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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 일, 관계, 삶의 과부하 속 내 마음 회복수업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데도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한 상태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봐도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가 종종 있다.
스스로 생각해 원인을 찾으면 원인 제거나 문제 해결을 통해 다시 의욕과 에너지를 되찾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이 같은 증상은 왜 생길까. 대개는 내부적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대부분 내부적 요인이 나를 무기력하게 했다.
삶의 목적이 불분명해지거나 반복되는 일상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적신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거나, 좋아하는 일(취미 등)에 집중하면서 해결해왔다.
적신호를 감지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일부 사람들은 심리상담가를 찾아가 조언을 듣는다.
심하면 정신과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여야 할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마음에 부담이 되는 요소를 해소함으로써 평온을 되찾으면 일정 기간은 예전처럼 다시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왜 이렇게 다 버겁지?’
이 책의 저자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Laura van Dernoot Lipsky)는 상시적인 긴장과 불안을 넘어 무기력에 빠져드는 우리를 ‘과부하’에 걸린 상태로 진단하고, 구체적인 마음 처방을 내린다. 이 책을 쓰는 목적이기도 하다.
정신적 외상치유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30년간 전쟁, 병원, 교도소, 학교, 기업, 학대피해자그룹 등 곳곳의 현장에서 상처받은 개인과 조직의 심리자문을 해온 저자는, 우리 삶의 생각지도 못한 측면에서 각종 과부하가 스며들고 있음을 밝힌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어느 순간 방전돼버리는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곤 한다.
무리했다고, 내가 약한 거라고, 잠시 스트레스가 심해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는 무기력을 개인의 잘못 아닌 시대의 문제로 진단하며 너무 많은 일과 관계,
원치 않는 정보의 노출부터 유전적, 역사적, 세계 기후의 과부하 요인까지 짚어간다.
회복의 최우선은 이렇게 내가 지친 ‘진짜’ 이유를 바라보고 원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이미 힘든 일상에 부담을 더하지 않고도 시선의 초점을 돌리는 것만으로 변화의 시작이 가능함을 알려준다.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큰 울림을 주는 부분이다.
“눕고만 싶고 내일도 두렵습니다.”
“동정은 해도 이해해주진 않는 것 같아요. 결국 혼자라는 느낌.”
살아갈 에너지를 잃은 기분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이러한 과부하가 지속되면 풍선이 터지듯 포화상태에 이르고 타인과 나 자신에게 분노나 좌절 등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당신을 위한 선택지가 있다고 밝힌다.
그 행동은 작을수록 좋다. 가방을 미리 챙겨두기, 매일 아침 우선 물병 채우기, 10분간 아무것도 안 하기 등 마음이 허락하는 일이라면 뭐든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는 미치게 바쁜 일상의 부작용부터 인간관계의 상처까지 공감 가득한 사례와 조언,
뼈 있는 웃음을 주는 카툰이 곁들여진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지쳤던 당신의 마음에 다시 살이 붙고 숨이 돌기를, 나 자신이 회복되는 느낌을 충분히 누리기를 바란다.
“요샌 뭘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의욕이 없어.”
기진맥진한 상태, 진이 빠진 상태, 기운이 없는 상태는 내가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분모다. 단순히 피곤한 정도가 아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은 감각이다. < p.190 >
인생에는 타인과 연결되는 시기와 소외되는 시기가 교차한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경험이 후회로 물들거나 항상 자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에 시달릴 때 과부하에 걸리기 쉽다. < p.68 >
적을수록 좋다고 여기는 태도가 효과적일 때가 있다. 자기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줄이고’, 지탱해주는 일을 ‘많이’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나중에는 노력을 적게 해도 된다. < p.102 >
‘결정 피로’라는 것이 있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이거나 선택지에 장단점이 모두 뚜렷한 경우에는, 한마디로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판사라면 하루 중에 어느 시간대에 판결을 내리는지에 따라 판결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혹은 자동차 구매자들이 협상하다가 결국 기본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물며 결정 능력이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마주한다면 어떻게 될까? < p.194 >
우리가 느끼는 과부하는 안 그래도 버거운 일상에 고단한 미션을 추가하지 않고서도, 단지 초점과 관심을 미세하게 조정하기만 해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천재성을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절박한 상황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 p.99 >
자기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는 언제 멈출지 선택하는 것이다. < p.228 >
Laura van Dernoot Lipsky
정신적 외상치유 분야의 전 세계적 권위자로, 30년 이상 세계 각지의 개인과 단체가 그의 심리 자문을 받았다.
외상관리협회(The Trauma Stewardship Institute) 설립 이사이자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무기력 등 마음에 피해를 일으키는 과부하(Overwhelm) 문제를 연구하였으며, 동시에 사회정의 운동에 참가했고 제도적 억압과 해방 이론에 관한 주제로 강연했다.
사람과 환경으로부터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건네는 TED 강연은 여성 교정시설 안에서 최초로 상영된 강연 가운데 하나다.
그 외 저서로 정신의학 분야 베스트셀러 《외상 관리(Trauma Stewardship)》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