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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는 곰
뱅상 부르고 지음, 박정연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은 '사랑'이란 테마를 갖고 있다.
사랑이란 달콤하고 신비스럽지만 불확실하다. 작가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특히 '여자가 남자를 사랑할 때'처럼 여주인공 시선으로 곰(남자)과의 사랑을 빠른 속도로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책의 시작부터 세련된 단발머리의 여주인공은 핑크색 연회복을 차려 입고 파티에 간다. 그리고 곰을 만나 춤을 추며 사랑에 빠진다.
매력적인 곰과 평범하지만 너무너무 행복한 일상을 즐기던 중에… 곰이 사라졌다. 그녀의 남자가 사라진 것이다.
그녀의 곰이 떠난 빈자리에는 수많은 다른 남자들의 구애가 넘쳐났지만 그녀는 자신의 그 곰만 생각한다.
그 후 시간이 흘러 같은 곰을 재회한 곳은 다름 아닌 또 어느 파티장, 그리고 함께 춤을 추며 다시 사랑에 빠진다.
이전과 같은 듯한 일상들이 펼쳐지는데.. 또 곰은 홀연히 떠난다. 이제는 곰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 곰만이 그녀의 사랑이었기에.
책의 서문도, 제목도 없다. 마치 사랑이란 불현듯 찾아오는 것을 암시하듯.
이처럼 이 책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어느 날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곰과 사랑에 빠지는 여자.
사랑에 빠진 그들의 인생은 달콤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곰. 그 후 그들은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과연 내 남자는 어디로 간 걸까? 곰의 정체는 무엇일까? 곰을 찾으러 나섰다 길을 잃는 여자, 그곳에서 마주친 또 다른 남자, 그리고 곰과의 재회…!
그녀가 찾는 사랑과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내 남자는 곰』은 ‘사랑’을 테마로 한 그래픽노블로, 누구나 찾고 싶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일러스트로 사랑의 순간과 방황의 여정을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표현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간단한 내용과 달리 많은 여백은 독자에게 '생각의 시간'을 준다.
이 책은 읽어본 독자로서 작가의 사랑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각자의 자유다.
작가는 이 책에서 "사랑은 맹목적이고 예측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사랑에 빠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곰(남자)을 사랑할 때 (여자의)인생은 불확실해진다. 이뤄지기를 바랄 수 없는 불가능한 사랑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만들어 간 사랑은 낭만적이며, 사랑의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로 말하는 것 같다.
문자와 그림은 단지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 이해하고 영감을 받는 일은 독자의 몫이라는 듯이.
그래픽 노블의 매력이 이런 것이구나. 실제로 읽는 문장은 한 페이지에 한두 개 정도이다.
하지만, 강렬한 전면 일러스트는 흡사 영화를 보는 듯했다. 특히 곰을 계속 뒤쫓는 여자의 모습에서.
시간이 흘러 여자는 그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다른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잘 산다. 그리고 시간이 무척 흘렀는데.
이럴 수가. 거짓말처럼, 소설처럼 다시 곰과 재회한다. 함께 춤을 춘다. 춤을 계속 추며 서서히 책에서 사라져 버리는 여자와 곰.
단순한 이야기지만 강렬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녀가 아이까지 낳고 긴 시간을 함께했던 남자와의 시간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그리고 그녀의 남자 곰은 첫 등장부터 끝까지 표정을 전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더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남긴다.
독자의 상상으로 곰의 모습을 생각해야 할까?
출판사나 많은 전문가들이 평은 대체로 일반 독자들이 느낀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특유의 세련된 일러스트와 간결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대사로 300쪽에 가깝게 ‘사랑’에 관한 서사를 풀어 나간다.
때로는 로맨틱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우리를 유혹하며 쉴 새 없이 책장를 넘기게 만든다.
한 여자와 곰의 사랑을 통해 깊이와 의미를 가늠하기 어려운 ‘사랑’의 본질을 떠올려 보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의 긴 여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사랑의 민낯마저도 아름답게 그려 낸 책이다."
또 다른 평가도 여기에 적는다.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내 남자는 곰』이라는 제목에서 얼핏 느껴졌던 귀엽고 다정한 느낌보다
사랑을 향해 방황을 거듭하는 한 여자의 모습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짧은 글과 절제된 일러스트로 사랑에 빠진 그들의 행복감과 이별의 암담한 분위기를 리얼하게 표현했다.
곰과의 만남과 이별, 그 속에서 그녀가 깨달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살아간다’라고 담담히 말하는 그녀가 인생에서 발견한 소중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사라진 곰을 찾아 나섰던 그 길의 끝에서 여자는, 그리고 또 우리는 무엇을 알게 될까."
알고 보니 이 책의 작가는 벨기에인으로 아동그림책으로 유명했다.
196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그림을 시작해 그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러 출판사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쓰고,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몇 년 전부터 프랑스 마르세유에 정착하였고, 이곳에서부터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LA NOUVELLE GRAPHIQUE’ 출판사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의 첫 그래픽 노블 《내 남자는 곰》이 출간되었다.
그의 첫 그래픽노블이자 성인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매우 유럽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동양적인 남자와 여자가 아니다.
강렬하면서도 깊은 사랑의 감정은 미국 쪽도 아닌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그대로, 유러피안 스타일이다.
많은 설명을 하지 않는 책. 하지만 강렬하고 이국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