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들어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IT 산업 등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4차산업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20세기 중반부터 발달한 컴퓨터는 불과 반세기가 지나지 않아 AI로 진화하는 등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는 지구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의 발전은 문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은 눈에 보이는 현실에 집중했다.

설령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라 할지라도 영혼, 천국, 지옥 등 대체로 종교적 범주까지였다.

그러나 이젠 물리적 공간이 우주뿐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는 4차원의 세계로까지 넘나들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우주공간도 불과 수십 년만에 4차원까지 확대된 것이다.

SF 문학이라 일컬어지는 소설이나 각종 추리물, 심리적 인간의 공간이 시공을 넘나들 정도로 확장돼간다.

이 소설 『스틸 키스』는 이 같은 우리 현실에 발을 딛고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다.





링컨 라임 시리즈 열두 번째 작품으로 사이코패스 악당이 스마트 컨트롤러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해킹하여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다. 잘 타고 다니던 에스컬레이터에서 패널 뚜껑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이 기계 밑으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어 죽는다.

이유도 모른 채 잔혹하게 숨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경찰들은 문제 원인으로 헛다리만 짚는데....

사물인터넷 냉장고, 자동차, 오븐 등의 온갖 스마트 제품이 어느 날 살인 무기로 돌변한다면?

모든 게 편리하게 연결된 스마트 네트워크 시대에 한 번쯤 떠올려 보는 아찔한 상상이 소설에서 대담하게 펼쳐진다.





뉴욕 시내, 형사 아멜리아 색스는 몽타주에서 본 범인 얼굴을 길에서 단번에 알아본다. 뒤를 쫓던 도중, 갑자기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다. 에스컬레이터의 열린 패널 속으로 몸이 떨어져 허리가 절반으로 잘리고 피투성이가 되어가는 승객. 색스 형사는 그 사람을 돕기 위해 급하게 총을 쏴서 에스컬레이터 가동을 멈춘다.

하지만 어느샌가 색스 형사가 쫓아다니던 범인은 사라지고 없다. 범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과연 우연히 일어난 일일까?

『스틸 키스』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용의자는 185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에 60킬로그램 정도로 깡마른 체구를 지녔지만 식당에서 한꺼번에 햄버거를 열다섯 개나 먹어 치울 정도로 괴이한 식성을 자랑한다.

그놈에겐 손가락만 까딱해도 누구든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해킹하여 사람을 원격으로 죽이는 것. 스마트 컨트롤러를 손에 쥔 사이코패스 범인은, 사물인터넷 냉장고, 자동차, 오븐처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전자 제품들을 살인 무기처럼 쓸 수 있다.





범인은 왜 이런 잔혹한 범죄에 빠지게 됐을까. 폐쇄적이고 음산한 사이코패스 범인의 자기만의 방, ‘장난감 방’에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제 그 어둡고 침침한 방에 들어가야 한다.

컴퓨터는 내 인생을 구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스포츠가 아닌 뭔가에서 남보다 뛰어날 수 있었다(키가 크면 농구에 유리하지만, 꺽다리는 그렇지 않다).

나는 내가 원하는 누구든지 될 수 있었다. 아바타와 포토샵 덕분에 원하는 어떤 외모로든 변신할 수 있었다.

- 본문에서





“도와줘! 안 돼! 제발, 제발, 제발!” 남자 목소리였다. 목소리는 다시 뭉개져서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으로 이어졌다.

손님들과 직원들은 숨을 들이쉬고 비명을 질렀다. 고장 난 채로 계속 위로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얼른 뛰어내리거나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 옆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사람들도 구멍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는지 얼른 뛰어내렸다. 몇 명은 바닥에 한데 엉켜 쓰러졌다.

색스는 커피숍을 돌아보았다.

범인 40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이쪽을 돌아보다가 벨트에 찬 경찰 배지나 무기를 본 게 아닐까.

- pp.16-17





그녀가 마땅치 않은 것은 링컨 라임의 타운하우스가 아니라 이곳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젠장.

