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 - 퇴색된 마음에 빛을 더하는 시간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0년 5월
평점 :
독자는 수십 년 꽤 책을 읽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분야가 있다.
그러나 독자는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따로 없다. 때문에 한 분야의 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다만 연령별로 되돌아보면 청소년 시기는 소설, 삼십대에는 자기계발이나 삶에 관한 에세이를 많이 읽은 것 같다.
지금은 '마음 치유' '힐링 에세이' 등으로 일컬어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나이 탓인지, 학문으로서의 독서가 아니어서인지 그런 책이 좋다.
이 책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도 그런 차원에서 선택했다. 제목은 조금 길지만 작고 예쁘게 만든 책이다.
마음 치유의 책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이 책도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은 9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다는 김유영 작가 자신의 인생과 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자로 하여금 사색을 하게끔 만드는 가벼운 잠언서 같은 느낌도 든다. 무턱대고 인생을 가르치려 하는 게 아니라 바람을 담은 조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이들에게 조금은 천천히 때로는 느리게 가도 된다고 충고하는 점에서 동종의 다른 책에서 보이는 강권의 느낌이 아니어서 현실적 충언들을 부분도 거슬리진 않는다.
느린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내가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는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내 걸음대로 살라'는 이야기에서는 멈칫하며 유명한 스님의 책 제목도 떠오르긴 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과연 내 삶에서 어떤 보폭으로 걸어야 할까. 나는 무얼 찾아야 할까. 아직까지 못 찾았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행복이란 걸 찾으면 이 삶의 행위가 완성되는 건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명상의 주제로 삼기도 했다.
생각을 거듭하다보니 이게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사는 거...
책읽기도, 명상도 끝난 후 서평을 쓸 때쯤 불현듯 앞선 그 생각이 들었다. 삶을 끝없이 고민하는 것. 그리 생각하니 작가가 글을 쓴 의도가 거기에 있었나 싶기도 하다.
산다는 건 그런 걸까? 꼭 무얼 찾아야 하나? 인생이란 생각할수록 어렵다. 작가가 흔들릴 때마다 9년을 외웠다는 주문 같은 말은 생각할수록 어렵다.
좀 적게 얻어도 된다면 때론 여유를 부리는 게으름도, 죽을 만큼 애쓰지 않고도 작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 텐데 저자는 그럴 때마다 자신을 다독였다니 수도승인가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했다. 저자는 그래서 쉼이 절실하고 독자의 고민은 수도승 같은 치열함이 없어서 깨달음도 없는지 모른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는다”라는 작가의 글처럼 우리는 사람 없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자신의 감정에까지 치인다. 그것이 보통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자신의 감정부터 잘 보살펴야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세상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흐트러진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차(茶)와 같은 글로 ‘나’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예의와 격식을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글을 읽으며 깊숙한 내면의 무엇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 때가 왔다.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말이지요. 내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는 동안,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음미하며 가고 싶습니다.” (p. 19 나만의 속도)
이 책은 오롯한 나만의 것인 '마음',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희망', 더 나은 성장을 위한 '반성',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관계', 미래를 향한 발돋움인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날들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며 쉼을 시작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김유영 작가의 글과 꽃담캘리 안경희 작가의 캘리그래피가 만나 탄생한 '캘리그래피 엽서'도 눈에 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효과가 있다.
"말에는 다짐이 있고, 다짐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p. 120)
그렇겠지. 지켜야 하는 말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닌데. 대화는 대부분 듣는 쪽이 아니라 하는 쪽이다 보니 가르치거나 주장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나는 결이 통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결이 통하는 사람을 찾기만 하는 사람일까?
그도 저도 아니고 미처 결을 만들지 못한 사람일까? 도대체 나는 여태 어떻게 살아온 걸까. 그게 궁금해졌다.
작가는 9년 동안 매일 글을 썼다고 한다. 지겹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노력이 없거나 적다면 얻는 것도 그만큼 적다."
"당신은 당신이 꿈꾸는 어떤 것이라도 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pp. 78~79 자신감의 주문)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3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자신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끈기있는 사람이고, 어찌 보면 독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9년간, 그것도 매일 지속했다니.(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물론 저자의 말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데 자신감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살아 있는 게 아니니까.
믿고 신뢰했던 친구나 직장 동료 또는 함께하는 모임에서의 일원 등에게 진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p. .164 진심이 약점이 되는 순간)
때로는 이러한 진심이 잊을 수 없는 상처, 약점이 되는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즉, 나의 맨 얼굴로 다가가야 할 때와 사회적 역할로 다가가고 대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사회 생활을 해보지 않더라도 처음 만나는 상대방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시기인 유치원생들도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 동의할 것 같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독자 또한 마찬가지다.
굳이 주변인에게 내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고 그저 주변인으로 남는 게 이득일 때가 많다. 친해지면 친해진 대로 애매한 상황이 많이 생긴다.
추임새는 가정과 직장, 사회의 구성원과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도 꼭 필요하다.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서라도 추임새를 듬뿍 넣어주자.
칭찬과 격려의 말 추임새는 상대를 신뢰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마음이다. (p. 179 일상의 추임새)
그랬구나, 화났구나, 속상했구나, 나라면 못했을 거야.
여성들이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고 좋은 대화를 이끌어 가는 이유는 이런 추임새라고 본다.
남성들은 선천적으로 추임새에 약한 듯 싶지만 노력으로 승화할 수 있는 문제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택시를 탈 때면 기사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질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겸손이다. 겸손의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질문하면 알고자 하는 것, 몰랐던 정보도 얻게 된다.겸손 없는 질문은 벽에 대고 질문하는 것과 같고 겸손한 질문은 상대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오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p. 197 겸손의 질문)
그러나 요즘은 목적지 이외에는 말을 잘 섞지 않는다. 무심히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만 쳐다본다. 말 걸지 않으면 어색하기도 하고... 독자도 그렇다.
가끔 좋지 않은 생각이 들어오면 억누르는 것이 아니고 붙잡으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 '이 느낌과 이 감정은 뭐지?'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내버려두고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을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홀가분해집니다. (p. 254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책의 뒷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가장 공감이 가고 중요한 부분이다.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내라는 말, 쉽고도 어려운 말이다. 명상을 하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마치 현자들에게나 나올 법한 말이다.
이 외에도 좋은 조언이 많다. 분명한 건 제목과 같이 상당히 느릿느릿한 느낌이 든다.
임팩트도 없다. 임팩트는 없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조금은 나만의 속도로 맞춰나가기 위해
저자가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글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도록.
저자 : 김유영
한때 염세주의자였지만 삶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알려주는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깨달으며 긍정주의자로 탈바꿈 하였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긍정의 희망을 전파하려 노력하는 자칭 ‘긍정 마법사’이며 가슴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아쉬움으로 서점에 8년간 몸담았고, 책이 좋아 서점을 창업하기도 했을 정도로 마냥 책을 좋아한다. 시간이 흘러 현재는 세상을 읽고,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보고, 생각하며 10여 년 동안 습작을 해오고 있다.(이미 책을 냈으니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훗날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상담과 강연을 하며 지금까지 해온 선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나 어려운 아이들이 자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작가와 강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매칭 서비스 플랫폼인 숨고(숨은고수)에서 심리 상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쉼, 하세요』,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