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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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은 맨부커상의 전(前) 이름이다. 2002년 맨그룹(Man Group)이란 후원사가 추가돼 맨부커상이 됐다.

맨부커상은 우리 나라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수상함으로써 국내에 더 널리 알려졌다. 인터네셔널(국제)부문이다.

부커상은 노밸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1969년부터 시작된 이 상은 원래 영연방국가 소설만 다뤘으나, 2005년부터 국제상이 신설되며 영어로 출간된 모든 소설로 대상을 확대했다.

작품과 그닥 상관 없는 얘기 같지만 앞서 언급한 한강 작가가 수상한 상이 (맨)부커 국제상이다.

고백컨대 『더 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부커상 2019후보작이라고 해서다. 한강 작가의 수상은 우리 독자에게 그만큼 큰 영향을 주었다.





난민과 불법 이민자, 국경과 장벽, 기후 변화, 자국중심주의 등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다양한 이슈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만일 이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세월이 지나고, 세대가 바뀐다면,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소설 『더 월』은 이러한 여러 세계적 이슈를 배경으로 어쩌면 우리에게 곧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019년 부커상 후보작에 오른 이 작품은 ‘이 시대의 『1984』’라는 평을 받으며 그 문학성과 작품성을 세계에 알렸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즈], [이브닝스탠다드] 등의 언론에서 2019 최고의 책으로 뽑히기도 하였다.

『더 월』의 배경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이 증가해 황폐해진, 지금보다 미래의 세상이다.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세상에서 한 섬나라는 침입자를 막기 위해 모든 해안선 및 국경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다.

넘으려는 자와 그들을 막으려는 자가 교차하는 벽 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은 여전히 국경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후 변화로 인해 상승한 해수면과 정치적 분열이 증가해 사람들이 이전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된 황폐화된 시대.

한 섬나라의 모든 해안선, 국경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세워진다. 조셉 카바나는 이 벽 위에 새로 발령 난 신입 경계병이다.

그의 임무는 벽 안으로 침범하려 드는 침입자, ‘상대’로부터 자신이 맡은 벽 위의 구역을 사수하는 것이다.

만일 운이 좋아 벽 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기간인 2년 동안 상대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고 아무 일 없이 지낸다면 그는 벽과는 상관없는 인생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해수면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바다에 갇혀 필사적으로 벽을 넘어 오려는 상대를 막는 데 실패한다면 그는 벽 너머 바다로 던져져 자신이 막지 못한 자들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벽 위에서는 대개의 경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로지 매서울 정도의 추위, 홀로 경계를 해야 하는 외로움, 그리고 언제 상대가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카바나와 함께했다.

카바나는 동료 경계병과 가까워지고 엄격한 상사의 명령을 들으며 임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만약 상대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쳐들어온다면, 목숨을 걸고 그들과 싸워야 한다면,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대격변이 일어나 망가진 세상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벽을 두고 일어나는 싸움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시사적이고 풍자적인 메시지를 매혹적인 필치로 그려낸다.





대 격변으로 황폐해진 세상에 해안을 따라 국경을 둘러싸고 세워진 차갑고, 추운 콘크리트 벽위에서 2년동안 벽 복무를 남여 모두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15명씩 하루 12시간 2교대로 벽 위에서 추위와 두려움에 싸우면서 홀로 서서 수평선만을 노려보며 벽을 넘어 오려는 '상대'를 막아야 하는 벽 신입 경계병 '조셉 카바나'는 배달되는 커피 한잔과 에너지 바 하나를 꼭꼭 씹어가면서 제대할 그날까지 별다른일 없기를 바라며 벽위에서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상대'의 공격에 바로 앞에 서 있던 동료를 잃고 부상을 당했지만 방어 성공에 훈장도 받고, 처음부터 눈길이 갔던 동기 '히피'와 함께 번식자로서의 잠깐이지만 행복을 누린다.

