늘부터 힘든 공굴리기를 멈출 것을 권유한다.

내 모습, 내가 하는 행위, 내 감정을 그대로 존중해주라고 주문한다. 그렇게 되면 공은 스스로 굴러가고, 내 마음은 차분한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가 무엇을 보든 그건 진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반영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언제든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다. 그리고 함부로 타인에게 내 욕구를 강요하지 않게 된다. 나의 잘못된 기대 때문에 타인에게 쉽게 실망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내 인생에서만큼은 내가 주인공이다. 많은 이들이 주인처럼 살지 못하고 있다지만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안녕하지 못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마음 돌봄의 기술’을 전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이 마음의 문제로 고민한다. 타인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말고 무시하라고 하지만 SNS로 인해 우리는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매일매일 접하며 지낸다. 비교가 일상이 되었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만큼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잃은 채 쫓기듯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타인을 할퀴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해대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기도 하고, 나보다 잘 나가는 듯 보이는 타인의 모습에 주눅 들어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힘을 내보자 다짐해도 내 의지와 달리 자꾸만 흔들리고 쪼그라드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진다. 그리곤 이런 말을 한다. “내 마음대로 제일 안 되는 게 내 마음인 거 같다”라고.





걸핏하면 주저앉는 마음 때문에 고민하며 ‘왜 내 것인데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풀기 위해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는 김혜령 저자는 이런 문제가 모두 마음의 통제권을 빼앗긴 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 마음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진화론과 뇌과학을 통해 현대인의 마음이 산만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뇌를 조련하는 방식으로써 마음챙김의 태도를 삶에 적용하여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자아를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한 걸음 물러서서 감정과 생각의 흐름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내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으며 모두가 불안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서로 접촉하는 대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괜찮냐고, 잘 지내냐고, 아픈 데는 없느냐고.

많은 사람이 타인의 안부를 묻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기 마음의 안부를 묻는 데는 서투르고 낯설어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넘쳐나는 생각이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도 그런 마음을 돌보는 데에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그러다 한순간, 너무 많은 생각에 짓눌리거나 격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일상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나아가 직장, 가정, 가까운 대인관계에서도 문제가 커진다. 그렇게 되는 걸 알아채지도 못한 채로.

우리는 내 것이기에 자기 마음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마음의 운전대를 타인에게, 생각에게, 감정에게 내어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타인의 말과 행동에 욱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꼬리를 무는 생각에 올라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감정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것이다. 마음의 운전대를 잘 잡고 있다면, 마음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면,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지금 여기에 머물며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

자기 마음의 안부를 묻는 건 소중한 타인의 안부를 묻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자신의 안부를 묻는 데 서툴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법을 배우지 못한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어렵지 않게 ‘마음을 데리고 살 수 있을지’ 알려준다.





원시인의 삶과 현대인의 삶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온 결과로 인간은 지금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생존을 위해 발달시킨 원시인의 뇌의 기능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괴롭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저자는 현대인을 힘들게 하는 우리 뇌의 세 가지 특성으로 ‘주의산만함, 불안감, 부정적인 경향성’을 뽑으며 이 세 가지 특성만 없었어도 살기가 훨씬 수월했을 거라고 말한다. 쓸데없는 걱정거리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하지도 않고,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분 좋은 정보를 민감하게 알아차린다면 괴로울 틈도 없을 거라고 말이다. 따라서 이 세 가지 특성과 반대되는 기능을 강화시킨다면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내게 좋은 것에 주의를 집중하고, 나를 위한 긍정적인 감정을 ‘선택’하고, 괴로운 것을 흘려보내고 좋은 생각을 강화할 수만 있다면 마음이란 녀석이 우울과 불안에서 헤엄치거나 분노와 한 몸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저자는 마음이 제멋대로 작동하도록 내버려둘 게 아니라 운전대를 꽉 사수해야 한다고 말하며, 마음의 자율주행모드를 끄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소개한다.

마음챙김은 과거나 미래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대신에 그 생각을 하는 ‘현재의 나’를 바라보게 한다.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오롯이 경험하지 못하고 상념에 빠져 있기만 하다면, 또 그게 지속된다면 마음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마음의 운전대를 놓는 순간, 우리는 위태로워진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에 따라 생각과 감정에 끌려가지 않는 연습을 한다면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1장에서는 사는 게 왜 이렇게 괴로울 수밖에 없는지, 마음의 작동 원리를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본다. 진화심리학의 입장에서 마음의 특성을 살펴보고 나만 특별히 이상한 게 아니라 마음의 작동 방식이 원래 이런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2장과 3장에서는 마음챙김의 태도를 일상에 활용해 괴로움을 덜고 마음의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4장과 5장에서는 우리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여러 요인을 현대사회의 특징과 외부환경 속에서 찾아보고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다루었다. 핸드폰과 미디어,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 대인관계의 문제로부터 쉽게 위협받는 우리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삶은 완벽하지 않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충분히 살만해진다. 이 책을 통해 마음과 삶이 나아지게 할 힘을 자신이 가지고 있음을 믿게 될 것이며, 그 시작은 자기 마음을 살피고 안부를 묻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명상과 호흡법이 감정을 다독여 주고 내 안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다고 한다.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라고 충고하고 있다. 연연해 하지 말라는 것. 어찌 보면 책이 옆에 꼭 앉아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구어체로 쓰여져 있어서 그런가 싶다.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다면, 마음의 운전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다면, 나를 힘들게 하는 마음의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통해 마음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며 곱씹는 동안만큼은 내 마음에 안부를 물으며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책에 나온 개념들 중 '자기 자비(self-compassion)'라는 개념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자기 자비'는 내가 나에게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으로 '자기 비난'과 대조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나에게조차 비난받는 내 마음은 힘을 내기 어렵다. 또 내가 나와의 관계에서 습관적으로 하는 지적과 비난은 타인을 대할 때에도 확장된다. 나에게 들이댔던 깐깐한 기준과 날카로움이 타인을 향할 때 너그러워질 리 만무하다. 또 내 안에서 충분히 공감 받고 수용되지 못한 감정과 욕망의 응어리들은, 자신에게 혹은 타인에게 불건강한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다. 그 반대로 자기 자신을 너그럽게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과 세상에 대해서도 더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자기 자비'는 '자기중심성'이나 '미성숙함'과는 구분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 비난을 멈추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때 타인에 대한 포용력도 넓어지기에 '내 기준만 옳다'는 프로크루테스 침대(Procrutean bed) 식의 편협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가 왜 불안과 우울을 겪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책에 따르면 우리 인류는 생존을 위해 불안과 경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남았다고 한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타인의 저의를 무시하고 상황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미리 대비하는 습관을 가졌던 과거의 독자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쉽게 버리긴 어렵다. 인류가 비로소 안전을 되찾은 시간은 역사에서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처지의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돌봐야하는지에 대해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음은 가변성이 있기에 연습하고 노력하면 된다라며 그 해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 : 김혜령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자신과 주위 사람이 가진 마음의 어려움을 이해해보려고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심리상담 일을 하게 되었고, 어느덧 세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우울, 불안과 같은 감정의 문제와 관계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글을 쓰는 일도, 상담을 하는 일도 결국엔 나를 더 성장시키는 일이라 믿는다. 2016년부터 카카오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며,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은상을, 제7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제7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인 〈HOW ARE YOU? 내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일보에서 〈2030 세상보기〉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며, 다양한 월간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출간된 저서로는 『불안이라는 위안』,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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