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 -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관계 심리학
롤프 젤린 지음, 박병화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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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지속하는 힘은 무한한 친절과 배려가 아닌 단호한 선 긋기에서 나온다. 선을 긋는다는 것은 상대와 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을 쌓고 접촉을 끊어 버리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요구와 개입을 허용할 수 있는 한계를 정하고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혹사당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내 일을 망칠 것 같을 때는 ‘미안하지만 더는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내 인생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집필 취지가 드러나는 이 서문은 굉장히 당연한 말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이 평범한 진리 같은 말을 독자는 진작 숙지하지 못하고 대인 관계에서 많은 실패를 거듭했을까 성찰하게 한다.

성격 탓이기도 했겠지만 대인 관계에서 '선 긋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독자처럼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다. '내가 거절하면 나를 싫어할 거야' '난 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라는 생각으로 선 긋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독자 스스로 과거의 수많은 실패와 손해를 성찰할 기회가 이 책으로부터 주어진 셈이다.





30년 동안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고 심리 치료를 해 온 룰프 젤린은 상담실에 찾아온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책임감 강하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고 더 친절해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걸까 의아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거의 대부분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아무리 졸려도 상대가 할 말을 다 끝낼 때까지 전화를 끊지 못한다. 이토록 남을 배려하는 착한 사람들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독자는 이 대목에서 마치 '나를 상담하신 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답은 간단하다. 그들이 끝없이 챙기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대목에서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확한 진단이기 때문이다.

이 책 『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일, 사랑, 가정, 우정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쓰느라 정작 내 마음이 곪아 터진 것은 보지 못한다. 사랑이라는 명목 아래 지나치게 간섭하는 가족, 친하다고 해서 선을 넘는 친구, 나이와 직급을 무기로 함부로 대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힘들어 한다.

단호하게 거절하고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스스로를 지켜야 하지만 사람들은 관계가 멀어질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싫어도 좋은 척한다.





이 책은 매우 단순하게 구성됐다. 단호하지 못한 사람은 늘 대인 관계에서 손해만 보는 실패에 가까운 행위를 중단하지 못하는가를 설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Chapter1. 싫다고 말해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Chapter2. 거절합니다, 당신보다 내가 더 소중합니다

Chapter3. 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

Chapter4. 누구도 내 인생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내버려 두지 마라


더 이상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면 미움 받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솔직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배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자나 불친절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만 배려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이 나를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롤프 젤린은 내가 할 수 없는 일, 내가 바꿀 수 없는 관계에 매달리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나를 존중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서로 존중하고 진심으로 소통하는 관계는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섬세하게 조율할 때 만들어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람들은 단호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면 좋은 관계를 해치게 될까봐 불안해한다. “싫다고 말해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상사의 의견에 반대하면 눈 밖에 나지 않을까?”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면 섭섭해 하지 않을까?” 등등.

그래서 자기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고 착하고 온화한 모습만을 보여 주려고 한다.

그러나 자기 욕구를 따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욕구부터 충족시켜 주려고 하면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상처를 스스로에게 입히게 된다. 남의 기분을 신경 쓰느라 정작 내 마음이 곪아 터진 것은 보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느라 내 가족이 상처받는 것은 알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내가 원하는 일은 놓쳐 버리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경고는 이어진다. 단호한 태도를 이기적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호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주의자가 아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 혹은 조직을 위해 손해를 감수할지 말지 결정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단호해지는 것의 최종 목표는 나를 지키고 내가 진정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지,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거나 그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자기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는 있다.

또 부탁을 거절해서 상대를 섭섭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이 나를 오래도록 힘들게 하고 상처 입힐 것 같다면 경우에 따라 싸울 줄도 알아야 한다.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망설이지 마라.





저자는 말한다. “단호해지는 것은 이상적인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 내가 바꿀 수 없는 관계에 매달리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 ‘나를 존중해 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라는 뜻이다. 그렇게 해야 쓸데없이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 책은 호감 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싫어도 좋은 척, 화가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해 온 사람,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쓰느라 정작 내 마음이 곪아 터진 것을 보지 못하고, 좋은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솔직한 감정을 억누르며 혼자 상처받아 온 사람들에게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법을 알려 준다.





한계침입자들의 공통점은 선을 긋는 행위에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선을 긋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말하며 그로 인해 자신이 희생자가 된 것처럼 연기한다.

- 「한계침입자들이 우리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는 방법」 중에서


무리한 호의는 자신의 한계선을 넘게 할 뿐만 아니라 상대의 한계선까지 침범하게 만든다. 요청한 적 없는 도움은 지배와 간섭을 의미하고 상대에게 지나치게 베풂으로써 도움을 받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지도 모른다.

-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보살펴라」 중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습관적으로 희생하지 않는다. 무리한 요구 사항이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권리를 쉽게 포기해 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득이 되거나 그들이 원하는 일을 먼저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중심을 지키고 자신이 훌륭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안다.

- 「호감 가는 사람이 될 것인가,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인가」 중에서





단호해지는 것의 최종 목표는 나를 지키는 것이지 모든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의를 제기하고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클 때는 갈등을 피하는 편이 낫다. 나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의견을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전면전을 펼치는 것보다 적절한 때를 기다리며 기습전을 준비하는 것이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 「싸움에서 이기려고 단호해지는 것이 아니다」 중에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를 객관적으로 보는 일은 어렵다. 누군가 우리를 소유하려고 할 때 우리는 강렬하게 저항하지만, 가까운 관계에서는 죄책감이 작동한다. 그 사랆이 바라는 대로 해주는 것이 마치 사랑의 징표라도 되는 것처럼 상대의 욕구를 들어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심지어 부모라고 해도 인생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정도로 희생해서는 안 된다.

- 「나를 돌보지 않으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중에서





저자 : 롤프 젤린


독일 최고의 관계심리 전문가. 다름 슈타트 공과대학에서 건축학 디플로마(학·석사 통합 과정 학위)를 취득한 후 13년간 건축 전문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직업상 하루에도 새로운 사람들을 몇 명씩 만나며 늘 시간에 쫓겼다.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이 점점 힘들고 어려워졌다. 좋은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솔직한 감정을 숨기며 더 많은 일을 떠안고 늘 손해를 감수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대로 자신을 혹사시키며 일한다면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30년 동안 인간관계에 치여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치유해오고 있다. 롤프 젤린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HSP 연구소HIGHLY SENSITIVE PERSONS INSTITUTE를 운영하며 심리 상담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성향과 기질, 능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스로를 혹사시키지 않는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여유와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심리 치료와 관계 코칭을 접목한 자기 한계 설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심리 치유 프로그램으로 독일에서 크게 호평 받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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