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가들의 일상은 어떨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하다.

인기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과는 다르다.

예술가들의 일상은 보통 사람들과 하루를 다르게 사용할 거란 기대감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호기심이 모두 작용한 것이다.

예술가들의 일상은 예술 창조의 토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다른 노력, 열정, 과정, 예술적 성취 동기 등 많은 것이 궁금하다.

그래서 인기 연예인들의 연애나 결혼 등 지극히 사적인 부분에 대한 호기심과는 완전 다른 것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관음증이 아니라 예술 창조의 원천이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관찰이라 봐도 무방할 터다.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일까?

『예술하는 습관』의 저자 메이슨 커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대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들의 보통의 하루에서 찾고자 했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으로 일할 것 같은 예술가 대부분은 지독하리만치 규칙적이고 성실했으며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하게 습관을 유지했다.



책은 버지니아 울프에서 프리다 칼로까지, 지난 400년간 이름을 알린 여성 예술가 131명의 일상적인 루틴과 작업 습관들을 소개한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잠에 드는지,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지, 산책과 목욕, 이웃과의 티타임이 창의적 활동에 어떤 활력을 주는지 등 사소할지 모르지만 더없이 결정적인 습관들이다.

영업기밀과도 같은 각자의 ‘일하는 방식’은 위대한 인물들의 습관을 엿봄으로써 동기부여를 얻고 싶은 독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예술하는 습관』에는 버지니아 울프에서 프리다 칼로까지 지난 400년간 이름을 알린 소설가, 안무가, 화가, 영화감독 등 131명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영업기밀과도 같은 각자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이 책의 저자 메이슨 커리는 각종 언론과 『파리 리뷰』 등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만을 추려내 가져왔으며, 최근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는 직접 전화 인터뷰를 요청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 시간을 영리하게 쪼개서 사용했는지, 혹은 전략적으로 특정 의무들을 소홀히 했는지. 저자는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지에 대한 답을 보통의 하루에서 찾고자 했다.

작가 임경선은 “스스로 정해서 실천하는 극기는 고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까탈스럽고 지독한데,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뜨겁다.

그리고 다름 아닌 ‘내’가 ‘나’를 만들어간다는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고 평했다.

이 책은 성취를 이루려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환희라는 이중성을 공평하게 다루고자 했다.

수전 손택의 말을 빌리자면, “삶과 프로젝트의 조화는 불가능하고, 그러한 조화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하루 루틴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고 싶은 마음과 남이 어렵사리 완성해놓은 루틴을 그대로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고,

뛰어난 사람의 엄격한 자기 관리에서 동기부여를 얻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작가 도리스 레싱 또한 작가들의 구체적 일상과 집필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수많은 질문세례를 받았다.

‘자리에 앉으면 몇 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나요?’ ‘글이 가장 잘 써지는 때는 언제인가요?’ 도리스 레싱은 이러한 대중의 욕구를 이해했다.

아마도 레싱 자신이 글을 쓸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무척 많은 것들을 희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레싱은 이렇게 말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 또한 “결국은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나는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난다. 그때 글이 가장 잘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해서 새벽에 일어나야 했을 당시에 우연히 알아낸 사실이다.”

예술가의 일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으로 완성되는 작업일 거라는 예상은 착각일 뿐이다.

그들은 루틴을 지켜나가는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일에 몰입했으며 오늘과 똑같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필요로 했다.

예술가 대부분은 지독하리만치 규칙적이고 성실했으며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하게 습관을 유지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저자 메이슨 커리는 2013년에 뛰어난 사람들의 일상을 간략하게 요약한 책 『리추얼』을 출간했고

책은 위대한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수많은 독자들 덕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 크나큰 결점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하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161명 가운데 여성은 단 27명뿐이었다는 것. 여성의 수는 전체의 17퍼센트에도 못 미쳤다.

저자는 상상력의 부족으로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좀 더 열심히 찾아보지 않았음을 후회했다. 그

러한 불균형을 바로잡아 보려는 뒤늦은 노력에서 탄생한 책이 『예술하는 습관』이다.

그렇다면 작가가 여성으로 시선을 돌리자, 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리추얼』에 등장하는 성공한 인물들은 헌신적인 아내와 하인, 상당한 유산, 그리고 몇 세기 동안 누적된 특권에 힘입어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 바람에 동시대 독자들이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책의 유용성이 감소했다.

위대한 인물들의 일상이 생계유지와 식사 준비,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같은 평범한 걱정거리에 물들지 않은 채 적절하게 할당된 일과 산책, 낮잠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잦아서 현실성이 떨어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성으로 초점을 돌리자 ‘좌절과 타협’이라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물론 이 책에도 여성의 짐을 떠안지 않아도 되었던 특권층이 등장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여성의 창의적 작업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사회에서 성장했고, 전통적인 아내와 엄마, 주부의 역할보다 자기표현 욕구를 우선시하려다가 부모나 배우자의 격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 중 많은 이들에게 돌볼 자식이 있었고, 부양가족의 욕구와 자신의 야망 사이에서 힘겨운 선택을 해야 했다.

여자들은 대체 어떻게 해냈을까? 글을 쓰면서 어떻게 아이를 돌보고, 잠을 충분히 자고, 집안일을 처리했을까?

자기 확신과 자기 관리의 위기에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이 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들은 언제나 이런 질문을 받는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나요? 아니면 펜이나 타자기를 쓰나요?

매일 글을 쓰나요?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죠? 이런 질문들은 결정적인 핵심을 더듬어 찾으려는 본능이다.

그 핵심은 바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절약하는가이다. 누구나 제한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잘 사용하는 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 방법은 작가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마다 다르다.

매일 밤 파티에 갔다가 녹초가 되는 게 아니라 기운을 얻어 와서 하루 종일 행복하게 글을 쓰는 가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밤늦게까지 사람들과 있다가 오면 다음 날 일을 잘 하지 못한다.

어떤 작가들은 가능한 한 이른 시간부터 글을 쓰기 좋아하는 한편, 나한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오후나 밤에 쓰기를 좋아하는 작가들도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을 읽어내는 방법」중에서



다른 작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다른 작가의 방식을 따라 하라는 말은 아니다.

남의 방식을 살피다보면 그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다가 결국은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난다. 그때 글이 가장 잘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도 우연히 알아낸 사실이다.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했을 때는 낮에 글 쓸 시간을 내지 못했다. 주로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했기 때문에 밤에는 지쳐서 곯아 떨어졌다.

게다가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람들과 한동안 부대끼고 나면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래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벽 2시쯤에 일어났는데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그때는 야망이 대단했다.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때까지 앉아서 계속 글을 썼다.

-「기분이 어떻게든 매일 써라」중에서



“내게는 반복적인 일상의 의식이 없다.

『파리 리뷰』에서 읽었던 다른 많은 작가들처럼 완벽한 일정과 규율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전혀 살지 못하는 내가 실패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

캐나다인 소설가이자 단편소설 작가 헤티는 2016년에 이렇게 말했다.

“작가가 되려면 규율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운동 일정과 식이 프로그램 등 어떤 한 가지를 아주 오랫동안 고수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다. 내 열정은 아주 빨리 식어버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헤티는 다소 느슨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글쓰기와 삶이 하나가 되기를」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