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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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brain science)은 일반 독자들에게 매우 생소한 분야다. 물론 의사나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낸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이고 엄청나게 많은 양일 것이란 점은 뇌과학이란 용어가 익숙지 않은 독자로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뇌과학은 말 그대로 우리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과학 분야다.

뇌의 신비를 밝혀내서 인간의 물리적, 정신적 기능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응용학문이라고 <두산백과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사전에 따르면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는 물론, 의학·공학·인지과학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뇌의 신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인간이 갖는 물리적·정신적 기능성의 전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응용 학문이다.

넓게는 뇌 정보처리 메커니즘의 이해를 바탕으로 모방과 응용을 통해 인간의 두뇌와 유사한 지능형 기계를 개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것도 1990년대 초반부터다.

이들 국가에서는 대체로 분자 차원에서 생화학 작용에 대한 미시적 탐구 및 인지와 관련해 정보처리의 세분화된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즉 기존의 분석적인 탐구방식이 많은 비용이 들면서도 두뇌의 단편적인 기능을 밝혀 줄 수는 있지만, 지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뇌를 총체적으로 규명할 수는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연구 분야가 바로 뇌과학이다.





아직 우리 뇌에 대해서 밝혀진 것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겠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들도 만만찮다고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그 관심은 대체적으로는 우리 뇌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으로 만들었는지에 있다.

책에 따르면 뇌과학자들은 뇌에 장애가 생긴 사람들을 연구하여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내기도 했다. 때로는 수술의 결과를 분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가 생기기 전과 후를 비교했다. 이 책『마음의 오류들』에서는 고장난 뇌의 사례를 연구하여 뇌의 정상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을 얻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중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뇌의 장애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중 조현병, 조울증, 자폐증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자가 있기도 하다고 연구결과 발표 논문들은 적시했다. 심지어는 사이코패스의 발현 역시 유전자와 환경이 모두 기여한다. 반사회적 행동과 타인에 대한 공감 결여를 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감정을 처리하거나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관련된 신경 회로의 활성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하다. 사이코패스가 개인적인 인격 문제라기 보다는 뇌의 장애라는 사실이 놀랍다. 이러한 사실은 형사 사법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윈스턴 처칠은 평생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반 고흐는 양극성장애를 앓던 그의 말년에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렸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알려진 수학자 존 내시는 조현병 환자로서 엄청난 수학적 재능을 드러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마음의 오류들』은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뇌과학자, 에릭 캔델이 이 모든 궁금증에 답한다. 세계적 석학이자 위대한 생물학자로 70년 가까이 인간의 뇌를 연구한 그는, 그동안 마음의 문제로만 취급되던 자폐증, 우울증, 양극성장애,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사실 고장 난 뇌와 관련 있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뇌가 마음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오류를 살펴봄으로써, 사회성, 창의성, 기억, 행동, 의식과 같은 인간 본성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뇌의 신경 회로도 고장 나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때 그 기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 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 우리의 뇌가 달라지면 우리의 정신 과정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을 이용해 둘레계통의 억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연인 간의 친밀함을 높일 수 있다.

시냅스의 연결을 약화해 기억을 교란하면 외상후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고, 이마앞겉질의 일부 영역을 비활성화하면 억압된 창의성을 해방할 수 있다. 우리가 뇌를,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재배선할 수 있는 것이다.






뇌는 컴퓨터와 닮았다. 컴퓨터가 입력값을 디지털 언어로 변환해 처리하는 것처럼, 우리 뇌는 신경전달물질을 디지털적으로 주고받으며 자극을 처리한다. 디지털 코드가 어떤 전기회로를 따라 전달되는지에 따라 빛이나 소리와 같은 컴퓨터 출력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 뇌에 있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전기신호도 신경 경로에 따라 기억, 감정, 의식으로 달라진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한 가지 방법은, 고장 난 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컴퓨터 부품이 고장 났을 때 그 부품의 기능이 드러나듯, 뇌의 신경 회로도 고장 나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때 그 기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 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





“우리가 참여하는 모든 활동, 자기 자신을 개성 있는 존재라고 지각하게 만드는 모든 감정과 생각은 우리 뇌에서 나온다. 복숭아를 맛볼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우울하다고 느낄 때,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감동이 밀려들 때, 당신은 전적으로 뇌의 생물학적 기계 부품들에 의존하고 있다.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당신의 뇌다.”

- 본문 중에서


우리의 뇌가 달라지면 우리의 정신 과정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을 이용해 둘레계통의 억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연인 간의 친밀함을 높일 수 있다. 시냅스의 연결을 약화해 기억을 교란하면 외상후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고, 이마앞겉질의 일부 영역을 비활성화하면 억압된 창의성을 해방할 수 있다. 우리가 뇌를,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재배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난 세기에 뇌와 그 장애에 관해 알아낸 사실은 나머지 인류 역사에 걸쳐 알아낸 것보다 훨씬 더 많다.”

- 본문 중에서





신경과학의 최고 권위자 중의 하나인 에릭 켄델은 마음의 문제로만 치부되었던 각종 정신병리학적 증상들을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에릭 켄델은 평생동안 천착했던 분야인 뇌가 인간의 마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마음의 오류’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기억, 행동, 의식 등을 통찰한다.

그는 또한 마음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에 대해 뇌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뇌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휴머니즘에 대한 정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위해 뇌의 기능이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인간의 공통적인 특성과 개별적인 특성을 먼저, 그리고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조현병, 치매,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중독 등 다양한 뇌 기능 장애에 대해 유전학적, 신경과학적 원인과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이를 통해 보다 심화된 뇌 기능이자 현대 과학의 수수께기인 의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한다. 이 책을 통해 뇌의 기능 장애로 인한 마음의 오류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미래 전망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의식과 휴머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뇌 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뉴런에 필요없는 가지치기가 일어나는 시기에 가지치기가 과하게 이루어지면 조현병이, 가지치기가 너무 적게 이루어지면 자폐증이 발생한다. 단백질 접힘에서 오류가 일어나 유해한 단백질 덩어리가 생기면 이것이 뇌의 조직을 죽게 만들어 파킨슨병, 헌팅턴병,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에 신생 돌연변이 등의 유전자가 관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장난 뇌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 미숙하다거나, 의지가 없다거나, 도덕적으로 방탕하다거나.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질환의 커다란 이유로 유전자를 들고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의 뇌의 기능과 특질의 많은 부분이 유전자와 뇌의 해부학적 구조, 뉴런의 작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를 들여다보는 여정을 통해 인간 본성의 많은 부분이 뇌의 기능으로 인해 이루어지며, 일정 부분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같은 이유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제시한다. 외과, 내과 등 의학의 다른 분야보다 훨씬 늦은 발달 양상을 띠는 뇌과학은 '뇌는 아직까지는 신(神)의 영역이다'는 어느 정신과 전문의의 솔직한 고백을 굳이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아는 말이다.

그러나 에릭 캔델 같은 학자이며 의사들이 연구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결코 신의 영역으로 영원히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란 의사들의 말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그렇게 믿는다.





저자 : 에릭 캔델(ERIC R. KANDEL)


뇌와 신경세포, 기억과 무의식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세계적인 뇌과학자.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이자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무의식의 세계를 파헤치는 《통찰의 시대》와 신경과학 분야 최고의 교과서로 꼽히는 《신경과학의 원리》 등이 있다. 회고록 《기억을 찾아서》는 2004년 미국 국립아카데미 ‘최고의 책’,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과학소설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과학 전문 번역자 및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로버트 트리버스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통찰의 시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등 다수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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