최전방에서 후방으로 잠시 발령이 받아 옮긴 후에는 새로운 신입을 받게 되어 선임병이 되어서 후배들에게 벽에서의 생활에 대한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평온한 반복 생활을 하면서, 히피와 함께 대학도 가고 아이도 낳는 평범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그러나 상대로부터 급습을 받게 되고 이에 많은 피해와 놓친 상대로 인한 결과로 바다에 버려진다.

희망도 없고 알수 없는 미래지만 힘겹게 살아 남았기에 삶은 계속된다.





암울한 미래에 대한 배경으로 시작된 이 소설은 분단이 현실이 한국 사람이라면 국경, 장벽, 경계선, 적, 군인의 단어에 익숙하고 군 복무가 의무인 한국의 남자들은 최전방 38선에서 여러명이 한방에서 생활하고 단체 훈련과 철 경계선에서 앞에만 바라보고 몇시간을 서있는 국군을 떠올리기 어렵지 않다.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황폐한 미래가 우리에겐 현실이라는 사실이 당황스러웠고 분단 국가의 서글픈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회색빛의 두꺼운 콘크리뜨 벽은 벽에 기어올라 넘으려는 사람들과 이러한 사람들을 막는 사람들은 하며 살기 위해 벽을 기어오르는 이민자들의 처절한 모습들을 떠올리게 한다.

벽, 적과 대치하는 경계선등은 무엇을 위한 장벽인가? 넘으려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인데 '상대'편이 되었다는 이유로 죽고 죽임을 당해야하는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많을 바랄 뿐이다.





해안 경비대와 공군과 해군에 병가를 낸 병력 등등을 더하면, 벽을 방어하는 병력이 30만을 넘어선다. 그래서 모두가 열외 없이 벽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것이 규칙이다.

다만 번식자는 열외다. 이건 역설이다. 벽을 지키려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고 번식할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벽에 배치시킬 병력이 충분하도록 말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병력 부족이 머지않아서 그런지 부족한 병력을 메꾸기 위해 복무 기간을 2년 반이나 3년으로 더 길게 연장시키자는 소문이 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세상이 너무 끔찍하게 변한 탓에 번식을 꺼린다. 그래서 번식할 경우 벽을 떠나도 된다는 우대 조치가 생겼다. 벽을 떠나고 싶다면 번식하는 거다.

언제든 벽 복무를 해야 하는 세상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못할 짓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가 알랴? 그때 가면 상대가 전멸해서 벽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이들도 때가 되면 번식할 수 있으니 그렇게 벽을 떠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 종의 수명도 연장하게 된다. 떠나고 싶다면 번식하라. 이게 표어다.사람들이 왜 번식을 원치 않을까? 대격변 이후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던 것이다.

- pp.40-41






컴컴한 동굴 같은 마음속 어딘가에 사는 괴물은 이렇게 속삭인다.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만약 상대가 공격해 온다면, 만약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면, 만약 혹독하게 훈련받은 대로 전투를 해야 한다면, 즉 악몽에서나 봤을 법한 그냥 아주 조금 궁금하기도 한 전투, 그래서 죽거나 죽임을 당할지 모를 전투를 해야 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는 게, 추위와 굶주림과 지겨움과 피곤함 말고 다른 걸 느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매일 아침 소총에 대검을 꽂아 휘두르면 신나지 않을까? 최악의 상황이 발발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여전히 나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 pp.50-51





저자 : 존 란체스터

JOHN LANCHESTER

1962년 2월 25일생. 영국의 언론인이자 소설가.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자랐고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미란다 카터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으며 런던에서 살고 있다.

그는 소설, 회고록, 논픽션 작가이자 저술가로서, 편집자로 일했던 〈가디언〉 및 〈더 뉴요커〉 등에 글을 썼으며

〈에스콰이어〉의 식품 및 테크놀로지 섹션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소설 『아주 특별한 요리 이야기』는 1996년 화이트브레드 도서상의 처녀작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1997년 호소덴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가디언〉의 초청으로 에드워드 스노든의 자료를 조사하고 스노든 파일에 대한 책을 썼다.

『캐피탈』은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로 수많은 영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였으며, BBC1에서 3부작의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또한 『더 월』은 2019년 부커상 후보작에 오르면서 작품성을 전 세계에 인정받았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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