라임이 경찰 자문 업무에서 손을 뗐다는 사실이 불만이었다. 아주. 개인적으로 색스는 서로 주고받는 자극, 자아의 부딪힘, 그런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창조력이 그리웠다. 그가 일을 그만둔 뒤로 색스의 생활은 마치 온라인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 같았다.

정보는 같지만, 그 정보를 두뇌 안에 집적하는 과정이 대폭 축소되었다.

- pp.84-85





컴퓨터는 내 인생을 구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등학교 시절, 나는 스포츠가 아닌 뭔가에서 남보다 뛰어날 수 있었다.(키가 크면 농구에 유리하지만, 꺽다리는 그렇지 않다). 컴퓨터 클럽, 수학 클럽, 게임, 롤플레이 온라인? 나는 내가 원하는 누구든지 될 수 있었다.

아바타와 포토샵 덕분에 원하는 어떤 외모로든 변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는 내 경력을 가능하게 해준다. 사실이다. 나는 거리의 많은 사람들과 대단히 다른 외모는 아니다.

그러나 약간 다른 것 정도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차이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쳐다보고 비웃고 자신감을 얻고 싶을 때나 그럴까.

그러니 자궁 같은 첼시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사업하는 것이야말로 내겐 완벽하다.

사람들을 볼 필요도 없고, 직접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얼굴에 미소를 띤 채 힐끔거리는 시선을 견딜 필요도 없다.

- pp.203-204





샘은 나와 신디의 사진을 폴라로이드로 찍고 있었다. 전부 다?약에 취해 잠든 그녀의 얼굴, 내 말라깽이 몸, 그리고 내 물건. 다른 사람들도 거기 있었다. 배를 붙잡고 웃으면서.

나는 옷가지를 집어 들고 다시 걸치며 울었다.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프랭크와 샘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어느 때보다 떠나가라 웃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말했다. 이봐, 넌 타고난 포르노 배우야, 이 말라깽이!

- p.529





문제는 사회다. 그들은 소비하고, 소비하고, 소비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물건을 수집하고, 물건을 수집하는 데 집중한다. 달리 말해 저녁식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만’ 하고,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서 소통하는 자리여야 한다. 최고의 오븐, 최고의 만능 조리기구, 최고의 블렌더, 최고의 커피메이커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런 물건들에 집중한다,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 p.560





저자 : 제프리 디버


흥미진진한 캐릭터, 철저한 자료 조사, 탄탄한 플롯, 무엇보다 “사람들은 중간이 아니라 결말을 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호언할 만큼 충격적인 반전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작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범죄스릴러 작가로, 전 세계 35개국, 2000만 명 이상의 열성팬을 거느린 스릴러 계의 거장이다.

1950년 시카고 출생으로, 11살 때 첫 작품을 완성할 만큼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을 보였다. 미주리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후 잡지 기자로 일했고, [뉴욕 타임스]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신문의 법률 기자로 일하고 싶어

법대에 들어갔지만, 정작 졸업 후에는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월스트리트의 법률 회사에서 변호사로서 일하면서, 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좋아하는 서스펜스 소설을 읽고 글을 썼다. 마흔한 살 되던 1990년, 그는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1997년 디버는 『본 컬렉터』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유명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채 오로지 두뇌만으로 희대의 범죄자들과 대결하는 링컨 라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 작품으로 디버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다. 1999년, 안젤리나 졸리 주연으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출간 하는 작품마다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제프리 디버는, ‘링컨 라임’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콜드 문』에서는 거짓말을 간파하는 심문의 달인 캐트린 댄스를 출연시켜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다.

21세기의 출발선에서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줄 공포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블루 노웨어』는

낯설고도 현실적인 컴퓨터 해킹을 소재로 한 테크노스릴러 작품이다. 소셜 네트워킹의 시대에 사회공학의 위협을 다룬 이 작품은 영리한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는 독자가 지불하는 돈에 책임을 져야 한다.” 평소 제프리 디버는 대중소설 작가로서의 소명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그는 8개월 동안 플롯을 구성하고 다시 열 번 이상을 퇴고한 후 작품을 발표할 만큼, 한 권 한 권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특유의 성실함을 발휘해 ‘링컨 라임’ 시리즈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1년마다 번갈아 집필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